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BREATH, BODY, HAIR, SKIN 재정비가 필요한 시간

RESET: mind
아무것도 하지 않기의 기술
자, 12월도 됐고 하니 올 한 해 내 몸과 마음이 어땠는지 한번 돌아보자. 기쁨과 건강과 행복으로 충만했던 사람이라면 여기서부터는 읽을 필요가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거의 아니라고 확신하지만), 에디터처럼 늘 몸의 어딘가 아프고 불편하고 열심히 사는 데도 마음 한켠 떨칠 수 없는 불안이 항상 자리했다면, 왜 수많은 이들이 명상을 얘기하는지 이제는 한 번쯤 들어볼 때가 됐다.
이 얘기를 하려면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 수렵 채집을 하며 살기 시작한 200만 년 전으로 잠깐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인간의 뇌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현재 자율신경계의 세팅은 200만 년 전과 별다르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과 같은 현대 산업 시대가 시작된 것은 불과 200년이 채 되지 않기 때문. 200만 년 전, 저멀리 곰이 나타나면 인간의 뇌는 긴장 및 도피 반응을 유발하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켰다. 그럼 숨은 가빠지고 심박수는 증가하며 근육에 에너지가 집중되는데, 곰과 맞서 싸우거나 재빠르게 도망가야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제 우리 눈앞에 곰이 없는데도,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자극을 곰처럼 인지한다는 것. 세이지힐에서 명상과 요가를 가르치는 장성현 강사는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지는 이유를 과거의 감각 시스템이 자극이 가득한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눈, 코, 입, 피부 등 우리의 감각 기관은 과거 수렵 채집 시대 환경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당시엔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능력이 생존에 매우 중요했죠. 현재 우리는 과거에 위협으로 감지하던 자극들을 끝없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빛, 소리, 각종 정보… 우리의 몸은 아직 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하루 몇 번 활성화되던 신경계가 온종일 켜져 있으면서 감각은 과부하에 이르고, 뇌는 예측하고 대비하느라 극심한 피로에 빠지게 되었죠.”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는 스트레스는 도처에 널려 있고 우리 몸의 통증 중 30~40%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긴장이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상승하면서 근육이 수축하고, 미세 염증 반응이 증가합니다. 특히 목, 어깨, 허리, 턱 주변 근육이 쉽게 긴장되고, 이게 반복되면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지죠.” 서울숲시원통증의학과 박정민 원장의 설명이다.


그 모든 것이 명상
명상과 마음 수양 프로그램이 이런 신체적·정신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제 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명상 시 증가하는 알파파가 스트레스 호르몬과 불안을 가라앉히며 집중력을 향상시킨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 뇌 영상 연구에서 명상 후 통증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고, 8주간의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을 시행한 이들의 만성 통증의 강도가 평균 35~4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민 원장은 마음을 이완시키는 명상이 단순한 정신 수련을 넘어 신체적 통증을 완화하는 과학적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 이제 명상이 좋은 거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대체 명상이란 무엇인가? 가부좌 틀고 가만히 앉아있기? 에마뉘엘 카레르는 소설 <요가>에서 명상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명상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 동안에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말한다. 만일 이것을 규칙적으로, 하루에 10분, 20분, 30분씩 한다면,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이 시간 동안 일어나는 것들은 차츰 변한다. 자세가 변한다. 호흡이 변한다. 생각이 변한다. (…) 명상 중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다만 관찰해야 한다. 우리는 생각과 감정과 감각들이 의식 가운데 나타나는 것을 관찰한다. 또 그것들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한다. (…) 그 흐름을 따라가되, 거기에 휩쓸리지는 않는다. 이렇게 하면 삶 자체가 변한다.”
