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 같은 피부’를 추종하던 시대는 끝이 났고, 화장대 위를 꽤 오랫동안 군림한 미백 에센스 역시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때가 왔다. 2014년 봄을 기점으로 달라지는 화이트닝 월드.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얼굴의 빛을 되찾아주는 똑똑한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달라진 피부 이상향, 블루밍
언제부터인가 ‘미백’이라는 단어가 멀게 느껴지더니, 한때는 나이와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전 국민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손꼽히던 미백 에센스 또한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몇 년 전부터 코즈메틱 연구소들은 ‘미백’이라는 말 대신 ‘브라이트닝’을 선택했고, 아티스트들은 이구동성으로 ‘피부의 래디언스를 살리라’고 조언한다.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도 변했다. 여성들은 더이상 동안이나 광채 피부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건 한창 사랑에 빠지거나 좋은 일이 있는 사람처럼 얼굴이 확 피어난 느낌, 그리하여 자꾸 시선이 멈추게 되고 존재 자체로 눈길이 가는 피부다. SK-II에서는 이를 그저 빛나는 피부가 아닌 ‘빛으로 활짝 피어나는 듯한’ 피부라 설명한다. 이름하여 ‘블루밍 스킨’. ‘블루밍 에센스’라는 닉네임이 붙은 신제품 셀루미네이션 오라 에센스는 독자적인 블루밍 오라 브라이튼 칵테일 성분이 얼굴을 층층이 촘촘하게 가꿔주고, 멜라닌 등 불필요한 불순물을 청소해 빈틈없고 투명하게 빛나는 피부로 가꿔주는 제품이다. 화이트닝의 대가 시세이도 역시 ‘빛나는 피부’에 주목했다. 다섯 번의 리뉴얼을 통해 더욱 강력해진 화이트닝 효과를 선사하는 화이트 루센트 토탈 브라이트닝 세럼은 윤기가 흐르는 진줏빛, 결점없이 매끈한 실크빛, 맑고 투명한 크리스털 빛, 잡티없이 깨끗한 순백 눈빛, 생기 넘치고 화사한 벚꽃 빛을 선사한다는 의미에서 ‘오빛세럼’이라 불린다.

그런가 하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빛에 접근한 브랜드도있다. 건조하고 거친 피부를 촉촉하게 감싸 크리스털을 닮은 투명한 베일을 선사하는 라프레리의 쎌루라 스위스 아이스 크리스탈 오일이나 특별히 고안된 마사지법과 리프팅, 안티링클, 수분 공급 등 네 가지 노화 완화 솔루션을 통해 균일하지 않은 피부 표면을 정돈하고 깨끗한 윤기를 더해주는 달팡의 스티뮬스킨 플러스 멀티 코렉티브 디바인 크림이 바로 그것. 지겨울만큼 반복되는 ‘빛’이라는 단어는 최근의 화이트닝 트렌드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기존 미백의 목표가 잡티 하나 없이 하얗고 투명한 피부를 완성하는 것이었다면, 최근 미백 케어의 지향점은 바로 속부터 탄탄한, 그래서 빛나 보이는 피부에 있으니까요.” 린클리닉의 김세현 원장은 때문에 더 이상 화이트닝과 안티에이징 케어를 나누어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굴곡이나 빈틈없이 탄탄하고 촉촉한 피부는 빛을 효과적으로 산란시켜 맑고 투명하며 아름답게 보이기 마련. 블루밍한 피부는 결국 건강한 피부에서 비롯된다는 설명과 함께.

1 SK-II 블루밍 에센스
피부 속 유리 입자들을 깨워 피부 빛이 보다 넓게 산란될 수 있도록 하고, 과잉 생성된 멜라닌을 조절함으로써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로 가꿔준다. 30ml, 가격 미정.

2 LA PRAIRIE 쎌루라 스위스 아이스 크리스탈 오일
단순히 피부 를 촉촉하게 하는 것을 넘어 자연스러운 윤기와 건강한 생기를 부여해 얼굴에 크리스털 빛 광채 베일을 더해주는 페이스 오일. 30ml, 39만5천원.

