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만의 궤도를 그려가는 다섯 명의 얼굴, 올데이 프로젝트

김신, 권은경, 전여울

LOOK AT US

데뷔 반년 만에 올데이 프로젝트가 이룬 변화는 분명하다. K팝 신의 익숙한 공식을 비껴나 등장한 다섯 얼굴은 주저 없이 페달을 밟으며 자신들만의 궤도를 만들고 있다. 지금, 시간은 이들 쪽으로 향하는 중이다.

TARZZAN

옐로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손 팔목에 겹쳐 착용한 핑크 골드,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새끼손가락에 겹쳐 낀 핑크 골드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케이프와 팬츠, 슈즈는 Rick Owens 제품.

<W Korea> 저는 사실 타잔의 부모님을 먼저 인터뷰해보고 싶어요. 파파존스와 맘스터치께 ‘태교는 어떻게 하셨나요?’ 같은 질문을 하면서요.
타잔 저도 엄마 아빠가 여기 같이 계셨으면 좋겠어요(웃음).

2025년 6월 데뷔 후 처음 시상식 시즌을 맞는 느낌은 어때요? 스펙터클한 스타디움 규모나 에너지도 대단하고, 한 해를 결산한다는 특별함이 있는 무대잖아요.
늘 꿈꾸면서 이미지 트레이닝해왔거든요. 제가 수많은 관중으로 둘러싸인 한 가운데 있는 모습을요. 그래선지 마냥 긴장하거나 신기해하기보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즐기는 감은 있어요. 상상으로만 그리던 모습이 현실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아주 뜻깊고요. 저는 현대무용을 전공했기 때문에 무대에 설 때면 늘 관객석이 조용했어요. 공연 중에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게 공연 에티켓이다 보니, 공연이 끝나야 박수 소리 정도만 나왔고요. 저에게는 무대의 그런 차이에서 오는 신선한 재미도 있어요.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예상한 것과 다른 부분이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나요?
그런 게 꽤 있는데요. ‘이렇게 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것이 아주 많았어요. 적응 과정이 신기했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직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로 데뷔한 것 같아요. 요즘에야 느끼게 된 것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점이에요. 데뷔 초엔 바빠서 정신이 없다가 이제 조금씩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보이는 데서, 그리고 안 보이는 데서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요.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와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검정 재킷과 안에 입은 셔츠는 Dris Van Noten 제품.

저는 12월 8일에 나온 EP <Allday Project>의 수록곡에서 타잔의 솔로(‘Medusa’)가 있다는 점부터 먼저 보였어요. 처음으로 솔로 트랙을 내는 주인공이 멤버 중 타잔이네요.
저희가 작업을 틈날 때마다 조금씩 해두는 편이거든요. 멤버들의 여러 작업물을 두고 모여서 다 같이 결정한 트랙이에요. 가장 완성에 가까운 트랙이 뭐가 있을지, 그리고 ‘Famous’나 ‘Wicked’의 느낌과 어느정도 연결감 있는 트랙은 뭘지 의논하면서요. ‘Medusa’는 ‘Wicked’의 영서 파트 중 ‘See Me, Medusa’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에요. 우리를 알린 음악과 연결고리가 있으면 대중과 소통거리도 생기잖아요. 장르적으로도 올데이 프로젝트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치명적인 메두사와 타잔. 어울리는 조합이죠?
네(웃음). 신화에서 메두사는 원래 엄청난 미녀였다가, 마주치면 돌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되잖아요. 남자를 메두사에 비유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그래서 재밌는 시도라고 생각했어요. 저를 소개할 때 ‘프리티 보이, 팀에서 가장 예쁜 타잔입니다’라고 하니까, 그런 연결감도 있고요.

첫 솔로 트랙인 만큼 음악적으로도 즐거운 고민이 많았을 듯해요. 타잔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하드 드라이브엔 앞으로 선보이고 싶은 게 많이 있거든요. ‘Medusa’는 그 시작으로서 첫 단추를 꿰는 역할, 인트로라고 할 수 있어요. 타잔이라는 사람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자랐는지, 어떤 사운드와 느낌을 내고 싶은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가고 싶은지를 맛보기로 살짝 보여준 셈이에요.

더블 타이틀곡인 ‘One More Time’은 11월에 먼저 공개되었죠. 또 다른 타이틀곡 ‘Look at Me’까지, 데모들을 들었을 때는 첫인상이 어땠어요?
처음 들을 때는 편곡이 다 안 된 상태라 조금은 겁이 났어요. 들으면서 제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았어요. 저는 느릿느릿한 랩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거든요. 평소 즐기는 장르와도 다르고, 저에겐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내 장점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 ‘Famous’나 ‘Wicked’ 때 느낌을 이어가는 게 맞을지, 새로움을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어요. 작업을 하다 보니 결국에는 ‘나’로 끝나더라고요. 하고 싶은 거, 보여주고 싶은 모습, 그런 것들이 그냥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 자연스러움이 가장 저다운 거라는 점을 저도 이번에 배우게 됐어요.

옐로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핑크 골드,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왼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은 모두 Cartier 제품.
팬츠와 케이프는 Rick Owens 제품.

고백하자면, 저는 타잔 씨가 모델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좀 뒤늦게 안 경우예요. 그리고 올데이 프로젝트의 타잔보다 무용하는 이채원의 모습을 영상으로 먼저 접했죠. 현대무용, 모델, 퍼포먼스를 하는 뮤지션 사이에는 ‘몸’을 사용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습니다.
모두 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죠. 그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거고요. 무용을 할 때는 몸을 움직여서 춤으로 표현할 줄만 알았다면, 모델을 하면서 옷으로 저를 표현하는 법을 배웠어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경험도 배움이었고요. 이제는 소리를 더해 어떻게 하면 저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알아가는 중이에요. 점점 종합적인 과정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현대무용을 전공했다는, 그것도 탁월한 무용수였다는 이력 때문에 뮤지션과 무용수의 차이나 전환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으셨죠. 저는 타잔 씨가 춤에 집중할 때 타잔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요. 푹 빠져들어 춤출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설명할 수 있나요?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워요. 정말 제 느낌으로만 알 수 있는 거라서. 무용을 할 때는 해방되는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둬지는 느낌도 받곤 했어요.

아이러니하네요. 가둬지는 느낌은 왜 생긴 걸까요?
아이러니 하죠. 제 팔은 두 개고, 다리도 두 개잖아요. ‘만약 팔이 세 개 라면 어떨까? 그럼 얼마나, 어떻게 더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인간의 욕심이 끝없다고 하잖아요. 무언가를 계속 더 원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 ‘무대를 잘했다’고 여긴 적은 있어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크게 만족한 기억은 없는 듯해요. 늘 어디 한 군데는 부족한 것 같은 마음이 있고, ‘나 더 잘할 수 있었는데’에 가까웠어요.

예체능 전공자들에겐 일정 수준에 이른 후 일종의 초월감을 느끼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사람일 수록 더 자기 극복을 하고 싶어질 테죠. 도달할 수 있는 끝이 라는 게 어디일까, 과연 그런 게 있을까 싶고요.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없는데, 그냥 제 성격상 만족을 잘 못하는 거죠.

