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취향을 저격하는 남성 향수 트렌드

이지형

최근 가장 핫한 구어망드 향부터 시대를 막론하고 인기를 누리는 시트러스까지. 모두의 취향을 저격하는 향수 트렌드.

Chanel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 100ml, 36만5천원.
Issey Miyake 르 셀 디세이 오 드 뚜왈렛 100ml, 13만9천원.

사계절을 위한, 아쿠아틱 향

청량한 느낌으로 한여름에나 어울릴 것 같은 아쿠아틱 향수가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아쿠아 향은 물이 지닌 맑고 투명한 이미지를 담아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향조예요. 특유의 산뜻한 매력 덕분에 사계절 내내 부담 없이 뿌리기에 좋죠. 요즘 아쿠아틱 향수는 메인 향조 위로 솔트, 우드, 시트러스 등을 조합해 기존과 달리 현대적 해석이 들어간 형태가 인기랍니다. 신선한 분위기 위에 약간의 깊이를 포인트처럼 더해 독창적인 구조를 완성하는 거죠.” 한국 시세이도 향수 사업팀 PM 조유경의 설명이다. 이세이 미야케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르 셀 디세이 오 드 뚜왈렛’ 역시 아쿠아 노트에 우드, 솔트를 더해 풍미를 극대화한 향수!

올타임 레전드, 우디와 만난 시트러스

가볍고 산뜻한 시트러스 계열은 취향을 타지 않고 누구나 좋아할 만한 향!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에 주로 사용되는 원료는 베르가모트, 레몬, 라임, 오렌지, 자몽 등이다. 최근에는 시트러스와 우디를 조합하는 것이 트렌드. 청량한 시트러스 계열의 노트에 묵직한 한 방으로 우디 계열 노트를 더하면 풍미가 극대화된다. 주로 시트러스 향을 향수의 톱 노트에 사용하고 우디 향을 베이스로 하는데, 우디 베이스는 다소 가벼울 수 있는 시트러스 향을 더 깊고 풍부하게 하고, 지속력을 높인다.

우디와 시트러스의 만남

상쾌한 시트러스 노트와 무게감 있는 우디가 어우러진 향수 5가지.

1. MONTBLANC 익스플로러 익스트림 퍼퓸 베르가모트가 향의 시작을 경쾌하게 열고, 톡 쏘는 파촐리로 이어지다 앰버 어코드가 따스한 잔향을 남긴다. 100ml, 16만6천원.
2. BVLGARI 레 젬메 타이가 엑스트레 퍼퓸 톡 쏘는 자몽과 상큼한 제스트를 중심으로 앰버그리스 어코드가 어우러지며 시트러스 우디 향의 정수를 드러낸다. 60ml, 61만1천원.
3. DIPTYQUE 오르페옹 오 드 뚜왈렛 싱그러운 그린 만다린, 유자 등 시트러스 노트를 중심으로 시더우드와 머스크를 조합한 향. 시간이 흐를수록 묵직한 우디 향이 느껴진다. 100ml, 27만5천원.
4. GIVENCHY BEAUTY 젠틀맨 소사이어티 오 드 퍼퓸 스포츠 활력 넘치는 이탈리안 레몬에 베티베르와 샌들우드, 그리고 앰버리 우드를 더해 에너지 넘치는 스포티 무드를 완성한다. 100ml, 18만9천원.
5. EX NIHILO 러스트 인 파라다이스 엑스트레 드 퍼퓸 상쾌한 핑크 페퍼와 레드 진저가 신선한 향의 시작을 알리고, 아키갈라우드와 시더우드를 조합한 우디 노트가 향의 깊이를 고조시킨다. 100ml, 64만원.

Jo Malone London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리미티드 핸드 크림 30ml, 3만4천원.

오감만족, 향수보다 센티드 보디

향수의 서브 아이템 정도로 인식되던 센티드 보디 제품이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감각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최근 뷰티 트렌드의 영향으로, 향기 자체를 즐기는 것을 넘어 피부에 닿는 촉감과 바르는 리추얼이 향기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된 것. 따듯한 물에 샤워하며 맡는 보디 워시의 은은한 향기, 샤워 후에 바르는 로션의 촉감, 향기가 더해진 보디 오일로 마사지하며 느끼는 힐링 효과, 언제 어디서든 향기를 경험할 수 있는 핸드크림까지, 그 대상도 다양하다! 최근 퍼퓸 브랜드에서 향기 제품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래그십 공간을 욕실 콘셉트로 설계하는 것도 이런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또 센티드 보디는 향수와 레이어링했을 때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같은 향의 향수와 보디 제품을 레이어링하면 향수만 뿌렸을 때와 다르게 좀 더 깊이 있는 향을 느낄 수 있어요. 지속력도 훨씬 높아지고요. 반대로 서로 다른 향의 향수와 보디 제품을 레이어링하면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죠. 향수는 플로럴, 보디는 시트러스 이런 식으로 조합하면 플로럴과 시트러스가 가진 각기 다른 매력을 동시에 낼 수 있어요.” 조말론 런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조아진 과장의 설명을 참고하자.

