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가족이 날마다 보고 싶다면 이것도 좋다
쿵푸팬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판다 캐릭터다. 2008년에 개봉한 1편의 기록적인 흥행을 동력 삼아 3편까지 이어진 <쿵푸팬더> 시리즈를 요약하자면 제목 그대로다. ‘쿵후 좀 하는 판다’의 성장담이다. 먹성 좋고 뱃살 볼록한 판다 포가 쿵푸 마스터가 되면서 겪는 모험과 도전을 요란하고 익살스럽게 그렸다. 쿵후를 하는 판다이니, 정체성 찾기라는 드라마도 적당히 가미했다. 보면 알겠지만 덤벙대고 칠칠치 못했던 포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늠름하고 지켜야할 것도 많은 영웅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어리바리, 엉뚱함, 귀여움의 교집합에 둥글둥글한 외모까지 더해진 판다 특유의 매력은 1편에서 가장 돋보인다. 재미를 따져도 1편이 가장 낫다.
위 베어 베어스
곰 삼형제의 좌충우돌 도시 적응기를 다룬 코미디 애니메이션이다. ‘우리는 벌거벗은 곰들(We Bare Bears)’이라는 제목에서 짐작되듯 그리즐리, 판다, 아이스베어는 평범한 곰들이 아니다. 이중에서 판다는 중국의 동물 연구소 출신으로 우연히 보게 된 TV 속 바깥세상에 홀려 그곳을 탈출했다. 최대 관심사는 여자친구 사귀기와 SNS. 채식주의자로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으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곰’이라는 소리는 딱 질색한다. 또 한국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노래도 곧잘 부르는데 ‘판다의 생일’ 에피소드에 몬스타엑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가만 보면 귀여운데 계속 보다 보면 판다 탈을 쓴 소심하고 고민 많은 청춘 같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의 똑 부러지는 모범생 소녀 메이에게도 까칠한 사춘기가 찾아온다. 어느 날 엄마와 다툰 메이는 레서판다로 변한 채 잠에서 깬다. 이때부터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겪으면 시도 때도 없이 커다랗고 빨간 털복숭이가 된다. 너구리야? 판다야? 납작한 얼굴, 짧은 주둥이, 뾰족한 귀, 고리 무늬의 꼬리. 레서판다는 흔히 알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렇지만 대나무를 주식으로 하고, ‘판다’라는 이름도 먼저 붙여졌다고 한다. 너구리로 오해를 받는다고 한들 귀여운 것도 매한가지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서도 레서판다로 변신한 메이는 괴물 취급 대신 인기를 독차지한다. 새빨간 귀여움 그 자체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이번에는 CG 판다다.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의 주인공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물과의 대화 능력이 생긴 국가정보국 요원이다. 한중 수교를 기념하기 위해 중국에서 특사로 파견된 판다가 납치되자 그가 동물들과 함께 구출 작전에 나선다. 주인공의 파트너인 군견을 제외하고 말하는 동물의 대부분이 CG로 만들어졌다. 유인나가 목소리를 맡은 판다도 마찬가지다. 모형이 나오는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 CG로 구현됐다. 문제는 이질감이 꽤 크다는 것이다. 게임 속 판다 캐릭터를 합성한 것처럼 완성도가 낮고 두 발로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내달리는 판다는 전혀 귀엽지 않다. 실제 판다가 더 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다. 아무렴, 판다의 천부적인 귀여움은 복제나 모방이 불가능하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