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신발들.

버켄스탁, 팀버랜드, 닥터마틴. 이 세 가지 신발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고, 새로운 방식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들이다. 유행이 되돌아오는 건 패션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이 신발들이 재조명받는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버켄스탁의 경우 2000년대 초반 편안한 샌들 정도로만 여겨졌지만, 요즘은 트렌디한 스타일링에 없어서는 안 될 ‘핵’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이끈 건 지난 시즌 지방시, 셀린 등 하이패션 브랜드의 런웨이에 오르면서부터. 버켄스탁의 변형은 런웨이에 등장하자마자 단번에 하이패션의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색상과 형태는 얼마나 방대해졌는지, 플라워 프린트, 스터드 장식 등 화려한 디자인으로 진화했다. 팀버랜드의 경우도 흥미롭다. 90년대 통 넓은 힙합 바지와 함께 신은 누런 워커 팀버랜드는 패럴 윌리엄스, 리애나, 지드레곤같은 뮤지션들이 자유분방함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힙합 바지 대신 슬림한 팬츠가 자리했다는 것. 이런 현상을 종합해보면 팀버랜드는 이제 신인류 히피들의 신발로 영역을 넓혀간 듯 보인다. 마지막으로 닥터마틴은 영국의 펑크록 스타일을 대변한 신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 일명 강남의 8학군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다. 시간이 흘러 브랜드 본연의 펑크 정신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되었고, 이런 현상은 브랜드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향유하려는 성숙한 모습이 투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30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의 산물이고, 10대에게는 신선함으로 재조명받는 세 가지 신발. 이들의 되돌아온 유행은 단순히 90년대의 리바이벌이 아닌 하이패션의 하위문화에 대한 관심, 패션을 선도하는 셀렙의 영향, 브랜드의 문화를 향유하려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1. 통가죽 소재의 아리조나 샌들은 버켄스탁 제품. 13만9천원.

2. 방수 소재의 옐로 워커는 팀버랜드 제품. 25만8천원.

3. 은색 윙탑 슈즈는 닥터마틴 제품. 40만원대.

4. 스터드가 장식된 슬리퍼는 슈콤마보니 제품. 40만원대.

5. 가죽 꼬임이 멋진 조리 형태의 샌들은 이자벨 마랑 제품. 78만원.

6. 스터드가 장식된 낙서 워커는 닥터마틴 제품. 29만5천원.

7. 경쾌한 꽃무늬 프린트 슬리퍼는 스튜어트 와이츠먼 제품. 가격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