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과 양현석 옆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음악 프로듀서이자 신동엽 곁에서 ‘섹드립’을 던질 수 있는 예능인. 유희열은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

WHO 그는 누구인가?
뮤지션 유희열, 안테나뮤직 프로듀서, <K팝스타 시즌3>의 새 심사위원, 감성변태, 예능계의 시한폭탄.

WHY 왜 <K팝스타>에는 유희열이 필요했을까?
시즌 3에서 SM이 하차한 건 <K팝스타>의 출발점 자체를 흔드는 변수였다. 한국 3대 기획사의 경쟁 구도를 서바이벌 오디션 쇼의 룰 안에 녹여 낸다는 것이야말로 애초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특징이었으니까. 어떤 면에서 <K팝스타>는 참가자 이상으로 심사위원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빈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에 따라 이후 시즌의 방향성 자체가 달라질 수 있었다. 제작진은 규모 면에서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인 대안을 찾는 대신 안테나뮤직을 영입했다. 뜻밖이지만 곱씹을수록 수긍이 가는 결정이다. 일단 1~2시즌에서 두각을 나타낸 참가자 중 몇몇은 SM, YG, JYP의 색깔과는 잘 들어맞지 않는 듯 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시즌의 우승자인 악동 뮤지션이다. 아이돌 음악 시장의 여집합을 겨냥하는 젊은 재능을 북돋아줄 만한 기획사의 참여가 필요했다는 뜻이다. 또 한가지, 심사위원이 이끌어가는 부분이 큰 쇼인 만큼 뚜렷한 캐릭터가 필수적이다. 음악적 실력에 출중한 예능감까지 갖춘 유희열은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WHEN 심사위원으로서 그의 취향이 드러났던 순간은?
시즌 3 첫 회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정세운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재능을 갖고 있지만 빅뱅이나 2PM과 연습실을 함께 쓰는 상황은 잘 상상이 안 되는 참가자다. 즉, 안테나뮤직이 공략해야 할 양질의 틈새라고 할 수 있겠다. 유희열은 ‘한국의 제이슨 므라즈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칭찬을 들려줬다. 출중한 기타 연주 실력을 보여준 2회 출연자 샘김에 가장 크게 반응한 것도 그였다. 박진영이 폭발적인 고음의 부재를 아쉬워한 것과 달리, 유희열은 이 어린 소년이 천재라고 단언했다. 정세운과 샘김을 보면 앞으로 유희열의 관심을 얻게 될 어린 뮤지션들의 특징이 대충 그려진다.

WHERE 유희열의 강점은 어디서 발휘될 수 있을까?
솔직히 아직까지는 심사위원 겸 멘토로서 몸이 덜 풀린 느낌이다. 심사의 초점부터 발언의 수위까지, 많은 것들을 두고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 눈에 보인다. ‘예능인’ 유희열의 가장 큰 무기인 순발력 넘치는 언어 유희도 아직까지는 딱히 발휘를 못하고 있다. 심사위원 각각의 소속사에서 후보들의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캐스팅 오디션 단계에 이르면 그의 개성이 훨씬 잘 드러나지 않을까? YG나 JYP와는 다른 내용과 방식의 조언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스스로 캡슐호텔 급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던, 달랑 녹음실 하나와 사무실 하나뿐인 안테나뮤직의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가 될 만 하다.

WHAT 유희열의 예능감을 제대로 터뜨려줄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K팝스타>는 아닐 거다. ‘위켄드 업데이트’의 진행자로 참여했던 <SNL>도 그를 충분히 활용하지는 못했다. 그보다 유희열을 꼭 한번 앉혀 보고 싶은 곳은 <마녀사냥> 녹화장이다. ‘섹드립’을 말로 소화하는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언변이 화려한 감성변태의 본능을 제대로 자극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12월 중 출연이 예정된 상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