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에 무수히 쏟아지는 제품을 마주하는 에디터들이 이번 시즌, 당신이 주목할 만한 트렌디 아이템을 꼽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다섯 개만.

코스튬 주얼리의 위용
물론 하이 주얼리 특유의 고아한 매력은 없다. 하지만 스타일의 방점이 되는 것만은 확실한 코스튬 주얼리. 하우스의 정신을 모던하게 비튼 발렌시아가와 생로랑부터 식사 한 끼 비용으로 한 시즌을 풍미할 스타일을 완성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까지. 바로 지금, 패션계의 모던함을 명명하는 견고한 메탈 주얼리의 매력이 그 빛을 발한다.
1. 코스튬 주얼리의 창시자라고 해야 할까. 인조 진주 목걸이에서 나아가 트위드를 가미한 체인 뱅글을 자유자재로 만드는 샤넬의 코스튬 주얼리라면 클래식함과 동시대적 감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 식은 죽 먹기. 트위드 소재의 체인 목걸이는 가격 미정.
2. 기 센 여자로 변신하고 싶다면 체인 주얼리만큼 탁월한 선택은 없다. 몸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드레스에 청키한 체인 목걸이를 매치한 마이클 코어스는 래머러스함을 더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3. 일단 저렴해서 예쁘다. 그다음엔 자세히 보아야 한다. 스페인에서 온 SPA 브랜드 스트라디바리우스의 트렌디한 주얼리는 그 방대한 컬렉션으로 ‘지름’에 이르는 지름길을 안내하니까. 날개 모티프의 와일드한 메탈 목걸이는 2만5천원.
4. 생로랑 하우스의 수장으로 들어서자마자 과감하고 혁신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에디 슬리먼. 그는 생로랑의 해묵은 원석 주얼리 대신 직선과 곡선의 미를 지닌 모던한 메탈 주얼리로 현재를 제시했다. 우아한 곡선의 금빛 메탈 커프는 왼쪽부터 1백30만원대, 가격 미정, 40만원대.
5. 알렉산더 왕이 발렌시아가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보 모티프의 주얼리들은 클래식한 우아함을 왕 특유의 모던함으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케이스. 특히 백의 메탈 장식과 함께 한 세트를 이루며 견고하게 빛나는 커프는 최근 ‘내 머릿속의 장바구니’에 넣은 아이템이다. – 에디터|박연경

첵, 첵, 체크 마이 아우터
거창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없다 해도 누구에게나 본능적으로 이끌리고 마는 아이템이 있다. 내 경우엔 체크가 그 대상이지만, 자칫하면 교복 입은 중년처럼 보일까봐 쉽사리 쇼핑 리스트에 올리진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당당하게 매장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처럼 신선하고 현대적인 체크 아우터가 풍성하게 출시된 건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니까.
1. 벼룩시장에서 몇천원이면 건질 수 있을 법한 생로랑의 그런지풍 플란넬 체크 카디건이 에디 슬리먼의 손과 머리를 거쳐 호사스러운 캐시미어 버전으로 등장했다. 꽉 여미는 것보다는 어깨에 살짝 걸치면 좋겠다. 손등을 다 가려버릴 정도로 긴 소매가 아주 멋스럽다.
2. 큼직한 타탄체크의 울 펠트는 남성복에 주로 쓰이는 소재. 이에 착안해 스텔라 매카트니는 어깨선이 아래로 축 내려오는 큼직한 보이프렌드 재킷을 만들었다. 길이가 짧아 더 감각적이다.
3. 이번 시즌부터 한국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페이에서 위트 넘치는 체크 코트를 발견했다. 영국식 빨강 타탄체크 위에 흰색과 파란색의 스팽글을 장식했고, 실용적인 메탈 버클로 여미는 디자인. 코스튬 느낌이 강해서 다른 스타일링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을 듯. 시퀸 장식의 체크 코트는 가격 미정.
4. 셀린의 이 코트를 보면 ‘체크는 어린 소녀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에서 대번에 벗어날 수밖에 없다. 수직, 수평만으로 구성된 대담한 깅엄 체크에 둥그런 어깨와 짧은 크롭트 소매를 적용하고 바깥에 검정 선을 넣어 성숙함과 트렌디함을 모두 표현해냈다.
5. 사카이의 아베 치토세는 옷장 안의 익숙한 재료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버무린다. 격자무늬 코트와 빨강 벨벳 드레스를 섞어버린 이 코트 드레스는 단언하건대, 이번 시즌이 지나면 절대 만나기 힘든 디자인이다. – 에디터|최유경

트렌치코트 트랜스포머
트렌치코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클래식한 트렌치코트 한 벌쯤이야 당연히 있어야 하겠지만 이번 시즌 다양한 컬렉션에서 선보인 변형된 트렌치코트를 보면 생각은 달라진다. 즉, 독특한 무언가가 필요한 때는 ‘지금 이 순간’일 것이다. 실루엣을 변화시키거나, 다양한 소재를 섞거나, 이리저리 커팅하는 등 저마다의 개성을 더한 트렌치코트에는 가을 변주곡이 흐른다.
1. 대충 입은 것 같지만 시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카렌 워커의 아이보리색 트렌치코트. 발목까지 내려오는 트렌치코트에 매니시한 팬츠와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하는 건 어떨까? 단, 소재는 굉장히 얇아서 핏이 헐렁하게 떨어져야 한다.
2. 주머니는 팔에, 어깨 견장은 가슴에. 해체적인 디자인에서 이처럼 귀여운 언더커버의 트렌치코트가 나오리라고 누가 상상했겠나? 찬찬히 살펴보면 어깨 깃을 바짝 세운 듯한 디자인처럼 위트 넘치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3. 소재의 믹스를 즐기는 사카이가 선보인 가을/겨울용 트렌치코트의 재료는? 바로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벨벳과 레이스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넉넉한 실루엣에도 불구하고 여성미를 잃지 않게 도와주니, 매니시 룩을 좋아하지만 사실은 여자이고 싶은 이들에게 적격.
4. 트렌치코트를 드레스로 입을 수 있을까? 제이슨 우의 정교한 검은색 레이스 트렌치코트로는 가능하다. 큼직한 케이프로 포인트를 줘 자칫 미망인 룩처럼 보일 수 있는 위험도 덜었다.
5. 트렌치코트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버버리 프로섬에서 실험을 펼쳤다. 독특한 러버 소재를 어깨에 붙였고, 나머지 부분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얌전한 트렌치코트로 되어 있다. 과감하고 진취적인 도전에 박수를. 개버딘과 러버 소재의 트렌치코트는 3백만원대. – 에디터|김신

