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여정
패션 브랜드의 수장이자 ‘인문학적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는 철학자, 브루넬로 쿠치넬리. 그의 삶을 담은 필름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 순간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이전에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솔로메오 마을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곳에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상상과 함께, 브랜드의 창립자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삶에 경외감이 몽글몽글 솟았던 기억. 그의 삶이 언젠가 꼭 한 편의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품은 것도 같다. 그 바람을 나 아닌 다른 이들도 품은 걸까? 지난 12월 4일 예술과 영화의 본고장 이탈리아 로마에서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가 막을 올렸다. 세계 영화사에 남은 전설적인 작품들이 탄생한 영화 스튜디오 치네치타(Cinecitta)에서. 이탈리아 문화와 예술의 산실인 이곳은 수많은 거장이 꿈을 펼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곳에 새롭게 문을 연 테아트로 22(Teatro 22). 이번 상영회는 이 공간의 완공을 기념하는 첫 공식 행사로, 영화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위해 하우스는 전 세계 언론과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그의 가족과 친구들을 로마로 불러 모았다.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는 <시네마 천국>의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 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작곡가 니콜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두 거장의 시선과 감성이 만나, 일과 철학의 세계를 하나로 결합한 인본주의 기업가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삶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작품은 그가 ‘인문학적 자본주의’와 ‘인간 지속 가능성’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어떻게 조형해왔는지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지역의 작은 마을인 솔로메오.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고된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인간의 도덕적, 경제적 존엄을 유지하는 노동에 대한 꿈을 품게 되었다. 그 신념은 훗날 솔로메오 마을의 재생으로 이어지고,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패션계에 당도하기까지의 서사로 확장된다. 영화는 아카이브 영상, 주변 인물들의 증언, 그의 내밀한 회고, 그리고 실제와 상상의 장면을 교차시키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작가 노트에도 나와 있듯, 다큐멘터리도 극영화도, 광고도 아닌 실험 영화에 속한다는 점이다. 사실을 나열하는 방식 대신 다큐멘터리적 연출과 극영화적 연출을 입체적으로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현실과 연출의 경계에서 묘사되는 쿠치넬리는, 겸허한 출발점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었음에도 인간의 존엄과 아름다움, 사회적 정의라는 가치를 끝까지 지키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솔로메오 마을을 인간의 존엄과 미학이 공존하는 공동체로 재구성하며, 인문학적 자본주의가 실현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영화는 마지막에 도달해, 용기를 내어 이룬 꿈이야말로 결국 인간의 운명을 이끄는 진정한 힘임을 깨닫게 한다. 쿠치넬리는 말한다. “이 다큐멘터리에 담긴 이야기는 결국 끈기와 열정의 서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모든 젊은이들에게 바칩니다. 그들이 언제나 자신의 ‘아름다움의 꿈’을 두려움 없이 가꾸어나가길!”


상영이 끝난 후, 감독인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브루넬로 쿠치넬리, 작곡가 니콜라 피오바니는 관객과 함께 다큐멘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치네치타가 보유한 대규모 고대 로마 세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펼쳐진 디너는 그야말로 공간에 있는 모두를 압도했다. 공화정 시대 로마의 포럼을 정교하게 재현한 세트는 시간 너머의 세계로 이끄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고, 1만 권 이상의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를 재현한 공간은 영화 속 장면에 들어온 듯한 깊은 몰입감을 안겼다. 장소와 이야기, 연출과 서사가 치밀하게 엮인 이번 행사는 끝까지 완성도 높은 흐름으로 마무리됐다. 이 여정을 선물해준 브루넬로 쿠치넬리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인간과 삶의 존엄성에 중심을 둔 그의 인도주의적인 행보에 조용한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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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BRUNELLO CUCINELLI, FOTO DI STEFANO SCHIRATO(FIL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