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감흥이 없는 당신에게
어느 순간부터 설레는 일 자체가 사라진 것 같나요? 너무 익숙한 하루에 오래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점검해 볼 때입니다.
감각이 무뎌졌다는 증거

인생이 재미없어지면 “내가 너무 게을러졌나?”, “열정이 사라진 건가?” 같은 자책이 불쑥 찾아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인생 ‘노잼’ 시기의 원인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거든요. 사람의 뇌는 반복에 빠르게 적응합니다. 처음엔 즐거웠던 일도 자주 하다 보면 별것 아닌것처럼 느껴지고, 그 자극에 대한 반응도 줄어들게 되죠. 매일 마주하는 출근길 풍경, 늘 먹는 점심 메뉴, 비슷한 사람들과의 대화, 익숙한 콘텐츠 취향까지. 삶이 지루해진 게 아니라, 내 감각이 모든 자극에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감각을 무디게 만드니까요.
인생 리셋 말고, 감각 리셋부터

이럴 때 사람들은 퇴사를 꿈꾸거나, 여행을 가거나, 인생을 확 바꿔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낍니다. 하지만 인생을 재밌게 살기 위해, 꼭 거창한 방법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출근길을 바꿔보는 것, 늘 듣던 플레이리스트 대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보는 것, 처음 가본 동네에서 카페 탐방을 해보는 것도 충분한 자극이 되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뇌는 이런 사소한 변화에도 꽤 민감하게 반응하거든요. 새로운 환경을 능동적으로 탐색했을 때 기억과 인지 반응이 더 활성화된다는 연구도 있고요(Lorents et al., 2023).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삶이 아니라, 감각을 깨우는 태도의 전환입니다.
가장 큰 자극, 사람을 달리하기

환경만큼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게 관계입니다. 주말마다 같은 친구를 만나, 비슷한 장소에서, 뻔한 대화 주제를 나눈다면 더욱 그렇죠. 편한 건 좋지만, 그만큼 새로운 자극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니까요. 이럴 땐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삶의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뇌는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받거든요. 관계에서 오는 자극이 인지적 유연성과 정서적 활력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Han et al., 2022).
완전히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란 뜻은 아닙니다. 쉽게 신청할 수 있는 소모임을 통해 나와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과 대화해 보거나, 연락이 뜸했던 지인에게 오랜만에 연락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혹은, 어떤 사람도 동행하지 않고 혼자서 전시나 강연에 방문해 보는 것도 좋죠. 친밀한 관계가 주지 못하는 ‘낯선’ 감각이 분명 기분 좋은 리프레시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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