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다고 다 괜찮은 건 아니잖아요
가까워질수록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그렇죠. 나도 모르게 선을 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를 잘 안다는 면죄부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대화는 직설적으로 변하기 쉽습니다. 외모, 연애, 경제 상황 등 서로를 아는 만큼 건드리는 주제가 넓고, 대화에도 막힘이 없죠. 문제는 상대의 반응을 확인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익숙함이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순간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죠. 흔히들 하는 “우리 사이에 이런 말도 못 해?”라는 말은 사실상 상대의 불편함을 무시하는 표현에 가깝습니다.
친밀함은 서로의 민감한 경계를 넘나들수 있는 면죄부가 아닙니다. 잘 이해하는 만큼, 더 많이 배려하는게 맞습니다. 상대가 어떤 것에 쉽게 상처 받고 당황해하는지 알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존중해주세요.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마음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감정을 가장 안전한 사람에게 푸는 습관

회사에서는 참고, 밖에서는 웃어넘기다,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 앞에서 날이 선 경험이 있으신가요? 편하다는 이유로 감정을 거르지 않고 표현하는 일은 생각보다 비일비재합니다. 문제는 이런 대화가 일종의 ‘감정 배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죠.
가까운 사람은 내 감정을 받아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친밀한 관계라면 내 상황을 얼마든 이해해 줄 순 있지만, 감정을 온전히 감당하는 건 본인의 몫이어야 하죠. 상대가 누가 됐던, 자신의 감정을 정돈되게 표현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이자 예의입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예의를 내려놓는 순간, 관계는 소모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내 사람이라는 착각

상대를 처음 만났을 때 나눈 대화를 기억해 보세요. 취향을 묻고, 기분을 살피고, 건넬 말을 신중히 골랐죠. 하지만 시간이 지난 오늘의 대화는 사뭇 다릅니다. “얘는 원래 이런 애야”,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쉽게 단정하죠. 이미 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는 가까워질수록 생기는 묘한 권리감 때문입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했으니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죠. 하지만 친밀함이 소유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상대는 여전히 변화하는 사람이고, 매번 같은 감정으로 반응하지도 않으니까요. 존중은 익숙함과 함께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자라야 합니다. 상대에 대한 안일함이 관계를 망치지 않도록, 줄어든 거리감만큼이나 세밀한 관심으로 상대를 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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