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 ‘괜찮다’고 말했을 때, 진짜 괜찮을 확률은?

최수

갈등을 회피하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괜찮아”, 싸우고 싶지 않을 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을 때 가장 쉽게 꺼내는 말이죠. 하지만 이 말이 반복될수록 관계는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갈등은 사라진 것 같지만, 감정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거든요. 그리고 그 감정은 어느 순간 거리감이나 무기력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괜찮다는 말 뒤에 숨겨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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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관계에서 갈등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두 사람이 다른 지점을 확인하고 조율할 기회죠. 하지만 “괜찮아”라는 말은 반복한다면, 이는 서로를 밀어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억누르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갈등을 줄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서적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크거든요. 연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지 않은 서운함은 사라지지 않고, 이해 받지 못한 감정으로 남아 있습니다. 갈등을 피한 대가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길이 더 멀어지는 셈이죠.

상황을 무마할수록 마음은 멀어진다

@cinemartistry

한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자주 억제하는 사람일수록 친밀한 관계에서 정서적 연결감을 덜 느끼고, 관계 만족도 역시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Gross & John, 2003). 연인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는 상황이 정리됐다고 받아들이지만, 말한 사람의 감정은 정리되지 않는 것이 문제죠. 이 어긋남이 쌓이면 한쪽은 점점 말이 없어지고, 다른 한쪽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요. 다툼은 없는데 대화가 줄어드는, 커플에게서 흔히 보이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솔직함은 싸움이 아니라, 관계를 위한 노력이니까

@isacisa__

그렇다고 모든 감정을 즉각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표현의 속도가 아니라, 처리되지 않은 감정이 반복적으로 미뤄질 때 생기거든요. 섭섭하거나 지치는 마음을 당장 터놓기 어렵다면, 잠시 시간을 두는 것도 좋습니다. 응어리진 감정을 ‘바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단, 이런 감정이 내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과정이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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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서운했는지, 나는 어떤 점을 기대했고, 상대방과 다른 지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정리하세요. 내가 느낀 감정의 맥락이 명확해지면, 원인과 결과가 있는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합니다. 내 상황과 감정을 차분히 전달 할 수 있다면, 상대도 나를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면, 솔직함을 게을리 하지 마세요.

사진
각 Instagram, Getty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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