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라면요?
침대에 나란히 누웠는데, 옆 사람은 5분 만에 고른 숨을 쉽니다. 반면 나는 한참을 뒤척이죠. ‘왜 나만 이렇게 잠이 안 오지? 고요한 이 시간이 좋기도 해. 더 놀다 자야지.’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호르몬과 면역, 대사와 직결되는 생리적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기본 시스템에서 이미 성별 차이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여성의 수면 질은 남성보다 더 낮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수면 시간이 약간 더 긴 편입니다. 하지만 수면의 질을 묻는 지표에서는 불면 증상, 잦은 각성, 수면 중 뒤척임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보고합니다. 실제로 불면증 유병률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1.5~2배 높게 나타나고요. 여성은 깊은 수면(서파수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임에도, 주관적 만족도는 낮습니다. 쉽게 말해 ‘분명 잤는데, 잔 것 같지 않은’ 상태를 더 자주 경험한다는 뜻이죠. 그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밤에도 열일하는 호르몬

여성의 수면을 이해하려면 호르몬 변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월경 주기, 임신, 출산, 폐경 등 생애 전반에 걸친 호르몬 변동이 수면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생리 직전인 황체기에는 프로게스테론 상승과 함께 체온이 올라가는데, 체온이 내려가야 깊은 수면으로 진입하기 쉬운 인체 특성상 이 시기에는 잠들기 어렵고 중간 각성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 생리 직전에는 세로토닌 변동과 함께 기분 저하, 불안, 통증이 동반되며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죠.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차이가 확인됩니다. 불안장애와 우울증은 여성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이는 수면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여성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반추 경향, 즉 생각을 반복적으로 곱씹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 하루 일을 복기하고, 관계의 맥락을 분석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이 각성 상태가 길어집니다.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수면 잠복기, 즉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결과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니 잠이 안 올 때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내 몸의 리듬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월경 주기를 기준으로 수면 컨디션을 기록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정 시기에 유독 잠이 얕아진다면, 카페인 섭취 시간 조절이나 운동 강도 조정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의지로 해결해볼 수 있는 체온 관리입니다. 잠들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샤워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이후 체온 하강을 유도합니다. 이는 깊은 수면 진입을 돕습니다. 마지막으로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것. 불안을 유발하는 뉴스나 업무 메시지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수면 잠복기를 늘리니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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