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뷰티 트렌드 키워드, ‘뱀파이어 로맨틱’
내추럴 뷰티의 흐름 속에서 뷰티 신이 다시 극적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핀터레스트가 2026년 뷰티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한 ‘뱀파이어 로맨틱’이 그 신호탄이죠.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미 셀럽과 런웨이에서는 충분한 예고편이 지나갔습니다. 하얗게 정제된 피부, 선명한 레드 립, 깊게 꺼진 듯한 스모키 아이. ‘내추럴’과는 명확히 선을 긋는, 작정하고 연출한 관능미입니다.

최근 미야오 엘라의 룩을 보면 이 트렌드의 코어를 단번에 캐치할 수 있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의 유튜브에 출연해 선보인 룩에서, 엘라는 창백한 피부 톤 위에 또렷한 레드 립과 스모키 아이를 얹으며 ‘뱀파이어 로맨틱’의 교본을 보여줬죠.


2026 S/S 시즌 런웨이에서도 어둡고 관능적인 기류가 분명히 감지됐습니다. Iceberg, Blumarine, Edeline Lee의 쇼에서는 블랙 아이라이너를 넓게 스머징한 스모키 아이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점막을 또렷하게 채우고, 눈 밑을 일부러 번지게 표현해 아이홀을 강조한 메이크업은 밤에만 깨어 있는 뱀파이어를 연상시키죠.

립 역시 관건입니다. 딥 버건디, 플럼, 농도 짙은 레드처럼 피부 톤과 강하게 대비되는 컬러일수록 퇴폐미는 극대화됩니다. 웻 헤어 역시 중요한 장치인데, 이는 헤어 오일만으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해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퇴폐미 한 방울


‘뱀파이어 로맨틱’이 공허한 키워드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를 완벽히 소화하는 얼굴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한소희. 짙은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소화하는 데 있어 이만큼 설득력 있는 얼굴도 드물죠. 새하얀 피부 위에 얹은 블랙과 레드 컬러는 한 폭의 그림처럼 매혹적으로 다가옵니다. 여기에 그레이 톤 렌즈를 더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린 점도 인상적이고요.


코덕으로 정평이 난 태연과 나나의 퇴폐미 가득한 메이크업도 눈여겨보세요. 두 사람 모두 점막을 블랙 아이라이너로 채운 뒤 눈 밑까지 스머지해 강렬한 눈매를 완성했습니다. 차이는 립에서 갈립니다. 태연은 매트한 레드로 시크함을, 나나는 물기 어린 립으로 관능을 강조했죠. 같은 코드 안에서도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뱀파이어 로맨틱이 데일리 메이크업의 기본값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추럴 일변도의 흐름에 대한 반작용으로 강한 미학이 다시 필요해졌다는 점입니다. 포인트 메이크업, 파티 룩, 촬영용 메이크업에서 이 코드는 점점 더 자주 소환될 겁니다.
올해 뷰티 신이 요구하는 것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꾸안꾸’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의도가 분명한 ‘꾸꾸꾸’입니다. 차세대 뷰티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바로 지금이 기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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