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어리고, 그래서 어설프고 치기 어린 감정. 그 솔직한 상태를 이들은 숨기지 않고 노래했다
달라진 공기를 가로지르는 경쾌한 기타 리프. TNX의 신곡 ‘Call Me Back’은 청량한 사운드 위에 풋풋한 사랑을 얹은 노래다. 아직은 어리고, 그래서 어설프고 치기 어린 감정. 그 솔직한 상태를 이들은 숨기지 않고 노래했다.


<W Korea>최근 경사가 있었죠. 멤버 은휘가 Mnet <쇼미더머니12> 1차 예선에서 당당히 합격 목걸이를 안았습니다. 이번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인상이에요. ‘웬만한 래퍼보다 잘한다’는 반응이 댓글창을 가득 채웠던데요?
오성준 너무 자랑스러워요! 늘 하던 대로 잘했군, 방송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은휘 너무 감사하죠. 사실 <쇼미더머니>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당연히 ‘나갈 거지?’ 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저 역시 비슷한 루틴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차였어요. 작업하고, 컴백하고, 다시 작업하고. 그렇게만 흘러가면 인생이 너무 평탄하잖아요. 도파민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해서, 팀을 벗어나 혼자 정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이제는 좀 준비가 됐다는 생각도 했고요.
“한국 찍고 다시 비행기에 바르셀로나 쏴, 16시간의 비행.” 1차 예선에서 이런 가사를 내뱉었는데, 최근 1월 22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Call Me Back’에 대한 얘기죠?
은휘 맞아요. 타이틀곡 ‘Call Me Back’의 뮤직비디오를 바르셀로나에서 찍었거든요. <쇼미더머니> 1화 촬영을 마치자마자 바로 비행기 타고 이동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정이었어요.
바르셀로나에서는 어떤 시간을 보냈어요?
천준혁 마지막 날에 자유시간이 있었어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부터 시작해서 하염없이 걷기만 했어요. 족히 몇십 km는
걸은 것 같은데,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장현수 뮤직비디오도 최대한 자유분방하게 찍었어요. 카메라 한 대 딱 들고 ‘저기 괜찮네. 가서 찍어볼까?’ 하는 식으로.
‘Call Me Back’을 들었을 때, 팡팡 터지는 기타 리프가 귀에 꽂히더라고요. 데모 버전을 작년 대학 축제 무대를 하러 가는 길에 다 같이 처음 들었다죠?
천준혁 맞아요. 보통 무대 가는 차 안에서는 아무 노래나 틀어놓고 목을 푸는데, 늘 은휘가 조수석에 앉아서 디제이 역할을 해요. 그날은 갑자기 ‘다음 컴백 때 하고 싶은 곡을 만들었는데, 들어볼래?’ 하더니 노래를 틀었어요. 다 같이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어요. 멤버들 만장일치로 반응이 좋았던 적은 거의 처음이지 않았나 싶어요.

작년 발매한 미니 4집 역시 밴드 사운드가 돋보였죠. 은휘가 주로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데, 최근 밴드 사운드에 주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은휘 작년에 한창 밴드 사운드에 꽂혀 있었어요. 머신 건 켈리나 영블러드 같은 뮤지션들이요. ‘이 장르, 되게 멋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 시작이었어요. 그러다 국내 음악 방송 흐름을 들여다보니까, 시기마다 반복되는 흥행 공식 같은 것도 보이더라고요. 이때는 이런 사운드가 유행한다는 식으로요. 그런데 밴드 사운드를 제대로 밀어붙이는 아이돌은 많지 않다는, 어떤 틈새가 보인 것 같아요.
천준혁 밴드 사운드 하면 ‘자유로움’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요즘 보이그룹과 비교하면 저희는 다섯 명으로 비교적 적은 인원이고요. 그만큼 각자의 개성이나 캐릭터를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더 신나고 영한 에너지를 보여주자는 얘기를 작년부터 계속해왔어요.
‘Call Me Back’은 미련 가득한 짝사랑을 다루지만, 반대로 경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특히 멜로디 라인이 예뻐요. 가사 없이 들으면 거의 ‘성공한 사랑 노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은휘 저희 노래에 성공한 사랑 이야기는 없어요(웃음). 늘 짝사랑이죠. 사실 ‘Call Me Back’은 작년에 좀 의기소침했던 시기에 만든 곡이에요. ‘밴드 사운드 기반의 영한 에너지’라는 팀 방향을 새로 잡던 시기라 부담이 컸고, 그만큼 자존감도 많이 흔들렸거든요. ‘이러다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을 때, 저한테 돌파구는 새 곡을 만드는 거였어요. 처음에 기타가 ‘징징징징’ 하고 시작하잖아요. 그 샘플을 찾고, 그날 바로 곡을 거의 다 만들었어요. 다음날 가사를 붙였고요. 이틀 만에 가이드가 나왔죠. 그날의 에너지 하나로 밀어붙여 만든 곡이에요.
이 곡을 들을 때 이것만큼은 알고 들어주면 좋겠다 싶은 포인트가 있어요?
은휘 무조건, 인트로이자 후렴에 나오는 “참 잔인해. 너는 없고” 멜로디 라인이요. 그냥 흘러가는 별거 아닌 구간처럼 들릴 수 있거든요. 크게 후킹하진 않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요. 저는 그 파트가 좀 ‘꿈틀거리는’ 느낌이에요.
천준혁 가사를 귀 기울여 들어주셨으면 해요. 찐, 찐, 찐, 짝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내용이거든요. 사람마다 성격도, 사랑의 모양도 다르지만, 결국 진짜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비슷해진다고 생각해요. 바보 같아지고, 찌질해지고. “멜로 투 코미디”라는 가사처럼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요.

