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유행할 플로럴 패턴, 이미 겨울부터 보이기 시작했다고?
플로럴 패턴은 늘 봄을 기다리며 설렘을 주는 아이템이었죠. 하지만 요즘 패션 인사이더들은 그 계절을 기다리지 못 한 것인지 앞서 꺼내든 듯 합니다. 코트와 니트, 부츠처럼 무게감 있는 아이템 사이에 들어갔을 때 이 디테일이 더 매력적이거든요. 2026 S/S 런웨이에서도 등장한걸로 미뤄보아 그대로 봄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우리도 마찬가지로 꼭 봄까지 기다렸다가 등장시킬 할 필요는 없겠죠. 겨울 옷차림 속에서 더 흥미롭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 걸 보니까요.
플로럴 패턴이 늘 로맨틱하고 비비드하게만 소비되는 건 아닙니다. 해석은 런웨이마다 조금씩 달랐죠. 2026 S/S 컬렉션 중 알렉산더 맥퀸은 밀리터리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재킷과 톱에 꽃무늬를 얹은 형태를 선보였습니다. 각 잡힌 아우터를 베이스로 해서 플로럴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요. 로맨틱해질 법하기도 한데, 강인해 보이는 장치들로 봄에 취하지 않게 한거죠.
반대로 한결 조용한 쪽을 택한 브랜드도 있습니다. 디올과 마메 쿠로구치는 크기와 색을 누른 잔잔한 플로럴을 얹어 패턴의 존재감을 의도적으로 낮췄고, 그 배경이 된 의상의 컬러도 마치 예전의 벽지를 보듯이 편안합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무늬는 색 대비가 크지 않아, 멀리서 보면 또렷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고요. 크지 않은 꽃, 바탕에 스며드는 패턴의 크기, 셔츠나 드레스처럼 단정한 형태까지, 수줍고 차분한 무드가 강했죠.
레이스를 적극 활용해 플로럴 패턴을 풀어낸 루도빅 드 생 세르넹과 맥퀸을 참고해도 좋겠습니다. 꽃무늬가 갖고 있는 발랄함보다는 관능적이고 페미닌한 분위기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요. 레이스와 플로럴은 보장된 조합이기도 하죠. 맥퀸처럼 연약하고 섬세한 소재에 블랙을 더함으로써 요염함을 은근히 드러낼 수도 있고요.


그리고 현재 겨울인 스트리트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플로럴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봄이 아닌데도 말이죠. 잔잔한 꽃무늬 스커트에 니트나 집업 톱을 매치하거나, 촘촘하고 또렷한 무늬보다는 조금 성글고 빈티지한 결이 보인다거나요. 여기에 스모키한 메이크업이나 톤 다운된 색조를 더하면 러블리함보다는 오히려 시크하게 작용되는 대비감도 재미있죠.

플로럴 재킷도 그 예시입니다. 블랙 바탕에 톤이 낮은 컬러들로 자수가 박힌 꽃무늬 덕에, 화사함보다는 차분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지는데요. 자칫 그랜마 코어처럼 보일 수 있는 지점은 그외에 아이템들로 메워볼 수 있습니다. 심플한 흰 티셔츠와 함께 플레어 핏 슬랙스, 앞코가 뾰족한 신발로 마무리해서 시크한 무드를 드러나게끔 했군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시도해보기 좋은 스타일링인 듯 합니다.

플로럴이라고 한정된 스타일링만 가능하다 생각했다면, 컬러를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색만 달리 가져가도 플로럴은 거들 뿐, 웨스턴 무드로 충분히 방향을 틀 수 있겠더군요. 브라운과 옐로, 카키가 섞인 꽃 패턴에 퍼 트리밍 디테일을 더해 자연스럽게 보헤미안과 겨울 사이를 오가고요. 소재와 컬러를 통해 무드를 넓히는 것도 자유자재입니다.

러플이 달린 플로럴 블라우스만 보면 꽤나 러블리하지만, 전체적인 옷차림의 온도는 쿨한데요. 이유는 역시 하의와 신발에 해답이 있었습니다. 상의에 디테일이 많은 만큼, 그외의 것들은 힘을 덜어낼 필요가 있는데 회색 와이드 팬츠와 포인티드 토 슈즈로 중심을 잡은 것이죠. 바지의 허리 부분을 접어 셔츠의 디테일을 드러내고 스타일리시하게 보이게끔 한 센스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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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Instagram, Launchmetr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