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의 상징, ‘까바 백’의 기원과 비하인드 스토리

이예지

백 스토리

보테가 베네타 필름 <Craft in Motion>에서 인트레치아토 기법의 과정을 담은 장면.

베네치아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 소도시 몬테벨로 비첸티노에는 유서 깊은 18세기 빌라 슈뢰더 다 포르투(Schroeder-Da Porto)가 있다. 2013년 대대적인 개보수를 거쳐 보테가 베네타의 아틀리에로 재탄생한 이곳은 브랜드의 유명한 슬로건인 “당신의 이니셜만으로도 충분하다(When your own initials are enough)”를 건축적으로 구현한 곳이라 할 만하다. 하우스의 여러 상징적 요소가 녹아 있는 이곳은 마치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보테가 베네타의 까바 백을 연상시킨다.

보테가 베네타의 근본과도 같은 까바 백.

2001년 당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토마스 마이어가 선보이며 하우스의 대표 백으로 떠오른 직사각형 형태의 안감이 없는 까바 백은 올해 50주년을 맞은 인트레치아토 기법의 정수가 응축된 백이다. 레디투웨어, 백, 작은 가죽 액세서리 등 모든 제품군에 널리 사용되는 이 기법으로 까바 백을 완성하기까지는 걸출한 기량의 두 장인이 이틀을 꼬박 작업해야 한다. 브랜드의 근본과도 같은 까바 백은 수년에 걸쳐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확장되었고, 올해는 가장자리에 인트레치아토가 장난스럽게 풀어진 장식이 더해졌다.

까바 백 제작 공정의 처음은 작업자들이 양면 가죽 조각을 삼각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 까바 백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나무 받침대에서 가죽끈의 장력과 대각선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한 채 섬세하게 꿰매고, 잇고, 엮는 수작업 공정, 인트레치아토 기법으로 가방의 내부가 겉만큼이나 아름답게 보이도록 한다. 이 놀라운 실력의 장인들이 회사의 보물처럼 여겨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2017년 보테가 베네타 런웨이에 선 로렌 허튼.

보테가 베네타 아카이브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메릴 스트립부터 켄들 제너, 제이콥 엘로디 등 다양한 스타들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특히 1980년에 공개된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에서 정치인의 외로운 아내 역할을 맡은 배우 로렌 허튼은 영화 속에서 동명의 로렌 백을 들었다.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공이 컸던 그녀는 2017년 보테가 베네타 런웨이에 등장하기도 했다. 뉴욕 디스코 시대 사교계의 동료였던 다이애나 브릴랜드, 트루먼 카포티, 앤디 워홀 또한 매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 부티크의 단골 멤버들이었다. 특히 1975년, 앤디 워홀은 보테가 베네타를 주제로 단편영화를 감독하고 제작한 바 있는데, 이 필름은 아마도 그가 보테가 베네타의 파트너이자 미국 지사 대표인 비토리오 몰테도의 아내 로라 브라지온을 더 팩토리에 고용한 것과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다(브라지온은 보테가 베테타의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1985년부터 2001년까지 디자인 스튜디오를 이끌었다). 최근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수장이 된 루이스 트로터는 영국인으로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의 리더가 된 경우다. 그녀는 브랜드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로라 브라지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녀의 여정, 전형적인 이탈리아 여성의 자유, 뉴욕으로 이주하는 그녀의 대담하고 진취적인 삶을 상상했습니다. 그녀의 해방의 여정은 지금 저와 맞닿아 있습니다.”

브랜드 최초의 광고 비디오를 제작한 앤디 워홀.

보테가 베네타의 백은 2022년 11월부터 무상 수리와 케어 서비스를 제한 없이 지원하는 평생 보증 서비스 ‘크래프트 인증서’를 도입했다. 이는 브랜드의 제품이 지속 가능하고 다양한 세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일환이다. 이러한 장기 보존 전략을 통해 브랜드는 인트레치아토를 비롯한 다른 공예 기술을 더욱 널리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우스의 독보적인 공예 기법과 그를 사랑해 마지않는 스타들의 애정, 미래를 향해 더욱 노력하는 하우스의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Horacio Silva
사진
COURTESY OF BOTTEGA VE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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