TNX만큼 사랑 노래에 진심인 팀도 없는 듯해요. 이번 <Call Me Back>부터 4집 <For Real?>, 3집 <Boyhood> 까지 계속 사랑을 이야기해왔죠. 반복해서 사랑을 다루는 이유가 있을까요?
은휘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왜 결국 나는 사랑 가사를 쓰고 있을까? 데뷔 초에는 ‘비켜’나 ‘Fuego’처럼 소위 ‘우리 쩔어, 장난 아닌 팀이다’라고 말하는 기세를 앞세운 노래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온전히 우리 이야기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진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 저희는 모두 20대 초반이고, 가장 청춘에 가까운 나이잖아요. 이 시기에 가장 쉽게 겪고, 또 가장 크게 흔들리는 감정이 결국 사랑인 것 같더라고요.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감정이니까 더 진짜처럼 다가오는 것도 있었고요. 지금 나이대만의 감성으로 곡을 남기고 무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져요.
그럼 여러분이 가장 애정하는 ‘올 타임 넘버원’ 사랑 노래가 있다면요?
은휘 ‘왼손에서 오른손으로’요. 릴러말즈 노래인데, 커플링을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겨 끼면서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 것처럼 이별한다고 말해요. 그 설정이 너무 천재적이잖아요. 가사 한 줄로 상황이 다 보이니까요. 진짜 많이 들었고, 지금도 좋아해요.
천준혁 저는 이 노래를 뛰어넘는 러브송은 앞으로도 안 나올 것 같은데요. 지드래곤 선배님의 ‘삐딱하게’요. 감정이라는 게 슬프다고 꼭 울어야만 풀리는 건 아니잖아요. 마치 방어 기제처럼 견디기 힘들 정도로 슬플 때면 오히려 ‘다 필요 없고 그냥 미쳐 놀자’ 하고 돌아설 때가 분명 있단 말이죠. ‘삐딱하게’는 딱 그 감성이에요. 슬퍼서 미쳐버린 상태. 제가 이 노래를 들은 횟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진짜 많이 듣고 영향을 받았어요.

