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쉬운 겨울 새깅 룩
추위가 새깅을 막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낮은 허리선만큼은 끝내 포기할 수 없죠. 요즘 패셔니스타들은 바지를 겹쳐 입을 수 있는 겨울을 십분 활용해 새깅을 훨씬 영리하고 위트 있게 즐깁니다. 퍼 재킷 아래 느슨하게 흘러내린 로우 라이즈 팬츠부터, 스웻팬츠를 레이어드해 힘을 뺀 연출까지. 겨울은 오히려 새깅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최고의 계절이죠.

지난 12월 16일 공개된 로살리아의 신곡 ‘La Perla’ 뮤직비디오에서 로살리아는 메탈릭한 이너웨어 위에 크롭 후드 집업을 걸치고, 로우 라이즈 팬츠를 내려 입은 새깅 룩을 선보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스타일이 화려한 무대 의상이 아니라, 트레이닝 셋업을 연상시키는 편안한 데일리 웨어 조합이라는 것. 새깅이 부담스럽다면 로살리아처럼 힘을 뺀 아이템으로 허리선을 자연스럽게 강조하고, 아우터로 슬쩍 가려주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죠.

퍼, 니트, 패딩처럼 볼륨과 텍스처가 강한 아이템을 매치하면 겨울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새깅의 개성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이때 속옷을 셋업으로 매치하되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택하니 노출에 대한 부담이 줄고 룩의 완성도도 높아 보이죠.

단정한 상의와의 조합 역시 겨울 새깅을 세련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 헤이즈는 니트 카디건에 체크 패턴이 겹쳐진 듯한 새깅 팬츠를 매치했는데요. 허리선을 낮춘 대신 상의는 크롭으로 정리해 비율을 살리고, 안경과 백팩 같은 액세서리를 더해 지적인 분위기를 강조했죠. 새깅이 과감해야만 성립된다는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레이어드가 자유로운 계절인 만큼 선택지는 더 넓어졌습니다.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속옷이 훤히 보일 정도로 내려 입는 것이 새깅의 전형이었다면, 이제는 트랙 팬츠를 여러 겹 겹쳐 입거나 이너 팬츠를 전략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죠. 바지를 더 내리기보다는 레이어드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도 팁.

얇은 티셔츠 하나로 승부를 보던 계절과 달리 상의에 볼륨이 더해지는 겨울에는 하의와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내려 입은 데님 팬츠 사이로 체크 패턴 이너를 살짝 드러내고 투박한 워크 부츠와 니트, 그리고 가죽 백을 더해 캐주얼하면서도 클래식한 무드를 동시에 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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