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K는 소설이다

전여울

한국 소설이 할리우드로 건너가고 있다.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 김보영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편혜영의 <홀>이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의 러브콜을 받으며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다. 음악과 음식, 드라마에 이어 세계를 향한 다음 ‘K ’의 물결은 이제 문학이다. 지금, 한국 서사는 새로운 스크린을 향해 항해 중이다.

BTS의 ‘Dynamite’가 빌보드 1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본 때를 기억한다. 처음엔 ‘오보’인 줄 알았다. 한국 가요가 일본 오리온 차트도 아니고 빌보드에? 그건 여러모로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에서 〈기생충>으로 작품상을 받았을 땐, 누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대상으로 ‘트루먼 쇼’를 찍는 줄 알았다. 소설이었다면 말도 안 된다는 소리를 들었을 쇼를.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에 한국의 딱지치기를 전수할 땐, 학습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조금 어리둥절해하며 즐겼다. 인정한다. 솔직히, K라는 수식어가 팝에서 영화로, 드라마로 바통 터치하며 폭죽을 쏘아 올릴 줄 꿈도 꿔본 적 없다. 그래서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다음 K-컬처의 주인공은 문학’이라는 진단이 나왔을 때, 그걸 국뽕이나 희망 사항으로만 치부하지 않은 건. 그러고 1년. 그사이 정말 한국 문학은 K-컬처의 주인공이 되었나. 확실한 건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소설의 할리우드 상륙이다.

천선란의 소설 <천 개의 파랑>(허블)이 워너브라더스 픽처스와 영화화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려온 건 지난 5월이다. 판권료는 6억~7억원으로 알려졌다. <해리포터>, <듄> 등을 제작해온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인 만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면면이 화려하다. 그레타 거윅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각본 개발에 참여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로 눈도장을 찍은 셀린 송도 작업에 힘을 보탠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한 2035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경주용으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와 그의 경주마 ‘투데이’의 우정과 연대를 그렸다.

김보영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새파란상상)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가 추진 중이다. <컨택트>, <듄>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할리우드발 기사로 한때 국내 영화 커뮤니티가 한껏 달아오르기도 했는데, 이는 아쉽게도 ‘오보’로 판명났다. 그러나 <듄>과 완전히 연관성이 없는 건 아니다. <듄>의 각색가 에릭 로스가 시나리오에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기대를 사기에 충분하다. 이 소설은 광속으로 성간 여행이 가능해진 미래를 무대로 결혼을 약속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장 빠르게 할리우드에서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는 작품은 편혜영의 <홀〉(문학과 지성사)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최재원 대표와 김지운 감독, 배우 송강호가 공동 설 립한 ‘앤솔로지스튜디오’와 미국 제작사 ‘이스마일 코퍼레이션’, ‘K피리어드 미디어’ 가 협업하는 한미 합작 영화다. 합작 작품답게 영화에 참여하는 구성원도 글로벌하 다.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HBO 드라마 <시간 여행자의 아내>의 테오 제임스와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배우 정호연이 출연한다. <홀>은 교통사고 이후 아내를 잃고 불구가 된 대학교수가 어긋난 기억을 재배열해 가면서 장모에게 위협받는 과정을 그린 섬뜩한 심리 스릴러다.

얼굴 없는 작가로 알려진 돌기민 작가의 <보행 연습>은 다코타 존슨의 프로덕션에 판매돼 현재 각본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고향 행성의 침공으로 인해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무무’의 목소리를 통해 전개되는 소설로 젠더, 장애, 휴먼 등의 주제를 폭넓게 포섭하며 일찍이 눈도장을 찍었다. 한국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는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 역시 글로벌 영화 제작사 RT 피처스에 3년 전 영화화 판권이 팔렸다. 상류층 자제들의 쾌락적 범죄에 가족을 잃은 이들이 복수의 과정을 전국에 생중계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박은우 작가의 <청계산장의 재판>은 미국 유니버설TV와 계약을 맺었다. 국내 소설로는 최초로 할리우드 TV 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 소설의 동시다발적인 할리우드 상륙을 국내 출판계는 물론, 영화계도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이다. 왜, 할리우드가 한국 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가. 그 이유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은 아니어서다. 일단,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 면면을 돌아보자.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들 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공통점을 찾을 것이다. 모두 SF나 스릴러, 그러니까 장르성이 강한 소설들이다. 그러니 질문을 조금 더 좁혀서 던져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할리우드는 왜 한국의 장르 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느냐로 말이다.