오해를 막기 위해 한 가지 얘기해두자면 이 책은 ‘요가에 대해 기분 좋으면서도 세련된 책’을 기대하는 이에게 권할 것은 아니다. ‘삶을 진짜배기 지옥으로 만드는 일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작가가 내면의 평화를 위한 내면의 전쟁을 다룬 책이랄까. 아무튼 10 년 이상 태극권과 요가를 수려해온 카레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루함도, 잡생각도, 배 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도, 내가 왜 이러고 앉아 있나 하는 생각도, 전화 통화로 할 말을 준비하는 것까지도(그러나 여기에 굴복하는 것까지 명상은 아니다) 명상이라고 말한다. 호흡 명상, 걷기 명상, 차 명상, 음악 명상… 요즘엔 뭐든 명상을 갖다 붙이는 게 인기인데, 굳이 시니컬하게 볼 필요 없지 않을까.
장성현 강사는 이것을 명상 상태를 체험하기 위한 훈련 단계로 생각한다. “뇌는 기본적으로 생각을 만들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 생각을 ‘멈추는 것’은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명상은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뇌가 한 가지 감각에 머무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과정에 가깝죠. 명상을 시작하면 뇌는 계속 여러 감각을 찾으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 외부 소리, 몸의 불편함,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등. 하지만 한 가지 행위에 계속 머무는 상태를 만들면 뇌는 점차 그 감각에 맞춰 정보를 재정렬하게 됩니다. 그렇게 의식이 한 지점에 머물기 시작하면, 순간순간 아무런 소리도 생각도 들리지 않는 듯한 고요함이 찾아옵니다. 이런 순간이 ‘생각은 돌아가고 있지만 그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상태’, 혹은 ‘행위는 하고 있지만 그 행위 외의 것이 사라진 듯한 상태’ 즉 명상 상태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결국 ‘생각을 비워라’, ‘하나에 집중해라’, ‘생각하는 나를 바라봐라’라는 표현들은 뇌를 한 가지 감각에 머물도록 이끌어, 스스로와 동일시하던 감각에서 벗어나 고요를 만나게 도와주는 말이죠. 명상은 억지로 도달해야 하는 특별한 정신세계가 아니라, 집중과 이완이 동시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구조를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꼭 눈을 감거나, 종교적인 기도문을 외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스스로가 몰입할 수 있는 한 가지 행위를 자주 행한다면 순간의 고요, 즉 명상을 만날 수 있죠.”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12월에는 내 안의 고요를 찾아 내면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DEFINE: breath
숨도 하나 제대로 못 쉬면서

Beauty Note
아르마니 뷰티 ‘파워 패브릭 프로 파운데이션’을 브러시로 얇게 밀착시켜 발라 결점 없이 매트한 피부를 완성한 뒤, 디올 ‘디올쇼 모노 꿀뢰르(데님)’의 연한 푸른색 섀도를 콧대 라인부터 눈 앞머리를 둥글게 감싸듯 터치하고 볼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부드럽게 흩어진 입김처럼 표현했다. 입술에는 나스 ‘에어 매트 립 컬러(서렌더)’를 스머징해 발랐다.
온종일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쁘게 몰아치는 업무를 끝내고, 퇴근길에 겨우 시간에 맞춰 필라테스 수업에 갔다. 내 얼굴을 본 선생님이 일단 나를 매트 위에 눕혔다. “아니 숨을 왜 이렇게 가쁘게 쉬세요? 뛰어오셨어요?” “아뇨, 늦어서 택시 타고 왔는데…” 누운 자세에서 그녀는 내 호흡을 보며 설명해주었다. 보세요, 지금 쇄골과 위쪽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죠? 이렇게 목과 가슴을 사용해서 얕게 호흡하면 이 주변 근육이 과하게 긴장하게 돼요. 회원님이 항상 목과 어깨가 아픈 이유 중 하나가 이런 호흡 때문이에요. 숨을 더 내리는 데 집중해보세요. 갈비뼈와 배가 앞뒤, 양옆으로 다 부풀어오를 때까지 숨을 들이마시고, 아랫배가 쏙 들어갈 때까지 숨을 천천히 내쉬세요. 더, 더, 더 끝까지 내쉬어야 해요.” 이건 마치 숨쉬기를 새로 배운 느낌이었다.
