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서 자면, 피로가 풀린다 VS 아니다

최수

주말에 밀린잠을 청산하고 싶은 당신에게

피곤한 평일을 보내는 당신이라면 “이번 주엔 밀린 잠을 잘 거야”라는 다짐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주말에 몰아 잔다고 해도, 일요일 오후가 되면 다시 몸이 무겁고, 월요일 아침엔 피곤한 일상이 반복되곤 하죠.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수면 부채는 몰아서 갚을 수 있다?

@alexconsani

‘평일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면 된다’리는 생각, 과연 근거 있는 믿음일까요? 콜로라도대학교 생리학 연구팀이 현대생물학 학술지(Current Biology)에 발표한 실험을 보면 그 정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 피실험자 그룹은 총 3가지로 나뉘었습니다. A그룹은 매일 5시간만 자고, B그룹은 평일에 5시간만 자다가 주말에 몰아서 수면을 취하게 했으며, C그룹은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도록 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주말에 몰아서 잔 그룹은 평균 혈당 수치와 인슐린 민감도에 문제가 생겼고, 수면의 질 또한 충분한 수면 그룹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

실제로 수면은 총 시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생체시계는 하루 24시간 주기에 맞춰져 있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이 이를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거든요. 주말에 갑자기 늦게 자고 일어난다면 리듬이 깨지게 되고, 결국 ‘월요병’이라는 형태로 몸에 부담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월요병은 일종의 시차 적응 현상이다

@haileybieber

우리 몸의 시계는 자연광과 어둠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주말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상을 보내다가 월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 하는 것은, 시차 적응을 주말마다 반복하는 것과 다름없죠. 실제 주말 늦잠은 소셜 제트렉(Social jet lag)이라는 개념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직장이나 학업 등 개인의 사회적 일정과 생물학적 수면 욕구 간에 불일치로 생기는 간접적 시차를 일컫는 표현이죠. 월요일 아침마다 피로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주말마다 반복되는 시차를 극복하고 싶다면, 평일과 주말 모두 되도록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금 늘어지고 싶다면 평일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잠을 자고, 낮잠은 30분 안으로 짧게 자는 것이 좋죠. 오전 중 가벼운 햇볕 쬐기로 몸을 깨우고, 일요일 저녁엔 스트레칭 등으로 숙면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카페인도 되도록 점심시간까지만 섭취해야 하고요.

@roses_are_rosie

이러한 노력은 실제 우리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수면학회(SAS)에선 일주일 내내 비슷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단순히 수면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면역력, 심혈관 건강, 정신 건강에 모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혔죠. 반대로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우울감과 체증 증가, 인지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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