3 DARPHIN 스티뮬스킨 플러스 멀티 코렉티브 디바인 크림
멀베리 추출물과 이스트 추출물이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하고 균일하지 않은 피부 표면을 고르게 하여 빛나는 피부로 가꿔준다. 50ml, 35만원.

4 SHISEIDO 오빛 세럼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피부의 5개 층에 각각 작용하여 깨끗하고, 매끈하고, 투명하고, 화사하고, 윤기가 흐르는 피부로 만들어준다. 30ml, 13만5천원.

아름다운 피부의 척도, 래디언스
앞서 말했듯이 자연스럽게 속부터 우러나오는 빛을 얻는 방법은 하나다. 건강한, 좋은 피부를 유지하는 것. 그러려면 피부를 칙칙하게 만드는 야근과 술자리, 크고 작은 스트레스도 없어야겠고, 야외 활동을 줄여 잡티의 원흉인 자외선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져야겠다. 물론 그보다 먼저 몸에 좋고 피부에 좋다는 음식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쉽지 않은 얘기다. 보다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첨단 테크놀로지의 수혜자가 되는 것. 코즈메틱 연구소들은 광채를 얻을 수 있는 보다 정교하고 구체화된 방법을 제시한다. 업그레이드된 샤넬의 르블랑 스킨케어는 일상 속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다양하고 지속적인 내외부 자극으로 인해 색소 침착이나 다크 스폿이 심해지고 피부가 점차 생기를 잃어가는 현상에 주목, 이에 대응하여 피부의 빛을 되찾아주는 기능을 더했다. 크리니크 이븐 베터 라인의 신제품 이븐 베터 브라이트닝 모이스처 크림 플러스 역시 캐머마일에서 추출한 아피제닌이라는 성분을 첨가해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 광채를 찾아주는 제품. 하지만 피부의 건강을 앗아가는 요인이 비단 외부 스트레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몸속에서 만들어진 과도한 당 성분은 당화반응을 통해 피부를 거칠고 뻣뻣하게 변화시키는데, 겐조키 화이트닝 스킬풀 세럼은 안티글라케이션(항당화반응) 과정을 통해 이를 예방하고 이미 손상된 피부일지라도 건강한 안색과 탄력을 되찾아준다. 몸속을 떠도는 유해산소로 생기를 잃어가는 산화반응에 집중해 리뉴얼된 스위스 퍼펙션 셀룰라 라이트닝 멀티플 안티옥시던트 세럼도 비슷한 맥락. 스트레스도 모자라 항산화니 진정이니 하는 단어들을 듣고 있자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화이트닝인지 안티에이징인지 헷갈리게 마련이지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새롭게 등장한 화이트닝 제품들은 토털 트리트먼트 라인에 넣어도 될 만큼 야무지고 똑똑한 멀티 플레이어들로 가득 하니까.

1 CHANEL 르 블랑 화이트닝 세럼 더블 액션 TXC™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염증을 치료하고, 동시에 화이트닝과 수분 공급, 진정 효과를 주어 늘 건강한 피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30ml, 16만5천원.

2 KENZOKI 화이트닝 스킬풀 세럼
비타민 C 성분이 피부 착색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화이트닝 효과를 발휘하고, 항당화와 피부 보호 기능까지 더한 시원하고 부드러운 텍스처의 에센스. 30ml, 9만7천원.

