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무나 만나봐”가 오히려 연애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

최수

아무나가 쉬운 줄 알아?

연애가 안 풀릴 때 가장 쉽게 나오는 조언이 있죠. “일단 아무나 만나봐.” 경험이 쌓이면 자연히 답이 보인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생각보다 다른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의미 없는 만남은 기준을 망치니까

@birtahlin

만남이 쌓일수록 연애 노하우가 생길 것 같지만, 방향 없이 반복되는 데이트는 오히려 기준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크게 끌리지 않는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다보면, 기준점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거든요. 처음에는 “이건 정말 안돼”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 정도는 괜찮나?” 싶은 마음으로 바뀌고, 결국 스스로 세웠던 기준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변화는 의식적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반복된 타협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죠. 결국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맞는지를 고르기보다, 그때그때 ‘덜 불편한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것, 정말 당신이 원하는 일이었을까요?

좋은 사람을 만나도 감흥이 없으니까

@conchadelimamayer

아무나 만나보라는 조언은 시작을 쉽게 만들지만, 그만큼 관계의 끝도 자주 마주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연애 감정이 조금씩 둔해진다는 거죠. 처음엔 작은 이벤트에도 두근거리던 마음이, 비슷한 만남과 그저 그런 대화를 반복하면서 점점 무뎌지게 되는 것처럼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크게 기대되지 않고, 데이트에서 오는 감동과 여운도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 상태가 이어지면, 좋은 사람을 만나도 눈치채지 못할 확률이 크다는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던 연애 세포도 죽고, 사람에 대한 감도 잃어버렸으니, 어떤 만남을 이어가도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죠. 따라서 내 기준에 맞는 사람이 누구인지, 나에게 좋은 상대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에 대한 확신도 잃어버리니까

@englalof

의미 없는 만남을 반복하다보면, 말이 짧아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처음엔 상대와 솔직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려 했다면,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는 겉도는 이야기만 하게 되죠. 취미나 일상 정도로만 자신을 소개하고,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나 중요한 가치관은 뒤로 미루게 됩니다. 어짜피 관계가 깊어지지 않을거라 예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좋은 관계를 만들 기회가 와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게 될 확률도 높고요. 관계가 진전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선을 긋는 습관이 몸에 배는 것입니다.

@birtahlin

어쩌면 연애는 많이 해본다고 쉬워지는 일이 아닙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맹목적 만남은 사람의 기준을 흐리고, 감정을 무디게 하며, 관계를 얕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당신에겐 필요한 건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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