그와 별개로 어느 시점에는 무용수로서 자신이 톱 수준에 든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래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힘들었어요. 더 어릴 때는 그냥 ‘형들 다 들어와, 내가 어떻게 무대를 하는지 보여줄게’ 같은 패기가 있었어요. 언젠가부터 부담이 커졌어요. 어린 나이에 제가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들로 이어지다 보니 한 걸음, 한 걸음이 되게 무거웠어요. 무대에 나가는 게. 도망치고 싶었어요, 사실.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겪게 되는, 철저히 당사자만 아는 감정일 듯합니다.
자기복제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고요. 자기가 뭘 잘하는지 알면 거기서 완전히 자유롭게 빠져나오기가 어렵거든요. 내가 나를 카피하는 것 같을 때도 있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데 박수 받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중학생 때 무용을 시작했으면 전공자로서 스타트가 늦은 편인데, 워낙 춤이 좋아서 의심 없이 그 길을 갈 수 있었나요?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분에 꾸준히 할 수 있었어요. 한국인 최초로 앨빈 에일리 무용단의 세컨드 컴퍼니에 들어가신 분이거든요. 본인이 못다 이룬 꿈을 제가 이루길 바라셨어요. 자동적으로 제 목표는 ‘앨빈 에일리 무용단 퍼스트 컴퍼니에 들어가기’가 되었고요. 그리고 대회에 나가서는 앨빈 에일리 무용단에서 스콜라십도 받았는데… 힙합이 그걸 막은 셈이죠. 다 접고 ‘나 힙합 할래’ 하면서 무용을 그만뒀습니다. 선생님하고는 이제 친한 형 같은 사이예요.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과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중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스터드 장식 가죽 재킷은 Amiri 제품.

모델 생활을 시작할 때는 어떤 마음이었죠?
제 키가 179cm인데요. 모델 하기엔 키도 작고, 자꾸 ‘안 되겠다’ 같은 말을 들으니 오기가 생긴 것 같아요. 깨부수고 싶었어요. 깨부순 아이코닉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타잔은 결국 좀 깨부쉈나요?
제 입으로 이런 말 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저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거든요. 예를 들면 키가 작다고 해서 ‘나는 안 돼’ 하기보다는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죠.

타잔 씨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뭔가요?
제 생각에 다섯 살 정도의 꼬맹이 친구들이 가장 창의적이에요. 저도 그런 어린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요.

피터팬 같은 거요?
그렇죠. 어린이는 카펫에 공룡 그림이 있으면 정말 공룡이 걸어 다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존재잖아요. 그 모습을 진짜라고 믿기도 하면서. 그러다 사회화되고, 창의적인 발상과 먼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기도 해요. 제가 하는 노력은 최대한 어린 아이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거예요.

뮤지션으로서는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음. 저는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아요. 성장을 하면 오히려 점점 더 저를 가두는 느낌이에요. 운동선수에게는 기록이 중요하지만, 예술에는 기록도 정답도 없단 말이에요. 성장이라는 말보다는 ‘어떻게 하면 나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싶어요. 내가 어떤 영감을 받았고, 왜 이걸 해야 하며, 사람들이 왜 내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그런 본질을 더 찾아가고 싶어요. 그게 성장보다 더 중요한 가치일 것 같아요.

왼쪽 귀에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싱글 이어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검정 재킷과 안에 입은 셔츠는 Dris Van Noten 제품.

감정에 취약한 것도 어린이의 특징 중 하나죠. 가장 최근에 흘린 눈물을 혹시 기억하세요?
며칠 전에요. 할머니와 통화하다가…. 할머니가 좀 편찮으시거든요. 어른들이, 더 이상 내가 옛날에 알던 그 모습이 아니구나 싶어요. 슈퍼맨 같았던 아빠가 약해 보일 때도 있고요. 나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른다고 생각했는데. 어른들을 생각하면 유독 감정적인 순간이 많아요.

저는 그런 타잔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채원이 오늘날의 타잔이 되기까지, 세상에 정해진 룰같은 건 없다고, 깨부숴도 좋다고 일깨워준 사람이 있나요?
아무래도 ‘위인전’ 같은데요? 뭔가 새로운 걸 하려는 당사자는 늘 아픈 것 같아요. 에디슨이나 라이트 형제만 봐도 그래요. 그들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었는데 차별받은 과거가 있죠. 그런 그들이 결국 해낸다는 이야기. 뭐랄까, 어릴 적에 위인전을 읽으면서 저도 그렇게 혁명적이고 싶었어요. 늘 도전하고, 잘 굴러가다가도 판을 뒤엎는 사람이요.

타잔도 두려워하나요?
두려움, 많죠. 두려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두려웠기 때문에 더 강해졌어요.

에디터 | 권은경

ANNIE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왼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누아 워치, 검지에 낀 핑크 골드에 오닉스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소재의 더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과 약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컷아웃 디테일 톱과 팬츠는 Courreges 제품.

<W Korea> 최근 한 주 동안 어떤 날들을 보냈어요?
애니 음. 일단 대만에서 시상식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라이브 합주와 안무 연습을 마지막으로 했고. 12월 8일부터 2주간 성수동에서 올데이 프로젝트 팝업이 열리거든요. 팬들을 70명 정도 추첨해서, 앨범 발매되기 3시간 전 그분들께 처음으로 들려드리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그리고 연말 시상식 시즌이잖아요. 이런 바쁨을 처음 느껴봐요.

그 70명은 정말 행복했겠어요. 시상식처럼 큰 무대를 가수의 시점으로 경험해보니 어때요?
조금 다른 자세로 임하게 되는 건 있어요. 보통 음악 방송 사전 녹화 때처럼 저희 팬들 앞에서 공연할 때는 ‘준비한 무대를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시상식에는 다른 가수의 팬들도 계시잖아요. 그 무대가 저희의 첫인상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모든 관객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키워드를 가지고 해요. 단 몇 분이어도 저희만 즐거운 게 아니라 다 같이 즐기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거, 멋진데요? 여유가 느껴지기도 해요.
저는 아직 여유가 없어요, 사실.

애니에게 여유가 없어요? 제가 본 무대들이 있는데….
없어요, 저. 멤버들이 너무나 잘하는 친구들이라 제가 여유 있는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같이 무대를 만들어가는 입장으로서 편하게 해줘요. ‘안무 틀려도 된다, 뭐 어때’, ‘그냥 하자’는 분위기를 능숙한 친구들이 먼저 만들어주니까 저까지 좀 여유 있어 보이는 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왼쪽 귀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검지에 낀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저스트 앵 끌루 링,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은 모두 Cartier 제품.
홀터넥 드레스는 Oude Waag 제품.

놀랍게도 데뷔한 지 6개월밖에 안 되었어요. 드디어 실전 아티스트로 살아보니까 어때요? 할 만한가요?
당연히 힘든 점이 있고, 제가 예상 못한 어려움도 있어요. 왜, 가수나 연예인은 겉으로만 화려하게 빛나는 직업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말로만 듣던 것을 제가 이젠 직접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있으니 힘들죠. 그런데 저는 스케줄 하나하나를 소화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작업하고, 무대에 서고, 오늘처럼 촬영하는 게 행복하기도 한데, 지금 가장 좋은 건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그 느낌이에요. 비주얼팀, 매니지먼트팀, 헤어와 메이크업 스태프 등등 많은 사람들과 거의 매일 붙어 살거든요. ADP 다섯 명뿐 아니라 그 모든 사람이 단 3분의 무대를 위해서 온종일 연구하는 식이죠. 저는 그런 게 참 좋아요.