돌이켜보니 종종거리며 사무실을 다닐 때 나는 늘 이렇게 숨을 쉬고 있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시전하며 헥헥 가슴으로만 했던 호흡이 이 지긋지긋한 통증의 원인이라니! 처음엔 잘 들이마시기조차 힘들었던 숨이 배까지 서서히 들어오더니, 긴장했던 목과 어깨가 서서히 이완되고 조금 있으니 졸리기까지 했다. 호흡은 최근 각종 만성 통증과 불안 장애, 불면, 소화 장애 등의 치료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치료법 중 하나다.
서울숲시원통증의학과 박정민 원장은 호흡이 단순한 웰니스 트렌드가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균형이라는 생리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흉식 호흡은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긴장과 통증을 악화시키지만, 복식 호흡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킵니다. 또한 깊은 호흡은 복압을 안정시켜 척추를 지지하고, 횡격막의 움직임을 개선해 자세 균형과 척추 측만의 보조적 치료에도 도움이 되죠. 호흡은 단순히 ‘숨쉬기’가 아니라, 인체 균형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어요.” 세이지힐 요가&명상 강사 장성현은 느린 호흡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며 몸에게 ‘지금은 안전하다’는 신호를 준다고 설명한다. “천천히 호흡하면 신체의 긴장도가 낮아지고 자신의 몸과 심리 상태를 더 선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는 흐릿했던 풍경이 속도를 낮추면 선명해지는 것처럼요.”
살아있는 한, 숨은 멈추는 법이 없으니까
누군가 내 호흡을 지적해준다면야 모를까, 늘 쉬던 숨을 새롭게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신효상은 본인의 저서 <호흡 리셋>에서 현대인은 숨쉬기를 새로 배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바른 숨쉬기의 기본은 입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코호흡. 코로 호흡해야 과호흡을 예방할 뿐 아니라 차고 건조한 공기 대신 가습&가온된 공기가 폐로 들어가기 때문에 면역력과 체온 유지 및 기관지 보호가 가능하다. 반면에 입호흡을 자주 하면 감기와 기관지 질환에 걸리기 쉽고, 만성적인 목과 어깨 통증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
바른 호흡을 위해서는 호흡근인 횡격막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바른 자세도 중요하다. 배를 앞으로 빼거나 가슴을 과하게 앞으로 내미는 차렷 자세 대신, 어깨와 엉덩관절을 잇는 선이 일직선을 이루도록 중립 자세를 유지하고, 갈비뼈가 있는 하부 흉부와(바로 이곳에 가로로 횡격막이 자리한다) 복부가 들숨에 자연스럽게 부풀었다 날숨에 수축하도록 한다. 이때 항상 날숨을 먼저 쉬는 것이 들숨을 더 편안하게 만든다는 것을 기억할 것.
장성현 강사는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거나 신체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보다 호흡을 바꾸는 것이 훨씬 간단한 일이라고 격려한다. “호흡은 언제 어디서든 가장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균형 회복 도구입니다. 호흡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 긴장도를 조절하고, 마음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며, 몸과 마음의 리듬을 다시 정돈할 수 있죠.” 박정민 원장은 하루 10분, 호흡과 스트레칭으로 아침을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잠에서 깨어난 직후 교감신경이 급격히 활성화되기 전, 5분간 복식 호흡으로 몸의 균형을 조절해보세요. 이어서 다시 5분간 목과 어깨, 허리 중심의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육 긴장과 피로가 줄어듭니다.” 이렇게 맞이하는 새해라면 근사하지 않은가.
Scent for the Soul
명상을 위한 시간, 공간을 채우는 고요한 향기.

1. PERFUMER H 잉크 캔들 맑고 상쾌한 엘레미와 주니퍼에 시더우드, 파피루스, 베티베르, 프랑킨센스의 깊이 있고 사색적인 노트가 어우러졌다. 하얀 잉크에 번지는 푸른 잉크의 지적인 텍스처를 완성하는 향. 325g, 42만원.
2. LA BRUKET 255 센티드 캔들 히노키 콩에서 추출한 소이 왁스 캔들. 감귤과 블랙 페퍼가 상큼한 감각을 깨우고, 청량한 편백나무 향과 따뜻한 삼나무, 넛맥의 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50g, 3만9천원.