3 CLINIQUE 이븐 베터 브라이트닝 모이스처 크림 플러스
1년 내내 사용해도 좋을 만큼 질감이 순한 모이스처라이저로 색소 침착 예방, 피부 보호막 강화, 피부 보습을 책임진다. 50ml, 6만원대.

4 SWISS PERFECTION 셀룰라 라이트닝 멀티풀 안티 옥시던트 세럼
독자적인 활성 성분을 통해 피부에 필요한 필수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 피부 노화와 색소 침착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앰풀 타입 트리트먼트. 15mlX7개, 가격 미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트닝
‘고급스러운 피부 빛’ ‘촉촉해 보이면서 빛나는 피부’ ‘방금 마사지 받고 나온 듯한 윤기와 수분감이 흐르는 피부’. 2014 화이트닝 월드에 등장한 코즈메틱 제품들의 공약은 하나같이 보습과 안티에이징, 화이트닝의 경계 어디쯤에 서서 한병을 채 다 쓰기도 전에 드림스킨을 실현시켜줄 듯 완벽해보인다. 단 한 가지, ‘스폿’만 제외하고. 스폿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그 안에는 어젯밤 여드름을 짜고 생긴 자국부터 주근깨, 기미, 검버섯 등등 다양한 색소 침착의 유형이 존재한다. 다양한 건 이름과 생김새만이 아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생성 과정과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 그만큼 다루기도 힘들고, 없애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니 전문가가 필요할 수밖에. 스폿 아이템의 대명사 랑콤의 블랑 엑스퍼트 멜라노라이저는 론칭 20주년을 맞아 더욱 강력하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멜라닌 입자가 소멸되는 메커니즘에 착안, 수백만 개의 멜라닌 입자를 담고 있는 ‘멜라닌 주머니’를 소멸 구역으로 이동시켜 다크 스폿을 완화한다.

비오템의 신제품 역시 다크 스폿에 주목했다. 스팟 포커스 화이트닝 앰풀이라는 이름에서 보다시피 즉각적인 광채와 투명함을 제공함은 물론 이미 생성된 다크 스폿의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오는 3월에 출시될 디올 스노우 글로벌 트랜스퍼런시 에센스 역시 디올 가든에서 얻은 천연 성분을 통해 피부 표면에서 수평으로 확산되는 색소 침착과 다크 스폿을 예방해 피부 속에서부터 빛이 사방으로 퍼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 혼란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분명한 것은, 이토록 많은 제품 가운데 그 무엇을 선택할지라도 당신의 얼굴빛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점이다.

1 DIOR 디올 스노우 글로벌 트랜스퍼런시 에센스
피부 속 멜라닌 확산을 제어해 색소 침착을 막고, 피부의 전체적인 투명도를 높여주는 고농축 부스팅 에센스. 50ml, 19만원(3월 출시 예정).

2 BIOTHERM 스팟 포커스 화이트닝 앰풀
단기적으로는 피부 표면의 다크 스폿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사용 시 항산화 효과를 통한 피부 칙칙함을 개선시켜주는 제품. 30ml, 가격 미정.

3 LANCOME 블랑 엑스퍼트 멜라노라이저™III 스팟 이레이저
멜라닌을 자연 분해하는 과정에서 다크 스폿의 생성을 억제하는 능력을 강화해 색소 침착을 눈에 띄게 완화한다. 30ml, 가격 미정.

CLINIC CARE – 화이트닝 프로젝트의 종결자, 피부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최근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전체적으로 환하고 빛나는 피부 톤을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되는 시술법은?
아피니트. 제트분사 방식으로 탄산수와 아하(AHA)가 섞인 혼합 용액을 모공 사이로 침투시키는 시술법. 갑작스러운 자극으로 피부가 일시적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면역체제가 생성되고, 그 과정에서 죽은 세포가 탈락되고 새로운 세포를 재생해 피부 톤을 밝혀주는 미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회 15만원, 평균 3회 시술하며 백옥주사와 같은 정맥요법을 곁들이기도 한다.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젠틀맥스그린셀. 표피 근처에 있는 색소는 젠틀맥스(회당 50만~80만원)로 강하게 시술 시 1~2회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기미와 같은 깊은 색소 침착은 종류에 따라 5회 이상 시술을 권한다. 그린셀 레이저(1회 50만원선)나 레이저 시술 후 피부에 직접 맞는 미백주사(5만원 선) 혹은 혈관으로 투여하는 백옥주사(10만원 선)나 신데렐라 주사(15만원 선)를 병용하면 더욱 효과적. -주현정(AnG클리닉 원장)