영화가 단체 작업이라면, 음악은 개인 작업의 성격이 짙다고 하잖아요. K팝을 놓고 보면 한 편의 영화 버금가는 단체 작업 수준이 맞는 것 같아요.
앨범 하나만 봐도 거기 수많은 사람들 이름이 들어가잖아요. 프로듀서 외에도 믹싱 엔지니어부터 해서 작업에 투입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특히 K팝은 ‘보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저는 자주 하거든요. 사람들이 K팝을 사랑해주실 때는 음악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뮤직비디오나 퍼포먼스 같은 시각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을 거예요. 완성도를 위해서 노력해주는 분들 없이 아티스트는 자기가 꿈꾸는 것들을 실현시키지 못해요. 모든 게 하나로 통합되어서 저희가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거죠.

EP <Allday Project>를 만드는 동안 모두가 자주 고민했던 화두는 뭔가요?
‘제일 ADP다운 게 뭘까?’ 앨범에는 보통 이음새가 있잖아요. 한 주제나 맥락으로요. ‘이 여섯 개 트랙이 과연 한 앨범에 들어가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피디님이 말씀하셨죠. 그 곡들이 다 한 앨범에 담겨도, 재킷 사진부터 모든 게 딱 선보여졌을 때 ‘말이 된다’라고 여기게끔 만드는 게 ADP만의 색깔이라고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곡을 좋아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앨범 전체를 좋아할 수도 있는, ‘그게 바로 ADP다’. 베일리랑 자주 이런말을 해요. 올데이 프로젝트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요. 저희가 추구하는 음악, 미, 멋, 삶의 방식 등등이 다 통째로 버무려진 게 올데이 프로젝트 같거든요. 팬과의 사이를 봐도 단지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컬처 속에 다 함께 존재하고 있다고 느껴요. 그런 점을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Where You At’이라는 곡에서는 ‘우리 이렇게 놀아’ 하는 20대 아이들 같죠. 그러다 ‘You and I’라는 곡에서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면도 보여요. 열심히 살 때는 열심히 잘 살고, 친구들끼리 놀 때는 즐겁게 잘 놀고, ‘우리는 이런 인생을 살고 있다’ 같은 거죠.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왼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누아 워치, 왼손 검지에 낀 핑크 골드에 오닉스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더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과 약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컷아웃 디테일 톱과 팬츠는 Courreges 제품.

저는 ‘One More Time’에서 애니 씨 보컬에 좀 놀랐어요. 랩 할 때와 목소리가 다른데, 소리 자체만 다른 게 아니라 캐릭터가 확 달라지는 느낌?
그래요? 저는 사실 노래하는 걸 더 좋아해요.

그런데 ‘Famous’에서는 그렇게 카리스마 넘치는 래퍼 모습으로 나타난 거예요?
그러게요(웃음). 제가 틈날 때 작업하는 곡이나 평상시 잘 듣는 음악을 보면 랩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에요. 앞으로 보컬적인 요소를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애니 씨에게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심어준, 최초의 씨앗이자 스파크가 튄 경험이 궁금해요. 이 모든 일의 시작점이요.
그냥 특별할 것 없이 오가닉하게 이루어진 것 같아요. TV를 보면서 ‘나 저거 너무 하고 싶다’ 생각했어요. 투애니원 선배님들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하면서 살면 행복할 것 같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죠. 마음이 커지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죽기 전에 가수라는 직업을 가져봐야겠다’ 싶은 거예요. ‘해보자’고, 그 꿈을 계속 키워간 거죠.

무언가를 하고서 처음으로 환호를 받아본 기억은요?
최초의 환호라면… 제가 중학생 때 랩하는 영상을 테디 피디님이 보고 많이 칭찬해주셨을 때가 아닐까 해요.

왜 가수여야 했을까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강렬하게 끌렸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일단 음악적인 요소에 끌린 면이 커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다고만 알았어요. 그냥 내가 음악을 하고 있고,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 같다고요. 팬들을 점점 많이 만나고 있잖아요. 만남 후에 자꾸 떠오르는 말들이 ‘애니를 보고서 나도 꿈을 다시 찾아가려 한다’ 같은 거예요. 저를 통해 잊고 있던 무언가를 찾거나 자신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들. ‘언니 따라 좋은 대학교를 목표로 공부하고 싶어졌어요’ 같은 말을 한다거나. 저는 바로 그런 순간을 원했던 것 같아요. 좋은 에너지를 주고, 누군가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 말이에요. 단순히 노래와 무대가 좋다는 점을 넘어 제 안에 그런 바람이 있었다는 걸 깨닫는 중이에요.

팬들과 그런 식으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군요. 팬과 아티스트는 서로를 비춰보게 만드는 사이 같아요.
저의 ADP적인 라이프스타일은 그런 거죠. 내가 하고 싶은 걸 꾸준하게 흔들리지 않고 하는 것. 알려진 사람으로서, 인생을 열심히 살고, 또 재밌게 사는 면모를 보여주고 나누고 싶어요. 어린 친구들도 저를 보잖아요.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왼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베누아 워치, 왼손 검지에 낀 핑크 골드에 오닉스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더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과 약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컷아웃 디테일 톱과 팬츠는 Courreges 제품.

보통의 경우, 인생의 실패나 큰 성취감을 태어나 처음으로 겪는 시기가 입시 때 같거든요. 그다음으로 직업, 결혼이나 가족 문제가 있겠고요. 애니 씨는 실패를 해본 적 있나요?
네. 미국 대학교에는 ‘얼리 디시전’과 ‘레귤러 디시전’이라는 게 있어요. 저는 얼리 디시전에 떨어져서 레귤러 디시전으로 합격한 거예요. 저도 입시의 실패를 맛봤어요.

실패와 합격 사이 시간 동안 애니 씨의 상태는 어땠어요?
넉 달 정도였는데요. 저는 일단 붙어야 하잖아요, 아이비리그. 아이비리그에 입학해야 가수 활동할 수 있다고 부모님과 약속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마음이었죠. ‘와. 이거 지금 슬퍼할 새가 없네. 어서 다음 스텝으로 가야겠다, 레귤러 디시전에서 꼭 붙을 수 있도록.’

진정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사실 되든 말든 그 길을 가보면 되는 일이겠지만, 어떤 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여요. 실패할 경우의 기회비용 같은 것도 떨칠 수가 없으니까요. 애니 씨는 그런 두려움이나 우려가 없었나요?
너무 컸죠. 그렇게까지 하겠다고 해놓고서 만약 데뷔도 못하거나, 데뷔는 했는데 잘 안 되면 어떡하나. 저도 생각을 해보긴 했어요. 그런데요, 저는 제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일단 지속해본 게 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을 것 같거든요. 두려움 때문에 아예 시작도 안 한다는 건 저한테는 말이 안 되는 일이었고요. 원하는 대로 안 된다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고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는 거죠. 제가 원래는 걱정이 진짜 많은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하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크니까 걱정도 할 수가 없었어요.