먼저 한국 출판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근 5년 동안의 출판계 동향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단연 SF 소설의 대약진이다. 이전만 해도 SF는 정통 문학의 변방에 자리한 하위 문학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9년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했다. 그 중심에 김초엽이 있다. 2019년 출간된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20만 부가 판매되면서 마니아층에서만 소비되던 SF 소설을 일반 대중에까지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이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스펙트럼’은 영화 <벌새>를 만든 김보라 작가에 의해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이듬해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를 통해 각색되며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났다. 앞서 언급한 김보영의 소설이 영국 최대 출판 그룹인 하퍼콜린스와 출간 계약을 맺은 것 또한 이즈음이다. 2022년엔 정보라 작가가 SF·호러 소설집 <저주 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녀의 최신작 <너의 유토피아>는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히는 미국의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SF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한국 SF 소설의 약진은 어느 날 갑자기 천지가 개벽하듯 일어난 건 아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팬덤이 있었고, 아작이나 허블 같은 SF 전문 출판사들이 공모전 등을 통해 꾸준히 장르 소설 발굴에 힘썼다. 무엇보다, 기존 선배들과는 다른 개성을 갖춘 젊은 작가들이 자신들만의 영토를 넓히기 시작한 게 주효했다. 길벗의 정욱희 본부장 역시 이 점에 주목한다. “최근 10년 사이 젊은 작가들이 무척 다양한 실험을 했다고 보는데, 그들이 장르 소설 형식을 가져오면서 영상화에 적합한 소설이 나온 지점이 있다”고 말한다. 정 본부장이 주목한 건 한국 작가들 특유의 감수성이다. “아무리 장르 소설 형식을 가져와도, 우리 작가들이 인간과 시대에 대한 고민을 버리지 않는다는 점”을 한국 장르 소설의 특징으로 꼽았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SF 소설들은 ‘기술의 상상력’보다, 과학 기술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어떤 윤리적 갈등을 겪는지에 대한 ‘공감의 상상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전 시대 우주기술 경쟁의 영향을 받으며 탄생한 서구 SF가 ‘정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과학기술 경쟁은커녕 역사적으로 식민 경험을 지닌 한국의 SF는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한 ‘치유’와 ‘공감’에 관심이 기울어져 있다는 게 문학계의 분석이다. 그리고 이것은 할리우드가 한국 장르 소설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무엇보다 SF는 시각적 상상력을 발휘하기 좋은 장르다. ‘영화적 체험’을 경험하기에 SF만 한 게 없다. 한국 영화계에서 SF는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 있지만, 일찍이 스크린에 SF를 이식한 할리우드는 이 분야에 잔뼈가 굵다. 긴 역사만큼 대표 얼굴도 많다. 일례로 그들에겐 ET가 있고, 에이리언이 있고, 터미네이터와 아바타도 있다.

모두 독창적인 상상력과 현란한 특수효과를 통해 만들어진 영화(캐릭터)들이다. SF장르를 향한 할리우드의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일까. <천 개의 파랑>을 펴낸 허블의 김학제 편집인은 “판권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할리우드가 관심을 보인 지점 중 하나가, 독창적인 비주얼로 시각화하기 좋은 소설”이었음을 회고한다.

IP 전문 개발사의 등장도 한국 장르 소설의 영상화 흐름과 발맞추는 분위기다. ‘고즈넉이엔티’가 대표적인 예로, 앞서 언급한 <청계산장의 재판>을 출판한 회사다. 고즈넉이엔티는 기존 출판사와 달리, 처음부터 2차 저작물과 사업을 염두에 두고 도서를 출간한다. IP 개발에 특화된 장르 소설 발굴이 그들의 목표다. 이는 할리우드 입장에서도 보다 접근성 높게 검토할 수 있는 표본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출판인들은 편혜영 작가가 <홀>로 추리·스릴러·호러 작품에 수여하는 미국 셜리 잭슨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국내에선 순문학으로 평가받은 작품이 정작 해외에서는 장르 문학으로 인정받아서다. 정유정의 경우엔 오래전부터 순문학과 장르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로 사랑받았다. 그의 작품 <7년의 밤>이 일찍이 한국에서 영화화된 것도 인간의 본성을 깊게 탐구하는 서사 속에서 호흡이 빠른 스타일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편혜영과 정유정 모두 정통적인 순문학을 흡수하면서도 그 자장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해외 창작자들로 하여금 뭔가 특별하다는 인상을 심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 실제로 정유정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사건과 상황 중심의 영미식 스릴러나 무거운 북유럽식 스릴러와 다르게 죄의식과 인간 심리를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라는 점에서 해외에서 내 작품을 새롭게 보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장르 소설의 할리우드 진출은 마침 새로운 IP를 찾는 할리우드 니즈와 맞아떨어진다. 거대 자본을 들여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 입장에서, 검증된 IP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특히나 팬데믹으로 극장가가 장기 불황에 처하면서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드는 건 더 모험처럼 여겨지게 됐다. 그 결과 할리우드는 지금 IP 전쟁터다. 2024년 북미 박스오피스 10위에 오른 작품을 살펴보자. 1위는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2>다. 2위는 <데드풀과 울버린>이다. 3위 <위키드>, 4위 <모아나 2>, 5위 <슈퍼배드 4>이고 그 뒤를 <비틀쥬스 비틀쥬스>, <듄: 파트 2>, <트위스터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가 잇고 있다. 박스오피스를 이끈 10편 모두가 기존의 코믹스·모바일 캐릭터·애니메이션·소설 IP를 활용한 작품들인 셈이다.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부재한 게 문제인지, 검증된 소재에 목매는 투자자들의 소심증 때문인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물음이지만, 확실한 점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만든 작품들이 최근 흥행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눈여겨볼 건, 너무 쥐어짠 나머지 새로 파낼 만한 IP가 동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언제까지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삼촌을 리메이크로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블 영화 하나 보기 위해 예·복습을 해온 관객들의 인내심도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친숙한 걸 선호하지만 동시에 싫증도 빠르게 느끼는 관객의 변죽을 할리우드로서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일일 터다.