3. AESOP 카게로우 아로마틱 인센스, 브론즈 인센스 홀더 흙 내음 가득한 베티베르, 샌들우드의 드라이한 노트와 풀 향이 평온한 느낌과 함께 긴장감을 풀어주는 인센스. 비대칭 디자인의 묵직한 브론즈 홀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광이 나거나 산화되어 고유한 녹청이 생기는 소재로, 공간에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더한다. (인센스)4만8천원, (홀더)20만4천원.
RECOVER: body
나만의 동계 캠프

이상한 일이다. 작년엔 운동을 안 해서 아팠는데, 올해는 운동을 해서 아프다. 서울숲시원통증의학과 박정민 원장은 이러한 비활동성 혹은 과사용 통증으로 내원하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적절한 운동과 함께 그동안 간과해온 휴식과 회복이 필요한 때.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쉽게 혼동해 사용하지만 휴식과 회복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파프짐 도곡점의 안준용 트레이너는 휴식이 몸을 가만히 두어 에너지를 아끼는 수동적 상태인 반면, 회복은 손상된 근육을 복구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능동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가장 좋은 것은 휴식과 회복을 트레이닝의 필수 부분으로 통합하는 거죠. 운동 강도가 높았던 다음 날은 활동적 회복 세션, 즉 가벼운 산책, 실내 자전거, 요가, 스트레칭 같은 저강도 운동을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이완합니다. 그리고 주 1회는 소파에 앉아 TV 보기, 낮잠 자기 등으로 신체 활동을 멈추는 완전한 휴식을 가지며 밸런스를 유지하는 거죠. 이때 수면은 수동적 회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하루 7~8시간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이 말이 겨울곰처럼 운동 동면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추위에 뼈마디가 굳는 이 시기야말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한 때. 안준용 트레이너는 겨울철 자신의 평소 운동량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선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운동하기 가장 힘든 계절이죠. 특히 겨울엔 무리하게 운동하면 부상이나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운동을 평소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었다면, 추울 땐 면역력과 심폐 지구력 유지에 신경 쓰는 게 좋습니다. 감기를 예방하고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땀이 약간 나는 중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추위로 움츠러든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폼 롤링, 가벼운 마사지의 비중을 높여보세요. 반대로 만약 가을까지 격렬한 운동을 해온 사람이라면 이제 비시즌에 돌입해야 합니다. 그동안 반복 사용했던 근육이나 특정 훈련의 비중을 줄이고, 부상을 유발하는 약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길 권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기능성 운동,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근육 성장과 운동 능력의 전반적인 향상 기회로 삼는 거죠.”
겨울 운동의 핵심은 지속성
얼어붙는 겨울 날씨에 운동을 하려면 충분한 워밍업이 필수다. “겨울철 낮은 온도는 우리 몸의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를 줄입니다. 그로 인해 근육과 관절로 혈류가 제대로 가지 못하니 산소와 영양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근육은 긴장하고 경직되며, 관절의 윤활 작용을 하는 활액의 점도가 높아져 움직임이 둔해지게 되죠.” 박정민 원장의 설명이다. 이때 워밍업으로 체온을 1~2℃만 올려도 근육 손상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야외로 나가 운동하는 경우 실내에서 먼저 5~10분 정도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전신 스트레칭을 한 뒤, 나가서 다시 준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에는 정리 운동으로 심박수를 서서히 낮추면 피로 해소도 빠르고 감기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겨울엔 굳이 야외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안준용 트레이너는 겨울 운동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추위를 뚫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내에서라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땀을 내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죠. 집이나 헬스장에서 실내 자전거, 계단 오르기, 홈 트레이닝 앱을 활용해 운동을 시작해보세요. ‘하루 10분’과 같은 최소 운동량을 설정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최소 운동량을 넘어서 운동을 계속하는 날이 반드시 옵니다. 운동을 아예 하지 않은 것과 짧게라도 꾸준히 한 것의 차이는 봄에 확인할 수 있죠.” 그때까지 이어가기만 한다면 4월에는 밖에 나가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것이다. 이미 근육은 한결 탄탄해져 있을 테고!