드디어 꿈을 이뤘는데, 그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네요. 애니 씨에게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보여요.
저, 진짜 잘하고 싶어요. 정말로 잘하고 싶어요. 직업 특성상 뭘 할 때마다 공개되잖아요. 그러니 잘하고 싶죠. 물론 제가 꽤 변하긴 했어요. 데뷔 초에는 ‘완벽하지 않으면 의미가 있나?’ 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컸어요. 많은 관심을 받고, 그래도 나름 성공적으로 데뷔했다고들 하는데, 왜 나는 즐기지 못하는 걸까. 그토록 원하던 데뷔를 했는데 왜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 그러는 날이 잦았죠. 저는 ‘마이크를 이렇게 들어야지’, ‘이쪽 얼굴이 더 예쁘니까 신경 써야지’ 같은 생각까지 했어요. 지금은 그런 거 조금도 신경 안 써요.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이어링,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과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검지와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핑크 골드와 화이트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 검지에 겹쳐 낀 핑크 골드와 화이트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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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을 조금은 내려놓게 되었나요? 단 몇 달 만에 해법을 찾은 거예요?
살아남기 위해서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너무 힘드니까. 제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아주 처음은 아니기도 하고, 저는 사실 마음 단단히 먹고 데뷔했거든요.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쉽지 않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아티스트로서 모든 걸 이 일에 쏟아부었다는 거, 그만큼 했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는 정도로 만족할 줄 알아요. 몇 달 전이었다면 나에게 만족 못할 무대를 했어도,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나 자신이 알고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죠. 그러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 상황이 보다 나아지는 것 같아요. 이제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이 무대를 더 즐거워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 커지더라고요. 좀 더 하루하루를 즐기게 됐어요.

한 팀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서로에 대한 존중이요. 특히 저희 팀 다섯 명은 정말 서로 달라요. 좋아하고 추구하는 것이 제각각이에요. 그렇게 모여 팀으로 움직이는 이상 존중이 필요해요. 다름을 존중함으로써 각자 더욱 빛날 수 있다고 인지하는 게 중요할 거 같고요.

한 아티스트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애니에 대해 사람들이 이것만큼은 꼭 알아줬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저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신다면 좋겠어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에디터 |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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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귀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새끼손가락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과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중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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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지난 11월 있었던 ‘MAMA 어워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어떤 경험이었나요?
영서 MAMA는 연말 시상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무대잖아요. 가수를 꿈꾸던 어렸을 때부터 1년 중 그 시기를 손꼽아 기다렸어요. 무조건 본방 사수했고요. 1년에 단 하루 그해를 빛낸 모든 가수가 한자리에 모이잖아요. 늘 TV로만 보던 무대에 제가 아티스트로 서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지금도 실감이 안 나요. 그날을 떠올리면 여전히 기분이 이상해져요.

딱 너무 좋아서 흥분이 주체가 안 되는 상태, 멤버들 얼굴에 쓰여 있던데요?
저희 다섯 명 다 무대에 서는 순간을 제일 좋아해요. 사실 그 짧은 무대 하나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정말 길잖아요. 연습하고, 기다리고, 버티는 과정이 쌓이다가 무대에 올라서는 순간 한꺼번에 터지는 게 있어요. 그건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도파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영서의 데뷔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죠. 그리고 마침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올데이 프로젝트로 데뷔했어요.
사실 제 인생에 혼성 그룹을 하게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팀의 막내이자 보컬을 중심으로 역할을 맡을 거라는 상상은 더더욱 해본 적 없고요. 한 번도 그려보지 않은 모든 모습이 지금의 올데이 프로젝트예요. 그런데 이보다 더 ‘베스트’인 선택은 없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요. 저희는 정말 운명처럼 만나야 할 사람들이었다고 느껴요.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과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핑크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저스트 앵 끌루 링, 약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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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첫 EP <Allday Project>를 처음 들었을 때, 꽤 기분 좋은 배신을 느꼈어요. 힙합을 전면에 내세운 데뷔 싱글 ‘Famous’와 달리, 이번 앨범은 저지 클럽, 하이퍼 팝, 레이지 등 비교적 낯선 장르까지 두루두루 자연스럽게 끌어안잖아요.
저 역시 장르도 색깔도 다른 여섯 트랙이 하나의 앨범으로 묶였다는 게 신기해요. 특히 제가 많이 참여한 ‘You and I’가 가장 의외였어요. ‘이걸 올데이 프로젝트가 한다고?’ 싶은 곡이었거든요. 우선 제가 먼저 보컬을 녹음하면서 작업을 시작했는데, 거기에 다른 멤버들의 랩 파트가 얹히니까 신기하게도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어딘가 ‘힙’한 결이 자연스럽게 더해지기도 했고요. ‘아, 이런 것도 우리 팀이 할 수 있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었어요.

질주하는 듯한 비트가 두드러지는 다른 수록곡들과 달리, ‘You and I’는 시작부터 몽환적인 사운드가 감싸듯 흐르죠. 유난히 영서의 보컬이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트랙이었어요.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평소에 제가 즐겨 듣던 장르라서 더 애착이 갔어요. 녹음할 때 저는 항상 톤부터 잡는 편이에요. 박자나 발음처럼 기술적으로 정리해야 할 것들을 먼저 다듬고,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때까지 재녹음, 재녹음, 재녹음의 연속이죠. 그러다 입 밖으로 가사가 편하게 나오는 순간이 오면, 그때부터 이 곡에 어떤 감정을 실을지 생각해요. ‘You and I’는 사랑에 대한 노래예요. 연인 간의 사랑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세상 전반에 느끼는 사랑까지 포함해서요, 그 감정이 부드럽게 번져 나가길 바랐어요. 듣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녹음했죠.

영서의 보컬을 좋아해요. 단단하고 밀도 높은 쫀득한 톤도 중독적이고, 소리에 강약을 주며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방식도 매력적이고요. 스스로 느끼기에 본인 보컬이 가진 가장 분명한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음색이 특이한 편인 것 같아요. 근데 제 목소리가 유별나다고만 생각했지, 그걸 장점으로 받아들이진 못했거든요. 사실 지금 회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보컬에 대한 자신감이 크지 않았어요. 가창력이나 음역처럼 눈에 보이는 기준에만 자꾸 맞추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더블랙레이블 오디션 때 이런 말을 들었어요. ‘영서 너 목소리 진짜 좋다. 네가 여기서 노래 부르면 곡이 잘 살아날 것 같아.’ 그 말을 듣고 거의 처음으로 ‘아, 내 목소리가 이렇게 들릴 수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때 그 말에 엄청난 힘을 받았어요.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중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 4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과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중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약지에 겹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더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과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더블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구조적인 재킷은 KIMHEKIM 제품

그때를 기점으로 ‘좋은 보컬’에 대한 기준도 달라졌을까요?
완전히요. 저는 이제 좋은 보컬과 나쁜 보컬을 딱 잘라 나눌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나’다운 소리를 하고 있느냐인 것 같아요. 지금 회사에서 녹음을 진행하는 방식도 그래서 너무 좋아요. 디테일한 디렉팅은 분명히 해주시지만, 그렇다고 ‘데모랑 똑같이 불러야 해’ 같은 식은 아니거든요. 일단 불러보게 하고, 그 안에서 제가 자연스럽게 원하는 스타일을 찾도록 열어줘요. 필요한 지점만 짚어주는 편이라 오히려 제가 ‘방금 괜찮았나요?’ 하고 먼저 물을 때도 많아요. 여기서는 ‘이렇게 불러서 틀렸다’가 아니라 ‘이렇게 불러도 된다’는 선택지가 존재해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되게 커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도 계속 나다운 보컬이 뭔지 찾아가는 중인데, 그게 너무 좋고 재미있어요.