남자 다섯이 얘기하기엔 조금 낯간지러울 수도 있지만,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를 뽑아볼까요?
전원 (침묵)
은휘 이게 그러니까… 서로 연습생 시절부터 볼 꼴 못 볼 꼴 다 본 사이라 상상이 안 돼요!(웃음) 멤버가 풋풋하게 로맨틱한 행동을 한다? 손깍지를 낀다? 네가?
장현수 상상하니까 상당히 거북하네요. 우리랑 있을 때랑 완전히 다를 거 아니에요. 그걸 보면 ‘왜 저럴까?’밖에 생각 안 날 것 같은데요?(웃음)
여러분… 그럼 덜 거북할 것 같은 사람을 골라볼까요?(웃음)
은휘 궁금한 거로만 따지면, 성준이요. 막내이기도 하고, 평소 성격이 시니컬한 편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좀 궁금하네요.
오성준 저는 ‘무조건 영화를 봐야 한다, 선택권 없다’ 하면 태훈이 형이 나오는 로맨스 영화를 볼 것 같아요. 멤버들 중에 제일 스윗해요. 남자끼리는 ‘괜찮아?’, ‘밥 먹었어?’ 이런 말 잘 안 하잖아요. 근데 형은 굉장히 다정한 구석이 있어요.
최태훈 저는 은휘요. 이 친구는 이미 안에 가지고 있는 게 많아요. 다만 그걸 보듬어주고, 손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거
든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영화 제목도 한 수 지어보겠습니다. 이름하여 <내 손 잡아줄래요?>, 크!(웃음)
하하. 그럼 ‘여기엔 진짜 사랑이 담겼다’고 느낀 현실의 사랑 영화도 있을까요?
오성준 넓은 의미의 사랑을 느꼈던 영화는 <노트북>이에요. 영화를 숙소에서 매니저 형이랑 봤어요. 옆에선 멤버들이 평화롭게 자고 있었고요. 그 모습을 보자니 ‘사랑이 꼭 멀리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같은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 일상도 사랑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순간이 하나의 <노트북>일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천준혁 처음 보고 울었던 사랑 영화가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예요. 한동안 계속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어요. 그전까지는 사랑이란 서로 하나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선 오히려 둘로 존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 그래서 각자가 각자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관계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어느덧 데뷔 5년 차를 맞았잖아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서로를 지켜본 사이로서, 멤버에게서 지금도 배우거나 자극받는 부분이 있다면요?
오성준 태훈이 형이요. 사람이 정말 좋아요. 어디서나 싹싹하고요. 현장에서 잠깐 스친 사람의 얼굴이랑 이름도 다 기억해요. 그게 척이나 가식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저는 형처럼 그렇게 따뜻해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 인간성을 닮고 싶어요.
천준혁 성준이요. 저는 감정적인 사람이거든요. 기분이 요동칠 때가 많고, 가끔 주체하기 힘들 때도 있어요. 그런 상태가 상대에게 고스란히 표출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나중에 꼭 후회하고요. 근데 성준이는 늘 한결같아요. 저는 그게 단단함이라고 생각해요. 옆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 있어요.
장현수 한 명이라기보다 다요. 은휘는 직접 곡 쓰고 프로듀싱하는 게 자극이 되고, 태훈이 형은 뭘 하든 진심이에요. 춤을 정말 좋아하고요. 준혁이는 노래에 대한 애정이 크고, 성준이는 중심이 단단해요. 그런 제각각의 모습들 덕분에 저도 더 잘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데뷔 때부터 멤버 전원이 꾸준히 앨범 작업에 참여해왔죠. 시간이 흐르면서, 창작자로서 스스로 절대 놓지 않으려는 기준도 생겼을까요?
최태훈 좁게 보면, 이거 하나요. 우리가 활동하는 주에는, 음악 방송에 선 팀 중 우리가 제일 무대를 잘해야 한다는 것.
오성준 어떤 무대든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 그 생각 하나면 힘이 더 나요. 옆을 보면 형들도 다 죽겠다는 표정으로 버티고 있거든요. 그럼 저절로 ‘나도 이겨보자’란 생각이 들어요. 형들도 하는데, 막내인 제가 먼저 처질 순 없잖아요.
천준혁 어느 순간부터 루틴이 생겼어요.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구석에서 에어팟을 끼고 노래를 들어요. 그 시간을 통해 일종의 상태를 만드는 것 같아요. ‘나 지금 멋있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거죠. 무대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노래의 주인공은 결국 우리고, 그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니까요. 나 스스로 몰입하지 못하는 상태는, 절대 용납이 안 돼요.

최근 나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가 있을까요?
은휘 아무래도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게 가장 컸죠. 스스로 확신이 부족했는데, 어쨌든 우물 밖으로 나가 부딪쳐본 거잖아요. 물론 너덜너덜해진 순간도 있었지만, 그만큼 저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어요. 음악 인생에 있어 큰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위축돼 있던 상태에서 해방된 느낌이 있어요.
천준혁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건, 솔직해진 거요. 원래 눈치를 많이 보고 겁도 있어서, 기분이 상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도 말을 잘 못했어요. 혼자 삭이는 편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바로 말해요. 대신 끝에는 ‘나는 그렇게 느꼈어. 미안해’라고 덧붙이고요. 그렇게 하니까 오히려 관계가 더 편해지더라고요. 저도 훨씬 편해졌고요.
“눈 떠보니까 봄이네.” 이번 ‘Call Me Back’은 이런 가사로 끝이 나죠. 날씨 좋은 봄날, 이것만큼은 꼭 하겠다 싶은 게 있다면요?
전원 여행 가고 싶어요!
오성준 제가 바다 사람이거든요. 고향이 울산이라 어릴 때부터 바다를 보며 자랐어요. 확실히 빌딩 숲보다 탁 트인 수평선을 볼 때 마음이 편해져요. 봄에는 바닷가에 가서 돗자리 펴놓고 그냥 푹 자고 싶어요. 한 3박 4일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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