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얘기를 하나
여기 억울한 사람이 있습니다. 체격에 비해 얼굴 살이 남달라 종종 오해를 받는 사람이죠. 잘 먹은 날엔, 얼굴부터 부기가 차오르고, 살이 찌면 얼굴이 가장 먼저 변하고요. 이들의 공통점은 고질적인 불균형에 있습니다.

1. 평소 표정이 없고, 음식도 한쪽으로 씹는 경우

사람은 하루 1,000번 이상 음식을 씹고, 1만5,000번 이상의 표정을 짓는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리고 이 일상적인 동작이 얼굴 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요. 같은 체중이어도 어떤 사람은 광대가 볼록하고, 어떤 사람은 볼살이 축 늘어져 보이는 이유는 얼굴 근육을 불균형하게 사용하는 것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2022년 일본 가나자와 대학 연구에서는 씹는 근육의 비대칭성이 얼굴 윤곽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실험했습니다. 참가자의 저작 습관을 추적한 결과,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 경우 반대쪽 안면근육의 혈류량이 평균 23% 낮았고, 혈류가 낮아진 쪽은 부기와 볼살 축적이 쉽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얼굴 근육의 활동량이 줄면 순환 속도가 느려지고, 지방과 수분이 정체되면서 일어나는 연쇄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잘 웃지 않거나 무표정한 습관도 문제입니다. 입가와 눈가, 광대 주변의 미세 근육은 많이 쓸수록 탄력 있게 유지되는데, 표정 활동이 적으면 해당 부위가 더 쉽게 늘어지고 부어 보일 수 있거든요.
2. 짜게 먹고, 물을 적게 마시는 경우

얼굴부터 붓는 체질이라면, 림프 순환에 주목해야 합니다. 림프는 혈액처럼 우리 몸을 흐르면서 노폐물과 여분을 처리하는데요, 이 흐름이 느리면 얼굴 하부, 그러니까 턱과 볼 아래에 부기를 만들기 쉽습니다. 특히 수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짜게 먹는 경우 림프의 흐름이 더 둔해지죠.
해결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첫째, 물을 자주 마시되 한 번에 많이 마시지 않고 자주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미세 근육을 자극할 수 있는 얼굴 스트레칭이나 지압, 그리고 목 주변의 림프 흐름을 돕는 마사지를 병행하세요. 림프 순환이 더딘 건 타고난 체질일 수 있지만, 일상의 반복된 행동이 만든 결과일 수 있습니다. 쉽게 붓는 얼굴을 해결하려면 단순히 짠 음식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서, 림프가 흘러갈 수 있는 통로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턱을 자주 괴고, 고개를 숙이는 경우

장시간 앉아 일하는 사람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얼굴 변화는 얼굴 하관의 부피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턱을 괴거나, 고개를 앞으로 내민 ‘거북목’ 자세를 반복하는 사람일수록, 목과 턱 사이에 살이 찌기 쉽죠.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림프와 관련 있습니다. 고개를 앞으로 빼는 자세가 목과 턱을 연결하는 림프 통로를 누르고, 그 압박이 장기화 되면 얼굴 아래쪽이 부은 상태가 만성화되거든요. 마치 살이 찐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순환 정체로 인한 복합 작용이죠.
평소에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자세로 앉아 있으며,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가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납니다. 지금 내 얼굴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면, 무작정 덜 먹고 운동하기 전,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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