연습생 기간이 길었잖아요.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영서 안에 어떤 ‘버티는 근육’이 생겼다고 느끼나요?
물론 제 곁에는 든든한 가족도 있었고, 늘 응원해주는 분도 많았어요. 그런데 결국 나를 가장 오래 사랑하고, 끝까지 응원하고, 아껴줄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어요. 사람이니까 완벽할 수 없고,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도 많잖아요. 그래도 ‘내가 제일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도 결국 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좀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나 자신을 믿고 편들어주려고 해요. 그게 이 시간을 지나오며 제가 만든 가장 중요한 근육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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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데이 프로젝트로 활동하며 스스로 달라졌다 느낀 지점이 있을까요?
원래는 제 생각이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걸 유독 어려워했어요. 그런데 지금 회사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자유롭고, 기본값이 ‘다 표현해줘, 네 생각은 뭐야?’예요. 멤버들 역시 각자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는 사람들이고요. 그런 환경에 있다 보니 예전처럼 혼자 속으로 삼키면서 끙끙 앓는 일은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대에 설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더 멋있게 해보자’가 기본 마인드예요. 마치 ‘인간 더블랙’이 된다는 느낌으로(웃음).

‘인간 더블랙’이 된다는 건 뭘까요. 평소 애정하는 ‘핑크’도 잠시 내려놓게 되는 걸까요?(웃음)
아니죠. 핑크는 줏대 있게 밀고 나가야죠(웃음). 제 핸드폰 케이스도 보세요. 핑크 대잔치잖아요. 아무리 더블랙레이블에 있어도 줏대를 굽히거나 물들지 않아요(웃음). 오히려 핑크 경쟁자가 없어서 더 좋기도 해요. 언니들은 늘 블랙 가죽 바지 같은 걸 입잖아요. 그러니까 핑크를 제가 다 차지하는 거죠.

하하. ‘핑크 권위자’ 말고, 영서가 올데이 프로젝트에서 스스로 맡고 있다고 느끼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보컬 쪽에서는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중심을 잡으려는 마음이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혼자 끌고 간다는 느낌은 전혀 아니고요. 저 역시 멤버들이 너무 필요해요. 예를 들면 노래에 애니 언니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굉장히 허전했을 것 같거든요. 한 명이라도 빠지면 그 빈자리가 바로 느껴질 정도예요.

왼쪽 귀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저스트 앵 끌루 이어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새끼손가락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과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중지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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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영서의 ‘보컬 차력 쇼’도 보고 싶어요. 온전히 영서 취향, 영서 기획, 영서 중심의 노래를 발표한다면 어떤 그림일까요?
글쎄요. 아직은 좀 먼 미래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우선은 올데이 프로젝트 안에서 이미 보여드린 모습 말고, 아직 못 보여드린 얼굴을 더 꺼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를 귀엽고 뽀짝한 이미지로 많이 떠올리다 보니 ‘언젠가 핑크핑크하게 무대 하는 것도 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요. 사실 저는 그런 무대는 잘 못해요. 아티스트 영서로서의 추구미는 그 결이 아니거든요. 무대 위에서는 오히려 조금 앙큼하고, 시크하고, 선이 분명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언젠가 제 이름을 걸고 노래를 한다면, 그런 영서를 보여주고 싶어요.

영서에 관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TMI 3가지를 알려주세요.
첫째, 최근 뜨개질에 도전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했어요(웃음). 둘째, 지금 제 핸드폰 배터리는 42%예요. 충전기를 꽂아두면 선이 거치적거려서 원래는 2%로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편이에요. 셋째, 어릴 땐 간장게장이 최애 음식일 정도로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갑각류 알러지가 생겨서 한 입도 못 먹어요. 재작년 모르고 먹었다가 목구멍까지 부었는데, 그때 느낀 슬픔이란 정말 말로 다 못해요.

언젠가 영서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저는 엔터테이너로 오래 활동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곁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이요. 그러려면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죠. 한 가지 모습에 머무르기보다는, 스스로를 계속 확장해가고 싶어요. 언젠가는 전혀 다른 장르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영화에 출연할 수도 있고, 유튜버나 MC가 될 수도 있겠죠. 최대한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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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서가 마음속에 품고 사는 단어가 있을까요?
‘감사함’.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다 너무 오래 꿈꿔왔던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제게 주어진 환경이나 사람들, 하루하루가 다 감사하게 느껴져요. 이 마음을 잃고 싶지 않아요.

마치 운명처럼 만난 올데이 프로젝트라고 했잖아요. 팀이 오래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요?
저희는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목표가 분명하고, 그 꿈을 이루고 싶다는 열정이 분명 하거든요. 사실 멤버 다섯 명 각자의 최종 목표는 조금씩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음악이라는 큰 틀 안에서는 같은 마음으로 묶여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이 타이밍에, 이런 다섯 명이 모였다는 것도 신기하고요. 베일리 언니는 미국에서, 저는 한국에서 각자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만났잖아요. 일부러 만나려 해도 만나기 어려운 조합인데, 지금은 같은 팀으로 같은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게 참 특별하게 느껴져요. 결국 오래 가는 힘은, 이 우연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인 것 같아요.

에디터 |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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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귀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이어 주얼, 왼팔 손목에 착용한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과 LOVE 브레이슬릿은 모두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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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Korea> 데뷔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우찬
압축 파일처럼 반년을 산 셈이죠. 제가 봐도 좀 신기해요.유독 슬로 모션처럼 흐른 때가 있었나요? 파리 패션위크 때가 그랬어요. 첫 유럽이기도 했고, 잊지 못할 경험이 많아요. 이상하게 이때 인간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돌이켜 봤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모멘트였어요.

우찬이 올데이 프로젝트로 데뷔하고 유독 많이 쏟아진 말이있죠. “꼬맹이였던 우찬이가 이렇게나 잘 컸네!” 2017년 초등학교 6학년 나이로 <쇼미더머니6>에 출연한 우찬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랜선 엄마’가 되어 그렇게들 뿌듯해했어요.
지금처럼 사랑받고 좋아해주시는 건 너무 오래 꿈꿔온 일이거든요? 진짜 꿈만 같아요. 그런데 마냥 행복하냐 묻는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지금의 조우찬이 되기까지 노력한 시간도, 그만큼 힘들었던 시간도 저는 다 알잖아요. 어린 나이에 상처도 많이 받아봤고요. 그래서 남들과 다른 지점도 생긴 것 같아요. 사람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잖아요. 갑자기 큰돈을 벌거나 유명세를 얻으면 자기 자신을 잃기 쉬워요. 저는 그 과정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겪어본 거죠. 일찍 경험한 만큼 소화시킬 시간도 있었고요.

이제는 그 경험이 곧 자신인 셈이네요.
그렇죠. 초등학교 6학년에 이미 큰 혼란을 겪어봤잖아요. 다듀, 지코, 딘 형들이랑있다가, 사람들 앞에서 환호를 받다가, 다음 날엔 교실에서 수학 익힘책을 푸느라 끙끙대고 있고(웃음).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일찍 고민했다 보니, 지금은 오히려 어떤 상황도 내적으로 유연하게 소화시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뮤지션의 삶은 어쩌면 영화 <트루먼 쇼>와 같잖아요. 자기 삶의 경험을 가사에 녹여내고, 또 그걸 대중이 지켜봐요. 어쨌든 뮤지션이 ‘내 것’을 잘 쌓아야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도 생기는 건데, 저는 어머니 덕분에 <쇼미더머니 6>가 끝나고 아주 적절한 때 잠시 멈춤을 할 수 있었어요. 그때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때 차근차근 쌓은 경험을 보여주고 있는 단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뒤몽 워치,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약지에 낀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과 얠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 중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베이지색 셔츠 재킷과 안에 입은 톱, 스팽글 장식 쇼츠는 Dris Van Noten 제품.