레이저 토닝. 1064nm 파장의 출력이 비교적 약한 레이저를 짧은 시간 동안 넓은 부위에 연속으로 쪼여 표피의 피부 조직이나 진피층의 멜라닌 색소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시술이다. 피부 톤이 전반적으로 밝아질 뿐 아니라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모공 축소와 리프팅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 회당 15만~30만원 선으로 10회 이상 반복해 시술하는 것이 좋으며, 비타민 C 전기영동과 같은 미백 치료와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정혜신(퓨어피부과 원장)

피부 톤은 균일한 편이나 점이나 잡티가 많아 고민인 피부에 추천하는 시술법은?
일반적인 점이나 가벼운 잡티 제거에는 화학적 박피, 탄산가스 레이저, IPL과 같은 색소 레이저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색소 침착에는 검버섯이나 오타모반, 밀크색 반점 등 그 종류와 크기, 깊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어느 한 가지가 아닌 복합적인 시술법이 이용되는 추세다. -정혜신(퓨어피부과 원장)

화이트닝 시술에도 적기가 있나?
물론이다. 열심히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고 해도 자외선이 강한 봄, 여름철에는 그 효과를 제대로 보기도, 유지하기도 힘들다. 반면 겨울철에는 자외선 강도도 약하고, 해가 짧아 상대적으로 외출 시간도 적기 때문에 미백 시술 후 관리가 쉬운 편. 더위로 인한 피부 자극도 거의 없다.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피부과 처치 후 생긴 부기나 홍조를 보다 빠르게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은?
병원에서는 시술 당일 크라이오셀이라 불리는 냉동전기영동요법을 통해 피부 속에 진정과 미백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침투하거나 각종 팩으로 진정시켜주는 방법을 쓴다. 마찬가지로 집에서도 수분 관리용 마스크 팩을 하면 도움이 되는데, 이때 마스크 팩을 냉장고에 잠시 두어 차갑게 식힌 다음 사용하면 좋다. -주현정(AnG클리닉 원장)

화이트닝 시술 후 주의할 점이 있다면?
시술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자외선 차단제. 더불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서 피부의 저항성을 길러야만 모든 시술의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다. 화장품도 보습력이 강화된 제품을 고르되, 반대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각질을 벗겨내는 작용을 하는 AHA, BHA, 레티노이드 등이 대표적. 멜리닌 세포 작용을 억제하는 알부틴이나 비타민 C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화이트닝 레이저로 인해 피부가 더 예민하거나 건조해질 수도 있나?
물론이다. 레이저 또는 화학적 약물을 이용하는 피부과적 시술은 대부분 시술 직후 피부 건조함이나 민감함 등을 동반한다. 이는 피부의 일정 깊이까지 의도적인 상처를 내어 재생이나 미백 효과를 꾀하는 시술의 원리상 피할 수 없는 부분. 하지만 시술자의 세심하고 정확한 집도와 사후 관리를 통해 그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IPL 등 화이트닝 시술 후에 잡티가 더 증가하는 경우는 무엇 때문인가?
잘못된 미백 시술 이후 자극으로 인해 피부염이 생기고 착색되면서 기존의 잡티가 더욱 진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다. 그 밖에도 일부 미백 시술 후 잠재된 색소 침착이 발현되는 케이스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정혜신(퓨어피부과 원장)

레이저 시술로 한꺼풀 벗긴 피부일수록 재착색도 쉽다던데?
치료 과정에서 외부 침입을 막아주는 피부 장벽이 일부 무너지면서 기능이 저하되고 자극에 취약해진 경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시술 후에는 트러블 유발 요인을 보다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피부 장벽 강화를 위한 재생과 보습에 신경 쓰는 것은 물론 자외선 차단제도 빼먹어서는 안 된다. -김세현(린클리닉 원장)

겨울을 보낸 피부와 여름을 보낸 피부, 화이트닝 방법도 달라지나?
물론이다. 겨울을 보내며 건조하고 거칠어진 피부는 보습과 영양 공급을 중점적으로 미백 시술에 들어간다. 반대로 여름 이후의 미백 시술은 강한 햇빛으로 예민해진 피부의 진정 관리와 선명해진 주근깨나 기미, 색소 침착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주현정(AnG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