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와 망명이라는 공통 분모를 두고 시공간을 초월한 두 작가가 화이트 큐브에서 만났다. 글로벌 아티스틱 디렉터 수잔 메이가 말하는 이번 전시의 결정적 이 장면.

“화이트 큐브는 서로 다른 역사적 혹은 지리적 맥락에 놓인 작가들의 대화를 형성하는 것에 늘 관심을 가져왔다. 이러한 연결은 종종 면밀한 관찰과 사유를 통해서 비로소 드러나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에텔 아드난과 이성자의 전시가 그러하다. 그중에서도 나란히 놓인 에텔 아드난의 ‘Untitled’와 이성자의 ‘The Flute of Pan’은 하나의 풍경처럼 자리한다. 이는 이주와 망명의 경험 속에서 추상이라는 조형 언어와 우주 및 기하학에 대한 사유를 공유해 온 두 작가의 예술적 실천이 하나의 대화처럼 엮이는 지점이다. 병렬해 놓은 이들의 작업은 시공간을 초월한 예술적 공명을 선사한다.”
– 수잔 메이(화이트 큐브 글로벌 아티스틱 디렉터)
지금 화이트 큐브에 펼쳐진 것은 레바논 출신 작가 에텔 아드난과 재불 1세대 추상화가 이성자의 2인전 <태양을 만나다>이다. 전시 제목은 에텔 아드난이 1968년 발표한 시에서 따온 것으로,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의 죽음을 기리는 내용은 우주적 세계관을 회화로 확장해 온 이성자의 작업과도 맞닿는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서로 다른 나라에서 독자적 예술 언어를 구축해 온 이들의 작업 세계를 절묘하게 엮어낸다. 회화, 태피스트리, 판화 작업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태양과 달, 지구 등 두 작가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주요 모티프들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 전시는 3/7까지 이어진다.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화이트 큐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