Beauty Note
빛을 머금은 듯 맑고 촉촉한 베이스를 완성한 뒤, 샤넬 ‘바움 에쌍씨엘 글로우 스틱(트렌스페어런트)’을 눈 앞머리에 터치해 은은한 윤기가 생기 있게 반짝이도록 연출했다. 양 볼의 붉은 홍조는 맥 ‘미네랄라이즈 블러쉬(플러팅 위드 데인저)를 볼 중앙에서 세로로 길게 터치한 것. 입술은 입생로랑 뷰티 ‘러브샤인 립 오일 글로스(허니퓨어러브)’로 입술 본연의 컬러를 살려 투명하게 완성했다.
REPAIR: hair
최전방의 두피 보호하기

여름엔 태양을, 겨울엔 추위를 최전방에서 맞이할 뿐 아니라, 스타일을 위해서 화학 약품과 열 기구를 감내해온 두피는 겨울이 오면서 위기를 맞이한다. “기온과 습도가 낮아짐에 따라 두피는 건조해지고, 그로 인해 가려움증과 각질이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건조함을 상쇄하기 위해 두피 내 피지 생성이 늘어나는데, 이때 지루성 두피염을 유발하는 말라세지아균이 과다 증식해 각질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죠. 비듬은 탈모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사전에 두피 유수분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델픽 클리닉 윤지영 부원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관리의 첫 단계는 바로 깨끗한 클렌징. 샴푸는 저자극의 보습 성분이 풍부한 제품을 선택하고, 비듬이 심하다면 항균 성능이 있는 제품을 주 2~3회 같이 쓰는 것도 좋다. 다만 기름진 두피라도 너무 세정력이 강한 제품을 쓰는 것은 금물. 샴푸할 때는 뜨거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에 거품을 충분히 내어 부드럽게 감고, 말릴 때도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 대신 시원한 바람으로 꼼꼼히 말린다.
압구정 차앤박피부과 박진성 원장은 건조한 두피에 에센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두피 에센스를 바르고 마사지를 곁들인다면 보습 효과는 물론, 모근이 튼튼해지고 모발 성장도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죠. 마사지할 땐 먼저 어깨나 목덜미의 뻐근함이 사라지도록 목뼈 부분에서 머리 위쪽까지 양 손끝으로 꾹꾹 눌러준 뒤, 손끝에 힘을 주어 두피 전체를 튕기듯 눌러주세요. 그런 다음 손바닥 전체로 머리 전체를 감싸 가볍게 비비며 에센스를 흡수시키고, 주먹을 가볍게 쥔 상태에서 머리를 톡톡 쳐 경쾌한 자극으로 마무리합니다.” 두피와 모발의 건조함은 정전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장혜연은 겨울철 정전기의 마찰로 인한 모발 손상이 생각보다 크다고 얘기한다. “마찰은 머릿결을 거칠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죠. 겨울철 스웨터나 코트에 긴 머리가 계속 닿는 안쪽 헤어는 특히 잘 엉킬 뿐 아니라 정전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쉽게 손상됩니다.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는 트리트먼트를 주기적으로 하고, 모발을 매끄럽게 코팅해 잘 엉키지 않게 만드는 린스를 항상 사용하세요.” 트리트먼트를 할 때는 모발 끝 위주로 바르고 스팀 타월로 잠깐 머리를 감싸두는 것만으로도 흡수율이 달라진다. 적절한 브러싱으로 평소 모발을 엉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잊지 말 것.
Energy Boosters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린 피부와 헤어를 위한 활력 특급 처방.

1. DYSON 오메가 하이드레이팅 오일 다이슨이 자사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해바라기씨 오일을 포함한 7가지 식물성 오일이 담겼다. 끈적임 없이 윤기와 풍부한 영양을 공급해 손상된 모발을 매끄럽게 케어해준다. 30ml, 7만9천원.
2. CHANEL 수블리마지 르 마스크 생기 없는 피부를 위한 스페셜 케어.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활력을 충전해주는 바닐라 플래니폴리아와 바이오미메틱스 지질을 함유한 포뮬러가 피부 톤과 결을 균일하고 건강하게 가꿔준다. 50g, 36만5천원.
