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단어로도 완벽하게 그려낼 수 없는 맛을 지닌 카레. 밥에 부어 먹고, 난에 찍어 먹고, 우동과 함께 후르륵 들이켜는 서울의 맛있는 카레를 찾아서.

1 만텐보시
일본식으로 풀어낸 서양 음식 ‘양식’의 전통을 지켜온 만텐보시. 카레 역시 뼈, 고기, 채소, 과일 그리고 오랜 시간 조리한 양파에서 우러나오는 일본 카레 특유의 단맛을 고스란히 살렸다. 특히 오므라이스에 사용되는 밥에 케첩 대신 카레와 카레 파우더로 맛을 낸 후 오믈렛으로 감싸고 데미그라스 소스를 곁들인 카레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면 똑똑한 선택. 만텐보시를 대표하는 부드러운 오므라이스와 7일간 매장에서 직접 끓여 진한 맛이 인상적인 데미그라스 소스까지 한 접시에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소 : 서울 중구 수하동 66번지 페럼타워 지하 1층

2 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는 동대문 창신시장 골목에 위치한 네팔 음식점이다. 네팔이 지리적으로 인도와 티베트에 둘러싸여 있는 만큼 세 나라 음식에선 유사한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에베레스트에서 선보이는 약 서른 종류의 커리는 인도식 커리와 무척 유사하면서도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향과 맛이 특징이다. 일반 인도식 커리 레스토랑에 비해 친근한 가격 역시, 낯선 네팔 음식점이 벌써 10년 넘게 서울과 친하게 지내온 비결일 것이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창신동 148-1

3 파쿠모리
일본의 카레왕이라 불리며 자신의 이름을 딴 레토르트카레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한 파쿠모리가 홍대앞에 연 첫 직영점이다. 닭다리살과 돼지고기, 야채를 카레 향신료와 섞어 촉촉한 가루처럼 만든 드라이 카레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밥 위에 드라이 카레를 얹고 플레인 카레까지 한 번 더 부으면 카레의 진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유난히 식욕과 식탐이 치솟는 날을 위해선, 치킨 가라아게, 수제 돈가스, 굴튀김 등 다양한 토핑 또한 준비되어 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411-15

4 4.5평 우동집
이름처럼 4.5평짜리 작은 공간. 메뉴라곤 유부 우동을 비롯한 다섯 종류의 우동과 유부 초밥뿐. 그런데도 부암동 언덕길을 걸을 때면 어김없이 이 작은 우동집이 떠오르는 건, 음식에 괜한 법석을 떨지 않는 담담하고 정직한 맛 덕분이다. 카레우동 역시 소고기, 당근, 양파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오래 끓인 카레를 통통하고 쫄깃한 우동에 부으면 전부인데, 이 5천원짜리 우동 한 그릇을 싹싹 비우고 나면 그야말로 진짜 우동을 먹은 듯한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온다.
주소 : 서울 종로구 부암동 256-2

5 카페 히비
가정집을 개조한 하얀 건물, 조금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 2층에 당도하면, 의자에 몸을 기대는 순간 나른해질 만큼 편안하고 따뜻한 카페 히비가 등장한다. 레스토랑이 아닌 카페인지라 식사 메뉴라곤 네 가지뿐이지만, 특유의 정갈한 맛과 차림에 금세 길들여지기 쉽다. 부드럽고 진하고 고소한 카레와 탱글한 새우가 부대끼지 않고 어우러지는 에비 카레가 대표 메뉴로, 샐러드, 디저트, 음료를 같이 내어주는 만큼, 결코 화려하지 않은 밥상에서 충분히 풍요로운 한 끼 식사를 마칠 수 있다.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