최근 12월 8일 첫 EP 가 공개됐죠. 작업 과정은 어땠어요?
유닛곡 ‘Where You At’은 완전히 제 손에서 나온 곡이에요. ‘이런 랩은 또 어때?’라는 새로운 느낌을 내는 데 집중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듣고 있을지 궁금해요. 사실 데뷔 싱글 ‘Famous’ 때는 궁금증이 좀 다른 쪽이었거든요. 그땐 ‘사람들이 커서 달라진 나를 어떻게 봐줄까’였다면 이번엔 사람들이 몰랐을 법한 제 모습을 툭 꺼내본 거죠. 작업 전에는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만들 때는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대중의 입맛을 노리고 만드는 작업도 있잖아요. ‘이런 멜로디가 잘 먹히니까 한다’ 같은 것들요.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그냥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내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그 감각대로 쓴 게 커요.

‘Where You At’은 요즘 제 퇴근 송이에요. 특히 아웃트로의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 좋아요. 이번 EP 안에서도 유독 ‘클럽뱅어’ 같은 곡이죠.
진짜 직감적으로 썼어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와서 홈 레코딩이 익숙하거든요. 항상 혼자 작업해온 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Where You At’은 마치 외국에서 작업하는 것처럼 훨씬 자유롭게 만들어본 경우예요. 프로듀서 형과 비트를 만들면서 흥얼거리다 보니 뚝딱 완성됐어요. 가사에도 “겨우 몇 잔에 벌써 취하냐”부터 “패싸움” 같은 표현이 등장하잖아요. 녹음할 때도 딱 그 ‘재수 없음’의 바이브를 장착하고 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랩할 때 톤이 다양해서 늘 고민이거든요. ‘Famous’에서는 박자를 엄청 쪼개서 빠르게 뱉었다면 ‘Where You At’에서는 요즘 시도 중인 톤을 써봤어요. 힘을 빼고 어딘가 ‘칠’한 스타일로요. 이런 느낌도 꽤 재미있더라고요.

이번 EP에 대한 피드백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과분하게도 많은 분들이 랩이 탄탄하다고 말씀해주세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가 살려야 할 장점이 무엇인지 또렷해진 느낌도 들어요. 어릴 때는 그게 되게 어려웠거든요. 저는 너무 다양한 방향으로 열려 있는 사람인 거예요. 힙합뿐 아니라 인디 음악, R&B, 팝까지 두루두루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헷갈렸죠. 그런데 요즘 피드백을 받다 보니 내가 살릴 수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선명해지더라고요.

오른쪽 귀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이어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뒤몽 워치,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과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LOVE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검정 재킷은 Mugler, 가죽 팬츠는 Deadwood 제품.

우찬이 올데이 프로젝트에서 맡고 있는 역할, 혹은 자연스럽게 맡게 된 역할이 있어요?
음악적인 부분이 가장 크죠. 요즘엔 개그 캐릭터도 좀 챙기고 있는데요(웃음). 제가 요즘 프로듀싱을 하거든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팀에 도움을 주고싶기도 해서요. 앞으로 프로듀서의 면모도 더 보여주고 싶어요. 또 저는 태생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이잖아요. 가사를 절거나 위축되면 끝인 곳에서 무대를 시작했기 때문에 라이브 무대에서 분위기를 휘어잡는 것 하나는 자신 있어요. 요즘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힘을 빼면서도 카리스마를 만들어내는 걸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마이클 잭슨처럼요. 아무것도 안 하고 무대에 그냥 서 있는데도 관객을 흥분으로 몰고 가잖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팀의 중심에 있는 멤버로서, 올데이 프로젝트의 음악적 방향에 대해 생각해둔 그림이 있을까요?
너무 있는데요. 그런데 동시에 그걸 굳이 규정하지 않는 게 저희이기도 해요. 오히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그게 다른 멤버나 팀에 클릭되는 지점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밀어보자는 쪽에 가까워요. 제 안에서 나온 거로 팀을 설득하고, 다시 팀으로 대중을 설득시키는 거죠.

<ID Schoolboy> 3부작이나 <Blank>처럼 솔로로 자기 이야기를 해오다가, 이제는 올데이 프로젝트라는 팀 안에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과거 솔로로 작업할 때와 지금 팀 안에서 작업할 때, 꺼내는 페르소나가 달라진다고 느끼나요?
안 그래도 팀으로 데뷔하기 전에 진짜 고민이 많았어요. 활동명을 바꿔야 하나, 지금까지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나. 그런데 결국 정답은 ‘있는 그대로의 조우찬’이더라고요. 그래서 인스타그램도 안 지웠고요. 데뷔하면 팔로워를 ‘0’으로 만드는 분도 많잖아요.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웃음). 내가 이만큼 컸고, 이만큼 준비해왔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식 없이 조우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하게 만들고 싶은 거죠.

왼쪽 귀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이어 주얼, 화이트 골드 소재의 저스트 앵 끌루 네크리스, 왼팔 손목에 착용한 팬더 드 까르띠에 워치, 새끼손가락에 겹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LOVE 링과 LOVE 언리미티드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검정 재킷은 Enfants Riches Deprimes, 팬츠는 Amiri 제품.

올데이 프로젝트로 데뷔하기 전인 2024년 발표한 솔로 EP <Blank>는 앨범 소개부터 ‘아직 채우지 못한 나의 빈칸’이었죠. 뮤지션으로서 정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빈칸’이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어요.
멘탈적으로 힘든 시기였어요. 당시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나와 마치 정글에 혼자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회사라는, 주변 환경이라는 안전한 울타리에서 벗어나니 마주한 건 발가벗겨진 상태의 조우찬이었어요. 그런 순간이 오면 필연적으로 생각하게 되잖아요. ‘가진 게 다 없어졌을 때 나에게 남는 건 뭘까.’ 그때 경험 때문인지, 저는 언제든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걸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늘 그 질문을 품고 살아요. 요즘도 계속 나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고요.

그건 곧 언제나 나 자신을 낭떠러지 앞에 세우는 태도일까요?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는 편이긴 해요. 그래서 가끔은 과부하가 올 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잃기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불안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그 불안을 누르기 위해 계속해서 스스로와 대화하려는 편이에요. <Blank> 역시 그 시기의 나 자신과 끝없이 대화하며 나온 결과물이에요. 수록곡 중 키드밀리 형과 함께한 ‘Rage’라는 트랙이 있는데, 제목 그대로 그때 느낀 분노를 담은 곡이에요. 어리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겨지는 순간이 많았거든요. 중학생 때 용인 수지에 살았는데, 어느 날 프로듀서 형을 만나러 홍대까지 왕복 3시간 넘게 다녀온 적이 있어요. 밤늦게까지 기다렸는데 결국 나타나지 않았고 집에 돌아와서야 ‘미안하다, 아팠다’는 문자를 받았죠. 제 눈엔 백프로 술 마신 거였지만요(웃음). 그때 느낀 억울함을 담은 곡인데, 지금 보면 얼마나 미숙해요. 그런데 그것도 다 ‘나’고, 그때만 할 수 있는 음악이었어요. 또 하나, 저를 무시했던 사람만큼 저를 도와주신 은인도 많았어요. 어쩌면 그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지금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죠.