3. LA PRAIRIE 플래티늄 래어 오뜨-레쥬베네이션 마스크 지친 피부에 풍부한 영양을 공급하는 앰플과 크림, 2스텝으로 구성된 마스크. 히알루론산, 콜라겐 등의 유효 성분을 코팅 상태로 효과적으로 전달해 생기와 활력을 선사한다. (컨센트레이트 바이알)0.7mlx12개+(크림)20ml, 2백40만8천원대.
4. DIOR 프레스티지 라 크렘므 인텐시브 리페어링 크림 텍스처 리치 일곱 번의 개량을 거쳐 탄생한 디올만의 장미, 로즈 드 그랑빌. 이 특별한 장미에서 추출한 수액과 펩타이드 성분이 결합된 로사펩타이드 포뮬러가 탄탄하게 차오른 피부로 부스팅해준다. 50ml, 64만원.
5. CHANTECAILLE 블랑피오니 페이스 세럼 짙어진 다크스폿을 집중 케어하는 세럼. 피부를 환하게 밝혀주는 멀티 브라이트닝 콤플렉스와 광채 부스팅에 효과적인 크리스털 펩타이드가 함유됐다. 30ml, 64만8천원대.
REVIVE: skin
잃어버린 수분을 찾아서

겨울과 함께 찾아온 건조함은 두피는 물론이고 얼굴과 보디 피부에도 하나 이로울 것이 없다. 압구정 차앤박피부과 박진성 원장은 피부 장벽 기능이 저하되어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해질 뿐 아니라 가려움, 각질, 주름, 탄력 저하 등 다양한 피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델픽 클리닉 윤지영 부원장은 이를 위해 가장 간단하고도 중요한 방법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거라고 조언한다. “다른 계절보다 건조한 겨울철에는 평소보다 수분 섭취량을 더 늘려야 합니다. 이때 수분은 음료수가 아니라 순수한 ‘물’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또 과도한 난방으로 실내가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가습기를 활용해 실내 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하세요. 가습기를 침실에 둘 땐, 머리맡에 두면 밤새 각질이 불어서 떨어져 나가 피부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으니, 발치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저항력이 떨어진 피부는 보습 케어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보습팩을 주 1~2회 하고, 수분 에센스를 사용한 뒤 영양크림을 바르면 피부 표면에 유분막을 형성해 수분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박진성 원장은 특히 피지선이 적고 표정에 의한 움직임이 많아 잔주름이 많이 생기는 눈가나 입 주변을 잘 케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용 클렌저로 세안 후, 아이 에센스나 크림을 반드시 바를 것. 주 1~2회 정도는 아이 마스크로 눈가 주름과 피부 처짐을 예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부가 얇고 피지선이 발달하지 않은 목과 손등 역시 미리 신경 써서 관리하지 않으면 빨리 노화하는 부위로, 여기까지 보습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좋다.
각종 에센스와 크림으로도 건조하고 땅기는 피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킨 부스터 시술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고농도 히알루론산을 주입해 탄력과 광채를 개선하는 물광 주사나 피부 재생과 콜라겐 증식을 유도하는 엑소좀, 쥬베룩, 리쥬란 힐러 등 다양한 스킨 부스터들은 한 해 동안 지친 피부에 부족한 영양을 공급하고 빠른 시간 안에 생기를 되찾아줄 수 있다.

Beauty Note
시어한 질감의 RMK ‘래디언스 컬러 스틱(갤럭시 글로우)’을 눈 앞머리에 은은하게 터치해 맑고 청량한 분위기를 살렸다. 입술에는 구찌 뷰티 ‘글로스 아 레브르 플럼핑 스무딩&모이스쳐라이징 립글로스(버사 핑크)’를 더해 깨끗하게 연출했다. 눈 밑에 붙인 아이 패치는 메디필 ‘히알루론시카 펩타이드9 앰플 아이패치’ 제품.
- 포토그래퍼
- 김재훈
- 모델
- 조안
- 스타일리스트
- 박정용
- 헤어
- 장혜연
- 메이크업
-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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