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사서 고생’을 하고도 절대 억울하지 않은 여행지다. 호주에서도 내륙 사막 지역 아웃백 트래킹은 극기훈련에 가깝지만, 그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지를 선정하는데 있어 나름의 엄격한 기준이 있다. 사람보단 자연이 주인인 곳. 북적이는 도시는 일상의 연장선 같아 어쩐지 영 내키지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호주는 당연하고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호주 해안가의 대도시가 아닌 인구 밀도가 극도로 낮은 호주 내륙부 사막 지역의 아웃백은 남반구의 장엄한 대자연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여행지. 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는 울룰루(Uluru)- 카타 츄타(Kata Tjuta) 국립공원과 킹스 캐년을 잇는 아웃백 투어는 예상대로 ‘편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극기 훈련을 방불케 했다. 국제선과 국내선을 통틀어 14시간에 달하는 장시간의 비행을 끝내기 무섭게 현지 투어 팀에 합류, 작열하는 태양빛을 머리에 잔뜩 이고 길고 긴 트래킹을 시작했다. (그래 봤자 왕복 2킬로미터 남짓이었지만)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적갈색 돔과 마주한 순간의 감격도 잠시, 초강력 에어컨마저도 무력화시키는 살인적 더위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하지만 고생과 기쁨은 비례하는 법. 돌이켜 보면 울룰루 바위 뒤로 태양의 퇴장을 지켜보며 차가운 스파클링 와인 한잔을 음미하던 순간,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여명을 맞이한 순간, 가파른 바위를 힘겹게 올라 아래로 펼쳐진 절경을 내려다보았을 때의 황홀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리라! 2만 년 동안 호주를 터전으로 살아온 호주 원주민(에버리진)의 혼이 깃든 울룰루 바위를 비롯해 호주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킹스 캐년,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지는 초원 등 웅장한 태고의 땅은 두 눈으로 보고도 못 믿을 절경의 집합체다. 이른바 ‘Mother Nature’ 즉 대자연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랄까? 물론 9박10일에 10개국 정도는 순례해야 직성이 풀리는 여행자들에겐 돈 아깝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경험일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