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날 무시한 건가?’ 상대의 말에 덜 상처받는 법

최수

내가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인지 되돌아봐야 할 때

별거 아닌 말이 유난히 마음에 맴돌 때가 있습니다. 상대는 가볍게 던진 말인데, 자려고 누웠을 때까지 머릿속 문장이 사라지지 않죠. 어쩌면 당신은 상처받았기보다, 인정받고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별거 아닌 말에 자주 상처받는다면

@eyesrodgers

많은 사람들이 상처는 ‘미움’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어떤 취급을 당했나’에서 오는 영향이 더 큽니다. 인간은 타인의 인정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성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나를 싫어하나?”라는 의심보다 “나를 별거 아닌 사람으로 본 건가?”라는 감정이 마음에 더 크게 남곤 합니다. 이 감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타인의 인정으로 나를 확인하는 경향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죠. 특히 일상적인 대화 속, 사소한 표현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린다면, 이는 내 안의 승인 욕구가 자주 자극된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상처받은 상황을 반복해서 떠올린다면

@amaliestar

상처는 말에서 시작되지만, 실제 곱씹게 되는 건 그 말을 듣던 순간의 상황과 맥락입니다. 만약 “그 말의 의미가 뭐지?” “나를 어떻게 본 거지?” 같은 질문을 스스로 계속 던진다면, 타인의 시선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일 수 있습니다. 민감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보던 크게 신경 쓰지 않거든요. 상대방을 의식하거나 말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쓰는 에너지를 되려 아까워하죠. 반대로, 맥락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기 전까지 상대의 말과 상황을 반복적으로 되뇌인다면, 인정 욕구가 일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수준일 수 있습니다.

나를 싫어할 순 있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pdm.clara

사람들은 비판보다 나를 가볍게 보는 것에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상대의 말이 내 전문성·노력·가치와 같은 중요한 부분을 건드렸을 때,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거든요. 사람의 뇌는 사회적 평가를 생존과 연결하기도 해서, 무시를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위험 신호처럼 받아들이곤 합니다. 다른 놀림은 다 웃어넘길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나를 무시하는 말은 농담으로 넘길 수 없다면, 자기 가치와 인정 욕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욕망이 자극될수록 인정 욕구는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덜 상처받고 덜 흔들리려면

@ritamontezuma

상대의 작은 말 하나에 상처받는 스스로가 힘들다면, 대화를 해석하는 방법을 조금만 바꿔보세요. 모든 말을 깊이 받아들이지 않아도 괜찮고, 애매한 표현에 구태여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흔들릴 땐, “내가 뭘 잘못했지?”보다 “지금 내가 왜 예민한 걸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상처받은 감정의 원인을 상대에게서 찾지만, 실제로는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나 자존감이 드러나는 순간일 수 있거든요. 그게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정을 추스를 수 있습니다. 덜 상처받는 법은 더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에 약한 사람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사진
각 Instagram,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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