Lbty 바인시프 오 드 퍼퓸 50ml, 32만원.

먹고 싶다! 디저트 같은 구어망드

최근 틱톡에서 무척 인기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Gourma-ndVibes’다. 바로 달달함의 끝, ‘구어망드’ 향수가 시장에서 뜨 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것! 주로 ‘#Candy-Like’나 ‘#Vanilla Bomb’ 같은 연관 검색어가 따라온다. 시각적으로 향기를 경험할 수 없으므로 향기와 일치하는 디저트 등을 영상으로 과장해 보여주며, 보는 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구어망드’는 달콤하고 먹음직스러운 디저트 향을 특징으로 하는 향수 계열로 바닐라, 피스타치오, 코코넛 밀크, 브라운 슈가, 초콜릿 등에서 유래한 향이다. 먹고 싶을 만큼 달콤한 향이 특징으로 편안함을 주고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한국에 론칭한 LBTY ‘바인시프 오 드 퍼퓸’ 역시 바닐라를 중심으로 머스크, 가죽 어코드를 조합한 향으로 주목받는 중! 다소 취향을 타던 구어망드 계열 향수가 작년부터 기세가 좋다. 시장 조사 기관 FMI의 구어망드 시장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2035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은 약 4%로 예측된다. 플로럴, 시트러스, 우디 등 대중적인 향을 넘어 편안함, 정서적 만족, 향을 통한 즐거운 경험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새로운 지향성이 그 이유!

달콤함의 끝, 구어망드 향수

바닐라, 코코넛 파우더 등 달콤한 노트가 기분을 고조시키는 향수 5가지.

1. MATIERE PREMIERE 바닐라 파우더 엑스트레 드 퍼퓸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앱솔루트를 중심으로 통카빈 앱솔루트, 코코넛 파우더 그리고 머스크가 어우러지며 달달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향을 완성한다. 50ml, 59만원.
2. GUCCI BEAUTY 일랑 암브라토 오 드 퍼퓸 크리미한 일랑일랑 하트 에센스, 구어망드 노트의 통카빈을 시작으로 스파이시한 토바코 어코드를 더해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향을 전한다. 100ml, 51만2천원.
3. JIMMY CHOO 아이 원추 위드 러브 장미, 프리지어가 향의 시작을 열고 진한 바닐라, 샌들우드 그리고 머스크가 크리미하고 달콤한 향을 남긴다. 100ml, 14만2천원.
4. MEMO PARIS 캡 카마라 오 드 퍼퓸 바닐라 앱솔루트, 일랑일랑과 아리미스 에센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부드럽고 달콤한 향. 이 위로 샌들우드, 파촐리를 조합해 깊이를 더했다. 75ml, 42만원.
5. BURBERRY 허 퍼퓸 은은하고 달콤한 체리 노트로 시작해 휘핑크림 어코드, 바닐라 앱솔루트가 따스하고 농밀한 향을 완성하는 구어망드 향수. 100ml, 29만9천원.

블랙 레더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더 깊고 강렬하게

최근 향수 시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기존의 향을 더 깊은 농도로 재해석한 ‘인텐스’ 버전이 출시된다는 거다. 오 드 퍼퓸을 기준으로 부향률이 약 15~20%였다면, 향료의 농도나 베이스 노트를 강화해 부향률을 약 20~30%로 높인 것. 인텐스 버전의 매력은 단순히 ‘지속력’에 있지 않다. “인텐스 라인은 단순히 향수의 농도만 높인 게 아니라, 향의 구조를 더욱 깊고 농밀하게 확장해 각 향수가 가진 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린, 재해석 버전입니다. 원작에 사용된 최고급 원료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거나, 약간의 변주를 더하는 결과 완전히 새로운 구성의 향이 탄생할 수도 있어요. 지속 시간도 높이고 존재감도 더욱 확실하게 하는 거죠. 기존의 정체성은 유지한 채로요!” 엑스니힐로 교육팀의 설명이다. 최근 출시한 엑스니힐로의 베스트셀러 ‘블루 탈리스만 오 드 퍼퓸’의 인텐스 버전인 ‘블루 탈리스만 엑스트레 드 퍼퓸’ 역시 기존 향수에 비해 한층 풍부하고 묵직한 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참고 서적 | <향수 수집가의 향조 노트>(ISP 씀, 파이퍼프레스 펴냄), <향수 A to Z>(콜렉티프 네 씀, 미술문화 펴냄)

포토그래퍼
신선혜
댄서
김재진, 함승수
스타일리스트
박정용
헤어
임안나
메이크업
정수연
네일
임미성
어시스턴트
엄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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