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더 몰 피렌체’로 떠나는 이유

전여울

이탈리아 피렌체에 위치한 럭셔리 아울렛 ‘더 몰 피렌체’는 쇼핑 그 이상을 경험할 수 있는 목적지다.

어쩔 수 없이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은, 이곳을 대체 불가한 쇼핑의 명소로 만든다. 더 몰 피렌체는 들르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에 가깝다.

멀리서 안개가 자욱이 밀려오던 어느 겨울날, 몸을 실은 자동차는 토스카나의 굽이진 언덕을 따라 천천히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수확을 마친 포도밭과 아기자기한 주택들을 지나 도착한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 중심가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의 럭셔리 아울렛 ‘더 몰 피렌체’다. 평소 패션 헌팅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바겐세일의 유혹에 이끌려 국내 아울렛을 몇 차례 방문한 기억은 있다. 유럽의 어느 도시를 모방한 듯한 건물 안에 수많은 브랜드 매장이 빼곡히 들어선 구조는, 체력이 허락하더라도 1시간 남짓이면 이내 사람을 지치게 만들곤 했다. 더 몰 피렌체의 첫인상이 신선했던 이유는, 그동안 익숙하게 봐온 아울렛의 전형에서 확연히 벗어난 공간 구성 때문일 것이다. 목가적인 토스카나의 언덕 위에 패션 브랜드의 단독 부티크들이 빌리지 형태로 듬성듬성 자리한 풍경.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 어느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고, 다시 길을 나서 또 다른 부티크로 향하는 동선은 사뭇 여유로웠다.

“이건 칸투치니라는 비스킷이에요. 토스카나 지역에서는 달콤한 빈 산토 와인에 칸투치니를 적셔 먹어요.” 아울렛 초입에 위치한 웰컴 라운지에서 직원으로부터 과자 하나를 건네받았다. 이런 환대는 취재 기자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대부분의 방문객에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문득 ‘이탈리아식 환대’가 반길 것이라는 홈페이지의 한 문장이 떠올랐다. 방문객을 소비자가 아닌 이 공간에 잠시 초대된 손님으로 대하는 태도가 아울렛 탐방의 시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2001년 문을 연 더 몰 피렌체는 패션과 디자인, 지역 문화의 정수를 결합한 차별화된 쇼핑 목적지를 만들겠다는 비전에서 출발했다. ‘쇼핑 그 이상의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이들의 주된 방향성이다. 쇼핑 자체뿐 아니라, 그 시간을 둘러싼 여행의 감각까지 함께 설계하겠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이날의 칸투치니는 어딘가 아울렛이 제안하는 경험을 미리 가늠하게 하는, 빗대자면 이 지역 사람들이 식전주로 마신다는 아페롤 스프리츠 같은 존재처럼 다가왔다.

이탈리아의 패션 도시 하면 흔히 밀라노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은 많은 브랜드가 더 몰 피렌체가 위치한 피렌체를 근거지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페라가모는 피렌체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도시 곳곳에는 창립자이자 전설적인 슈메이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구찌 역시 피렌체 인근 소도시 카셀리나에 본사와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카발리 또한 피렌체에서 소박하게 출발해 지금의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성장했다. 그렇기에 안목 있는 쇼퍼라면 응당 피렌체를 찾는다. 밀라노 패션위크와 베니스 비엔날레의 숨 가쁜 일정의 끝에 더 몰 피렌체를 꼭 포함시킨다는 이들의 이야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거기는 지구상에서 하이패션 아이템을 가장 합리적인 조건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곳이야.” 실제 출장 중 <더블유>의 패션 에디터로부터 받은 메시지다. 피렌체가 럭셔리 패션의 또 하나의 중심지인 만큼, 더 몰 피렌체에는 35개 이상의 하이패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다. 구찌, 생 로랑, 보테가 베네타, 펜디 등 주요 하우스의 단독 매장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풍경은 좀처럼 마주하기 힘든 장면이다. 엄선한 브랜드 셀렉션만 보아도 이곳이 ‘럭셔리 아울렛’이라는 수식으로 불리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납득하게 된다.

쇼핑은 더할 나위 없이 쾌적했다. 널찍한 규모의 매장에는 의류부터 가방, 주얼리, 액세서리, 애견용품, 아동복까지 다양한 카테고리가 고루 갖춰져 있다. 나날이 치솟는 유로 환율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지난 이후에도 아울렛다운 합리적인 가격에 추가 할인까지 더해져 지갑을 사수하기란 쉽지 않았다. 원한다면 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룩을 제안해주는 퍼스널 쇼핑 어시스턴트 서비스도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편 택스프리 라운지는 특히 실용적인 편의 시설이다. 아울렛 내에서 바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체감 혜택이 크다. 완만한 언덕을 오르내리며 쇼핑을 즐기다 어느덧 하루 1만 보를 채워갈 즈음에는, 토스카나 컨트리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VIP 라운지에 몸을 누이면 된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와 협업해 꾸민 이 공간에는 푹신한 소파와 오토만이 자연스럽게 놓여 있다. 에디터 역시 시차 탓에 막 업무가 시작된 서울에서 날아든 연락을 처리하며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매장이 밀집한 구간에서 살짝 벗어나면, 맛있는 냄새가 밴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레스토랑 ‘토스카니노’에 닿는다. 정통 토스카나 퀴진을 선보이는 이곳에서는 대형 오픈 그릴에서 익어가는 티본스테이크와 신선한 제철 채소로 맛을 낸 파스타를 만날 수 있다.

