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 나선 은밀한 옷들
올해 슬립 드레스의 인기에 힘입어 란제리 룩에서 출발한 부두아 룩이 2026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슬립과 캐미솔처럼 침실에서만 허락되던 아이템들이 스타일링의 변주를 거쳐 외출복으로 확장되고 있죠.

프랑스어 ‘부두아 (Boudoir)’는 원래 귀족 여성의 침실, 드레스 룸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공간에서 입던 란제리에서 영감을 받은 부두아 룩은 은밀하고 사적인 분위기를 전제로 한 스타일이죠. 최근 런웨이에서는 캐미솔, 슬립 톱, 시스루 디테일을 활용해 이 무드를 보다 현실적인 데일리 룩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눈에 띕니다.


제니와 로제 역시 부두아 룩을 즐겨 입고 하죠. 제니는 지난 10월 샤넬 쇼에서 캐미솔 톱과 슬립 스커트에 스모키한 메이크업과 내추럴한 헤어로 룩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관능적인 분위기를 쿨하게 보이도록 연출한 것이 포인트죠. 반면 로제는 생 로랑쇼에서 부드러운 슬립 점프슈트에 발랄한 포니 테일을 더해 로맨틱하고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냈어요.

부두아 룩을 리얼웨에서 활용할 때의 핵심은 란제리 아이템을 관능적으로 보이지 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슬립 톱에 루즈한 데님과 스니커즈를 매치한 노윤서처럼요.

가죽 재킷처럼 상반된 무드의 아이템을 믹스하는 것도 부두아 룩을 소화하는 영리한 방법입니다. 구조적이고 실루엣이 큰 아우터를 더하면 실키한 소재의 슬립 아이템이 지나치게 페미닌해 보이는 걸 막을 수 있죠.

슬립 드레스가 큰 사랑을 받았던 흐름에 이어 내년에는 슬립 톱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입니다. 활용도가 높고 레이어드 하기도 쉬워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부두아 룩을 즐길 수 있죠. 두아 리파처럼 볼드한 액세서리들을 과감하게 더하거나, 선글라스처럼 쿨한 아이템을 선택해 시선을 분산 시키는 것도 좋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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