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것과 나에게 빠지는 것 사이
‘블랙홀 같은 내 매력에 푹 빠져바.’ 아이브 장원영이 신보 캠페인 필름에서 던진 이 한 마디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나는 럭키비키다’, ‘Queen never cry’ 같은 유쾌한 밈들과 함께 당당하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 단순한 컨셉이라고 보기엔 어딘가 진심이 느껴졌고,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나르시시즘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사랑스럽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요.

그런데 사실 ‘나르시시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자기중심적이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며, 타인을 도구처럼 여기는 사람.
그런데 심리학에서는 나르시시즘을 조금 다르게 바라봅니다.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자존감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나르시시즘의 스펙트럼 안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나르시시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작동하느냐에 있습니다. 장원영이 보여준 것처럼,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오히려 정신 건강의 필수 요소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나르시시즘

심리학에서는 나르시시즘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과대한 자기 인식과 공감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병리적 나르시시즘’과,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의미하는 ‘건강한 나르시시즘’입니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타인의 평가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실패 앞에서 과도하게 무너지지 않고, 성공 앞에서 지나치게 자만하지도 않아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선, 그것이 건강한 나르시시즘의 핵심입니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가꾸는 것

자기 자신과의 대화 방식을 점검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이 친구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인지 생각해보세요. 스스로를 향한 혹독한 내면의 비판은 자기애의 가장 큰 적입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타인에게 하듯 따뜻하고 공정한 언어를 사용하는 연습, 심리학에서는 이를 ‘셀프 컴패션’이라고 부릅니다.

경계를 설정하는 연습도 중요합니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압니다. ‘No’라고 말하는 능력은 이기심이 아니라 자기 존중의 표현입니다. 모든 관계에서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결국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오늘 내가 잘한 일 기억하기

자신의 강점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매일 저녁 자신이 잘한 것 한 가지를 기록하는 습관은 단순해 보이지만, 자기 인식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조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는 근거 없는 자기 과신이 아니라, 자신의 실제 능력과 노력을 공정하게 바라보는 훈련이 되죠.
이 훈련이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되는 이유는 사랑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도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죠. 내면이 단단하지 않을 때 우리는 타인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흔들리고,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인정을 갈구하게 됩니다. 반면 자기애가 고요하게 자리 잡힌 사람은 타인의 빛이 자신을 위협한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그 빛 옆에서 자신의 빛도 함께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일은 이기적인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더 깊은 관계로, 더 단단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조용하고 근본적인 준비입니다. 웰니스는 어쩌면 특별한 루틴이나 값비싼 제품에 앞서, 오늘 하루 나 자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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