지금은 어느덧 그 빈칸들이 채워졌다고 느껴지나요?
올데이 프로젝트로서의 우찬은 확실히 규정돼 있다고 느껴요. 누가 “요즘 뭐 해?”라고 물으면 고민 없이 “나 올데이 프로젝트 하고 있어”라고 말하거든요. 그만큼 분명해진 지점이 있어요. 다만 팀 밖에서의 조우찬은 아직도 찾는 중인 것 같아요.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 중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뒤몽 워치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베이지색 셔츠 재킷과 안에 입은 톱, 스팽글 장식 쇼츠는 Dris Van Noten 제품.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이어링, 옐로 골드 소재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 중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산토스 뒤몽 워치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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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쇼미더머니>의 새로운 시즌이 공개되죠. 그럼에도 우찬에게 붙은 ‘최연소 참가자’라는 타이틀은 쉽게 깨질 것 같지 않아요. 어린 나이의 우찬은 어떤 확신으로 그렇게 곧장 꿈에 돌진할 수 있었을까요?
저도 지금 생각하면 신기해요. 그냥 어린 나이에만 가능한 객기였던 것 같아요. 이게 독인지 약인지도 모르고 냅다 먹은 거죠. 그땐 정말 앞만 봤어요. 1차에서는 ‘목걸이만 받자’였고, 2차에서는 ‘불구덩이에만 떨어지지 말자’였어요. 물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그걸 끝까지 버텨낸 건 오로지 제 능력이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은 스스로 좀 칭찬해주고 싶어요. 그 포부나 객기, 깡은 사실 따지고 보면 그냥 가지고 태어난 거잖아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나는 하면 하는 사람이다’라는 게 있었어요. 모든 건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잖아요. 저는 마음속에서 불이 켜지면 그냥 ‘Go’를 밟는 사람 같아요.

어느덧 반년을 동고동락하고 있는 사이, 올데이 프로젝트 자랑 좀 해주세요.
그냥 올데이 프로젝트 그 자체가 자랑이죠. 저희는 저희 것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저는 여기서 자부심을 느껴요.

올데이 프로젝트는 태생부터 K팝 신에서 보기 드문 혼성 그룹인 데다, 앨범마다 장르도 달라져요. 어쩌면 이 신의 ‘룰 브레이커’ 같은 인상이 있어요. 그렇다면 시대와 국적을 떠나, 우찬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인물이 있다면요?
글쎄요. 특정 인물이 떠오르기보다, 그냥 세상이 저를 그렇게 만든 것 같아요. 누가 따로 알려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답을 하자면, 제 대답은 ‘세상’일 것 같아요.

에디터 | 전여울

BAILEY

왼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 케이스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중지에 낀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언리미티드 링,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과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은 모두 Cartier 제품.
골드 니트 드레스는 Amiri 제품.

<W Korea> 오늘 유튜브 촬영을 위해 애장품으로 가져오신 전기담요, 완전 탐났습니다.
베일리 하하. 인터넷 쇼핑 좋아해요. 최근엔 키링 카메라도 샀어요.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크기인데, 요즘 이거로 촬영하는 재미에 맛 들렸어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에서 태어났죠? 그곳에서 보내는 겨울은 보통 어때요?
사계절이 따뜻한 곳이에요. 크리스마스엔 무조건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요. 참, 그런데 작년 크리스마스엔 가족이 다 같이 한국에 와서 서울에서 시간을 보냈네요. 서울 시티 투어도 하면서요. 가족이 일 년에 한두 번씩 한국에 오는데, 작년은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유독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데뷔 후 6개월의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을 듯해요. 돌이키면 어떤 시간이었나요?
진짜 이상해요. 특히 요즘은 컴백 활동과 시상식 준비가 겹치면서 더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지금이 아침인지 밤인지 모를 정도로요.

지금의 삶은 과거 베일리가 상상하던 삶과 일치하나요?
백팔십도 다르죠. 아주 어린 나이부터 댄서로 활동했잖아요. 2025년쯤에도 막연히 미국에서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의 삶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인데, 그래서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예전의 한국은 방학 때 잠시 놀러 오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분명한 세컨드 홈이 됐고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가장 슬펐던 순간도 모두 한국에서 겪었어요. 여기서는 모든 게 처음이잖아요. 그래서 기쁨이든 슬픔이든 느껴지는 강도가 훨씬 커요. 말 그대로 모든 감정이 ‘익스트림’에 닿아 있는 느낌이에요.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중지에 겹쳐 낀 옐로 골드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왼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까르띠에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트리니티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시폰 블라우스와 스커트는 Oude Waag, 페도라는 Brown Hat 제품.

12월 8일 첫 EP <Allday Project>가 발매됐어요. 데모를 처음 들었을 때의 순간을 기억하나요?
지금처럼 6개 트랙으로 앨범이 완성되기까지, 정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곡을 작업했어요. 워낙 장르도 제각각이다 보니 멤버끼리도 ‘이게 과연 한 앨범으로 묶여도 되는 걸까?’라는 얘기를 했고요. 그때 저희끼리 내린 결론이 있어요. ‘이런 거야말로 올데이 프로젝트지.’ 그렇게 결론짓고 나니까 오히려 확실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밀고 나간 것 같아요.

베일리와 타잔이 함께한 유닛 트랙 ‘Hot’도 수록됐죠. 2000년대 초반 힙합 클럽에서 흘러나왔을 법한 반가운 사운드였어요.
그 곡은 아웃트로만 네댓 번은 바뀐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지금보다 훨씬 올드스쿨 느낌이 강했어요. 마이클 잭슨이나 재닛 잭슨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바이브였죠. 그대로도 충분히 좋았는데 ‘여기서 어떻게 조금만 바꾸면 더 재미있어질까’를 계속 고민하면서 손을 봤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애정하는 트랙이에요.

음악을 녹음하는 과정도 일종의 연기가 아닐까 생각해요. ‘Hot’을 녹음할 때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며 몰입했나요?
음… 색깔이 먼저 떠올랐어요. 굉장히 밝은 빛이 쏟아지는 장면이요. 패션쇼장에서 터질 것 같은 섬광, 그리고 빨간색 무드도요. 레코딩이 연기와 비슷하다는 말에 완전 공감해요. 저도 녹음할 때 항상 선글라스를 끼거든요. 녹음실 환경이 어두운데도 일부러 시야를 가려요. 그러면 마치 연기할 때처럼 어떤 몰입 상태에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가끔은 하이힐을 신고 갈 때도 있고요. 드레스업은 일단 기본이에요. 스스로 어떤 상상 속 캐릭터가 되어보는 거죠. 안무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예요. 머릿속에서 특정한 캐릭터를 잡고 시작해요. 진짜 연기에 가까워요.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롱 네크리스, 왼손 검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은 Cartier 제품.
가죽 코트와 안에 입은 슬립 드레스는 Amiri 제품.

그럼 더블 타이틀곡 ‘One More Time’의 안무는 어떤 캐릭터에서 출발했을까요?
제 머릿속에는 얼터 에고가 정말 많은데요. 그런데 창작을 시작할 때는 항상 다섯 살의 베일리에서 출발해요. 호기심이 가득하고, 때론 바보 같을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고, 그 무엇도 차별하거나 재단하지 않는 태도예요. 그렇게 시작해서 나중에 수정할 때는 이제 할매 베일리가 등장하는 거죠(웃음). 조금은 더 깐깐한 눈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거예요.