신선한 IP 찾기에 골몰하는 할리우드에 한국은 <기생충>, <부산행>, <오징어 게임> 등의 콘텐츠를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진 나라다. 한국을 무대로 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TV 쇼 부문 역대 뷰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치르는 광경을 목격할 줄 누가 알았겠나. 충무로도 몰랐고, 할리우드도 몰랐다. 매우 한국적인 소재의 두 작품이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깃발을 꽂은 것도 놀랍지만, 두 작품 모두 한국이 아닌 해외 자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다시 또 놀라게 된다.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미국이 가져간다’는 소리가 이래서 나왔다. 그런데 이 말을 뒤집으면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소위 말해 돈이 되는 나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IP를 찾는 그들의 눈에, 한국 출판시장에서 무서운 아이돌로 떠오르는 장르 소설이 눈에 띄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문학계의 거대한 ‘사건’이었던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우리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주독일한국문화원 이동준 문화 홍보팀장은 “2024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당시, 한강 같은 작가의 작품이 더 없냐는 해외 도서저작권사와 출판사들의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걸 ‘한강 특수’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다. 그보다는 번역 수준의 향상과 K-컬처 전반에 대한 관심 속에서 문학 역시 조명받고 있다는 게 그의 의견. “지금까지 삼성폰 쓰고 현대차 타면서도 한국산이라는 걸 모르던 사람들이 한류의 영향으로 문학, 드라마, 영화 전반에 걸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면이 있다”는 것이다. 길벗의 정욱희 본부장 또한 “원래 주목 받을 가치가 있는 책들이었는데, 한류 덕분에 ‘발견’된 것이지. 없던 게 나타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한국 내 작가들이 장르 문학을 통해 영상화로 빠르게 뻗어나가고 있는 지금, 한국 역사를 다룬 영어 소설이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영상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른 이민진의 <파친코>, 러시아 최대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 해외문학상을 받은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 SF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에 노미네이트된 이윤하 작가의 <나인폭스 갬빗>이 대표적. 이민진, 김주혜, 이윤하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잘 알려졌다시피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파친코>는 애플TV+에서 방영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 구미호 신화를 SF에 접목한 이윤하의 <나인폭스 갬빗>은 디즈니+에 영상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 역시 글로벌 OTT 플랫폼을 목표로 시리즈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제2의 파친코’로 불리는 이 작품은 1918년부터 1964년까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다. 한국적 소재로 영미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들 작품의 특징은 한국의 특수한 정서를 차용하되 보편적인 인간 이야기를 녹여 공감을 얻는 데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과 그로 인해 응축된 한의 정서가 역설적으로 한국계 창작자들에게 문학적 밑거름이자 강력한 창작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런 질문이 따를 수도 있겠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이 쓴 위의 작품들이 과연 K-문학인가? 이들 작품이 독서 서가에 꽂힌 분류는 분명 영미소설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한국인만의 정서를 담았다는 점에서 ’한국적 이야기‘로 인정하는 분위기는 있다. 마침,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은 저서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서 ‘K’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렇게 적었다.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국적이 한국이 아니어도 K의 원형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보존한 사람들을 조금 더 넓은 의미로 수용하는 것이 ‘K’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직 선례가 없는 한국 소설의 할리우드 내 영화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자못 궁금하다. 과연 할리우드 마크를 달 한국 문학의 혼문(魂門, 영혼의 문)은 어디로 이어질까.

포토그래퍼
이창민
정시우<영화 칼럼니스트>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