궁극의 클러치
언젠가부터 “가방은 메는 것이 아닌 감싸 안는 것이다“라는 인식이 깊게 장착되었다. 때론 멀쩡하게 달린 스트랩의 기능을 배제하고 장식으로만 활용할 정도로 끈 없는 가방과 ‘열애’에 빠진 요즘이니까. 물론 립스틱에 휴대폰만 넣어도 꽉 찰 것 같은 미니 클러치는 내게 가당치도 않은 아이템. 내가 꼽는 클러치의 최우선 조건은 역시 크기다. 마침 최근 들어 브랜드마다 다종다양한 빅 클러치를 선보이고 있으니, 열혈 팬의 입장에서 대단히 흐뭇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고뇌의 시간은 길어지겠지만.
1. 이 유쾌, 발랄한 아이디어라니! 투명한 PVC 소재에 페이크 퍼 파우치를 껴입은 202팩토리의 클러치를 보라. 때론 퍼 파우치를 빼고 예쁜 물건으로 가득 채워서 은근히 취향을 드러내도 좋겠다. 페이크 퍼가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PVC 소재 클러치는 6만5천원.
2. 흰색 가방이 웬 말이냐 싶겠지만 웬만한 스크래치나 오염에도 끄떡없는 사피아노 가죽 소재라면 걱정을 거둬도 좋다. 루즈&라운지의 지퍼 장식 클러치. 담백한 실루엣의 잿빛 클러치는 69만5천원.
3.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에르메스 쇼에서 내 레이더에 포착된 바로 그것!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에 실용성까지 겸비한 폴딩 백이다. 여차하면 토트백처럼 들 수 있는 손잡이 장식이 화룡점정!
4. 의외로 포도주색은 검정, 회색 못지않게 여러 컬러와 두루 잘 어울린다. 침침한 무채색 일색의 옷차림에 그윽한 풍미를 더해줄 마리아 쿠르키의 풍뎅이 장식 편지봉투형 클러치. 와인빛 클러치는 65만원.
5. 펑크 룩하고는 담을 쌓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어쩐지 액세서리라도 하나쯤은 펑크 스타일로 구비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일까? 스터드 장식의 스트랩이 달린 스티브 J&요니 P의 체크무늬 클러치에 자꾸 눈길이 간다. 펑키한 체크 패턴 클러치는 19만8천원. – 에디터|송선민

바이커 재킷의 뉴 클래식
21세기의 뉴 클래식을 꼽으라면 바로 바이커 재킷을 들겠다. 라이더, 모터사이클 재킷으로도 불리는 이 가죽 소재 재킷의 진짜 이름은 르 퍼펙토.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파일럿의 가죽 재킷에서 기원한 이 디자인은 제임스 딘, 엘비스 프레슬리가 입으며 젊음과 반항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거칠고 공격적인 태생과는 달리 요즘의 여성들에게 이 퍼펙토 재킷은 말 그대로 완벽하게 잘 차려입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클래식한 아이템이다.
1.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쫙쫙 갈라지는 크랙 기법으로 디자인된, 빈티지한 질감이 매력적인 산드로의 아이템. 대리석 표면처럼 금이 간 듯한 효과를 준 발렌시아가의 패턴처럼, 이번 시즌 가장 핫한 공법이 담긴 룩이다. 빈티지한 텍스처 효과가 특징인 바이커 재킷은 1백98만9천원.
2. 갓 두 시즌을 보낸 에디 슬리먼에게 생로랑의 시그너처는 바로 이 바이커 재킷일 것이다. 잘 재단된 재킷처럼 몸에 꼭 맞고, 매끈하게 빠진 디자인과 착 감기는 착용감이 일품. 패션 수은주의 오르내림에도 끄떡없을 생로랑의 베스트셀링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3.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는 이번 시즌 바이커 재킷을 가장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새로운 방식으로 입는 법을 제안한 것. 허리에 바이커 재킷을 두른 듯한 룩을 선보였는데, 페플럼 효과를 주는 이 장식은 놀랍게도 바이커 벨트!
4. 쿨하게 보이고 싶다면, 주저 없이 프로엔자 스쿨러의 바이커 재킷을 집어든다. 새하얀 페인트를 끼얹은 듯한 이 바이커 재킷은 남자친구의 것을 빌린 듯한 넉넉한 사이즈와 터프한 디자인이 포인트. 순백의 바이커 재킷은 가격 미정.
5. 유행에 민감하고 멋내기 좋아하는 어린 여성들이 가장 환호할 만한 스타일이 아닐까? 3.1 필립 림의 겹쳐 입은 듯 한 바이커 재킷에 패치워크가 장식된 스키니 팬츠를 매치 하고 백을 크로스로 멘 이 스타일링은 가장 캐주얼하게 활용 가능한, 한마디로 보급형 바이커 룩. -에디터|정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