‘One More Time’에서도 그렇지만, 올데이 프로젝트의 안무는 주로 텃팅, 그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기하학적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핑거 텃팅’이 중심이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텃팅 장르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K팝 안무에서는 포인트 안무가 중요하잖아요. 텃팅은 동작이 현란한 만큼 시선을 확 잡아끄는 힘이 있죠. 또 클럽에 가면 보통 한 손에는 잔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여유롭게 바이브를 타잖아요. 그런 감각도 떠올랐어요. ‘Famous’에서는 파파라치를 피해 얼굴을 가리는 듯한 느낌으로 얼굴 바로 앞에서 손동작을 펼쳐요. 말하자면 ‘응, 굳이 나 안 봐도 돼’ 같은 느낌이죠.

베일리가 디렉팅하는 올데이 프로젝트의 퍼포먼스에는 어떤 공통된 태도나 결이 있다고 느끼나요?
저희는 음악도 그렇고 기본 태도가 늘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예요. 그래서 안무를 만들기 전에 항상 멤버들에게 먼저 물어봐요. 이번에는 뭘 해보고 싶은지, 어떤 캐릭터가 되고 싶은지요. 그런 얘기들을 하나하나 핸드폰 메모 앱에 적어둬요. ‘영서 노트’, ‘애니 노트’ 이런 식으로 카테고리도 나누고요. ‘뭐든 한다’가 저희의 기조라서 춤에 있어서도 ‘이건 절대 안 돼’ 같은 금기는 없어요. 가끔은 일부러 티피컬한 동작을 쓰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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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두 살부터 춤을 배웠죠? 거의 걸음마를 떼자마자 춤을 춘 셈이에요.
언니만 두 명 있는 집안의 막내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언니들을 따라 댄스 스튜디오에 다녔어요. 마침 다니던 스튜디오가 셋째 자녀부터는 수업료가 무료였던 것도 돌이켜보면 묘한 계기였고요. 결정적인 순간은 LA에서 인더스트리얼 힙합 클래스를 들을 때였어요. 그전까지는 발레와 재즈만 하다가 처음 접한 힙합이었는데, 가볍게 들어갔다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 이건 내가 해야 한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사실 아홉 살 때 골프와 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그땐 골프를 골랐어요. 그런데 그 LA 수업을 계기로 다시 춤으로 돌아왔죠. 지금은 춤이 곧 저고, 제가 곧 춤인 것 같아요.

걷는 동시에 춤을 춘 셈이니, 어쩌면 베일리는 보디랭기지가 더 편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네, 네, 네. 저는 슬플 때도 춤을 춰요. 왜 슬픈지 그 이유에 따라 트는 노래도 달라지고요. 어떤 날은 엄청나게 신나는 K팝을 틀어놓고 한참을 춤추면서 울어요. 저는 눈물이 많은 편이거든요. 우는 걸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고요. 어릴 때부터 말로 정리되지 않는 감정이나 상태를 춤으로 표현할 때가 많았어요. 어떤 감정이 확 올라오면 ‘으, 빨리 이걸 밖으로 꺼내야 돼!’라는 마음이 먼저 들어요. 평소에도 어색한 분위기에 있으면 갑자기 스트레칭을 하거나 몸을 풀어요.

안무가로서 이미 확고한 위치를 가진 상태에서, 올데이 프로젝트를 통해 K팝 뮤지션으로 새출발을 했잖아요. 댄서에서 뮤지션으로 창작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챌린지를 마주한 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다 챌린지였어요. 모든 게 처음이었으니까요. 일단 한국어부터가 그랬고요. 보컬 수업을 들을 때도 파파고를 돌려가며 이해했어요. 노래를 제대로 불러본 적도 없었고요. 그런데 그 과정이 ‘힘들다’기보다는 ‘새롭다’에 더 가까웠어요. 그래도 중심이 흔들릴 때는 과거의 나로 돌아가보려고 해요. 한국에 오기 전, 내가 왜 이곳에 오고 싶어 했는지를 떠올리는 거죠. 그때는 정말 간절했거든요.

왼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화이트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오른팔 손목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링은 모두 Cartier 제품.
슬립 드레스는 Amiri 제품.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꿈을 올데이 프로젝트 안에서 펼치고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댄서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K팝 안무를 만들어주는 입장이었잖아요. 의뢰를 받을 때마다 은근히 정해진 공식이 있었어요. 남자 그룹이면 무조건 멋있게, 여자 그룹이면 예쁜 느낌으로. 저는 그게 못내 아쉬웠어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내가 만약 한국에 가게 된다면 그런 구분 없이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올데이 프로젝트를 만났죠. 이 팀 안에는 정말 고정된 룰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복잡하지 않아요. 그냥 하면 돼요. 올데이 프로젝트에서는 그게 가능해요.

살면서 베일리에게 룰을 깨도 좋다고 알려준 사람이 있었나요?
저희 부모님이요. 제 MBTI가 INFJ인데, 그래서 항상 한 발 물러나서 관찰하는 타입이에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선택과 태도를 지켜보며 자랐는데, 나이가 조금 들고 나니까 그때 부모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아, 그리고 저희 할머니도 정말 멋쟁이셨어요. 집에서 늘 마이클 잭슨 음악을 틀어두셨거든요(웃음).

베일리에게 있어 ‘좋은 춤’이란 무엇일까요?
우선 1순위가 테크닉은 절대 아니에요. 솔직함과 진정성이 제일 중요해요. 진짜 버전의 나를 드러내는 게 우선이고요. 좀 못 추더라도 그 사람만의 진심, 이유가 보이면 충분해요. 제가 늘 안무를 만들 때 다섯 살의 베일리로 돌아가는 것도 바로 그 이유예요. 평소 베이킹이 취미죠? 맞아요. 으, 버터에 설탕 녹일 때 냄새 너무 좋지 않나요?(웃음) 사실 다 만들어서 맛있게 먹는 건 하나도 안 중요해요. 그 과정에서 얻는 힐링이 더 커요.

핑크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네크리스, 오른팔 손목에 겹쳐 착용한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LOVE 브레이슬릿, 옐로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중지에 겹쳐 낀 옐로 골드와 핑크 골드 소재의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왼팔 손목에 착용한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OVE 까르띠에 브레이슬릿과 옐로 골드 소재의 LOVE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검지에 낀 트리니티 링, 선글라스는 모두 Cartier 제품.
시폰 블라우스와 스커트는 Oude Waag 제품.

만약 꿈의 베이커리를 차릴 수 있다고 가정해봐요.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나요?
이름은 단순하게 제 이름을 따서 ‘B’. 서울, 캘리포니아, 파리 등등 전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는 체인점이면 좋겠네요(웃음). 시그너처 메뉴는 레드벨벳 컵케이크가 좋겠어요. 엄마가 생일이나 큰 파티가 있을 때면 늘 그걸 만드셨거든요. 무조건 음악은 크게. 조명도 무디하게 깔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베일리가 언젠가 이루고 싶은 일생일대의 ‘프로젝트’가 있다면?
음… 저는 사실 지금의 베일리가 좋아요. 항상 ‘Right Now’를 붙잡고 사는 편이에요. 멀리 미리 계획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저에게는 더 중요하거든요. 지금에 충실하다 보면, 그다음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믿어요.

에디터 |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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