‘꿈꾸던 것을 그대로 살아보다(Dream It, Live It).’ 쇼핑 그 이상의 특별한 여정을 추구하는 이곳은 이 문장을 기조로 한다. “저희는 쇼핑을 넘어서는 경험을 제안해요. 더 몰 피렌체는 쇼핑 목적지로 찾아도 충분히 훌륭한 곳이지만, 그보다 이탈리아 여행 여정의 한 장면으로 포함시킬 수도 있죠. 그래서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폭도 생각 이상으로 넓어요.” 1733년 피렌체에서 문을 연 유서 깊은 카페 ‘질리’에서 커피를 홀짝이던 중, 더 몰 피렌체의 홍보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막 이 지역의 퍼퓸 하우스 ‘아쿠아플로’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만들고 나온 참이었다. 더 몰 피렌체는 아울렛이기도 하지만, 든든한 투어 가이드 역할도 겸한다. 피렌체 시내의 레스토랑과 숙박 예약을 연계해주는 것은 물론, 여러 현지 파트너들과 협업해 체험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여행의 동선을 함께 설계해준다. 향수 만들기 체험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프로그램 중 하나였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체험의 스펙트럼을 들여다보면 ‘이런 것까지 가능하다고?’ 싶은 순간이 적지 않다. 차로 1~2시간 거리에 시에나, 피사, 리보르노, 볼로냐 같은 근교 도시들이 자리한 덕분에, 베스파를 타고 토스카나를 달리는 모터사이클 투어부터 와이너리 탐방, 해안 지역인 마렘마 트레킹 등 선택지는 다양하다. 마감에 쫓기는 살인적인 출장 스케줄만 아니었다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배경지로도 알려진 아레초 지역으로 트러플 헌팅을 떠나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훗날 이곳을 또 방문할까?’ 여행의 만족도를 가늠하는 개인적인 기준 중 하나다. 더 몰 피렌체를 통해 보낸 여정을 복기해보면 ‘Yes’란 대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출장 둘째 날, 아울렛에서 연계해준 피렌체 시티 투어로 이 도시의 몰랐던 매력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다. 못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에, 훗날의 여정을 미리 그려보게 된다. 피렌체로 입국해 이곳의 상징으로 통하는 메디치 가문의 자취를 따라 걷고, 렌터카를 타고 토스카나 평야의 어느 아그리투리스모에 닿았다가, 여정이 끝날 즈음 더 몰 피렌체에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줄 선물을 한 아름 품고 돌아오는 루트. 오늘날 럭셔리 쇼퍼의 취향에 맞춰 쇼핑 공간이 체험형이자 지역 커뮤니티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더 몰 피렌체는 어쩐지 그 최신 단계에 가까워 보인다. 단순히 소비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넘어, 여행의 목적지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87페이지에 달하는 토스카나 여행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이 자신을 어떤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는지는 분명해진다. 더 몰 피렌체는 쇼핑을 이유로 시작된 여정을 여행으로 완성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다음 방문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만든다.

Eat, Drink, Love
더 몰 피렌체가 제안하는 어느 특별한 하루.

12:00
오스테리아 델레 트레 판케 Osteria delle Tre Panche
따뜻한 원목 인테리어로 꾸민 정통 토스카나 퀴진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점심을 즐긴다. 야외 테라스에 앉으면 피렌체 시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강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5아워스 호텔 피렌체 피아차 산 파올리노

15:00
25아워스 호텔 피렌체 피아차 산 파올리노 25hours Hotel Florence Piazza San Paolino
산타 마리아 노벨라 기차역 인근에 자리한 호텔에 체크인.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지옥과 천국, 두 가지 객실 콘셉트를 각기 다르게 풀어냈다.

17:00
아쿠아플로 AquaFlor
피렌체에서 출발한 퍼퓸 하우스. 르네상스 시대 건물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본다. 퍼퓸과 코롱, 방향제, 캔들 등을 쇼핑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체키니 인 치타
체키니 인 치타

19:00
체키니 인 치타 Cecchini In Città
고기 마니아라면 이곳에서의 저녁 식사를 지나칠 수 없다. 피렌체식 티본스테이크는 이 집의 대표적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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