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의 창조가 시작되는 곳

김신

자연을 닮은 공장, 시간을 품은 가방. 프라다의 창조가 시작되는 곳

포도밭 위에 세워진 프라다의 ‘발비냐 가든 팩토리’

발비냐 가든 펙토리에는 프라다와 미우미우 가죽 제품 컬렉션의 생산 및 개발 부서를 비롯해 원자재 창고, 가죽 제품 및 슈즈 컬렉션의 아카이브, 산업 서비스 관리부, 오디토리움, 기술실. 그리고 프라다 그룹의 데이터 처리 센터가 있다.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토스카나의 완만한 구릉을 바라보며 1시간여 달리면 ‘프라다 발비냐 가든 팩토리(Prada’s Valvigna Garden Factory)’가 나온다. 한때 포도밭과 올리브 농장이 자리한 땅이었으나 오랫동안 방치돼 황폐해진 농지를 프라다가 매입해 자연과 산업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되살렸다.

설계를 맡은 이는 이탈리아 현대 건축의 거장 구이도 카날리(Guido Canali). 그는 바릴라(Barilla) 그룹 본사, 가전 브랜드 스메그(Smeg) 본사, 안젤리니(Angelini) 산업 단지, 그리고 여러 박물관 리노베이션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산업 건축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인간적이어야 한다”라는 철학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프라다 발비냐 가든 팩토리는 존중과 효율성, 노동자를 위한 공간에 중점을 두는 그의 건축 철학을 가장 순수하게 구현한 프로젝트다.

건물은 언덕의 흐름을 따라 낮게 배치되고 옥상은 정원으로 덮여 멀리서 보면 대지가 하나의 초록 지형처럼 이어진다. 테라스와 쉼터가 곳곳에 놓여 채광과 통풍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실내와 실외의 경계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프라다는 자생 식물과 포도나무, 올리브나무를 다시 심어 토스카나의 경관을 복원했고, 기존 농업 지형을 해치지 않도록 산업 단지를 배치했다.

이곳에는 프라다·미우미우 가죽 제품 개발 부서, 슈즈 생산 라인, 원자재 창고, 산업 서비스 관리부, 기술실, 오디토리움, 데이터 센터 등이 모여 있다. 2016년 프라다 발비냐 가든 팩토리는 ‘브랜드 & 랜드스케이프’ 상을 수상하며 ‘자연을 보존하고 노동의 존엄을 존중하는 산업 공간’임을 인정 받았다.

또 하나의 핵심은 프라다 그룹 아카데미다. 젊은 장인들이 이곳에서 기술을 배우고, 숙련 장인의 멘토링을 거쳐 생산 라인으로 합류한다. 2024년 한 해에만 120명이 교육을 받았고, 그중 103명이 정식 채용되었다. 전통을 미래로 잇는 프라다의 시스템적 투자가 이곳에서 실현되는 중이다.

발비냐 가든 팩토리는 과거 버려진 포도밭이던 땅이 지속 가능한 산업의 모델로 변모한 상징적 공간이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복원하며, 장인의 기술을 미래 세대와 잇는 모습은 진정으로 패션 산업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곳에서 완성되는 갤러리아 백은 단순히 하나의 가방이 아니라, 시간과 노동, 그리고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결정체처럼 느껴졌다. 패션이 산업이자 예술이며 동시에 문화적 책임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가죽과 시간, 기술과 철학이 한데 모여 탄생한 갤러리아 백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의 발비냐 팩토리 내부.

발비냐 가든 팩토리 단지 깊숙한 공간, 유리 천장 너머로 스며드는 토스카나의 햇살 아래에서 프라다의 상징, ‘갤러리아 백(Galleria Bag)’이 탄생하는 순간을 목격했다. 2007년 첫선을 보인 갤러리아 백은 프라다의 정체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구현한 모델로,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하고, 구조적인 동시에 유연하다. 이번 시즌의 실루엣은 더욱 길고 부드러워졌으며, 핸들은 자연스럽게 어깨 위로 걸리고 몸에 밀착되는 형태가 즉흥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제스처를 완성한다. 사피아노 가죽은 견고하고 선명한 질감을, 소프트 그레인 가죽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전하며, 화이트, 블랙, 캐러멜을 넘어 레드와 다크 네이비 블루까지 확장된 컬러 팔레트는 시간의 변화를 말해준다. 제작 과정은 조용하지만 극도로 정밀했다. 가죽을 재단해 형태를 지탱할 심재와 맞추고, 장인의 손길로 미세한 곡선을 다듬어 본체를 세운 뒤 스티치로 구조를 완성한다. 가장 핵심적인 단계는 핸들과 본체를 연결하는 과정으로, 장력과 균형을 섬세하게 조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메탈 디테일과 엠보싱 로고가 자리 잡으면 하나의 갤러리아 백이 완성된다.

팩토리 내부에 자리한 슈즈 생산라인.
아카이브 백들이 보관된 장소.

이곳은 단순한 제조 라인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이 구현되는 현장이며, 수십 년의 기술을 지닌 장인과 이제 막 배움을 시작한 젊은 인재가 함께 시간을 쌓아 올리는 곳이다. 자연과 기술, 노동의 존엄이 한 가방 안에 응축되는 공간에서 마주한 갤러리아 백은 단순히 유행을 좇는 가방이 아니라 프라다가 지켜온 가치와 손끝의 정밀함, 그리고 발비냐 가든 팩토리가 지닌 철학이 하나로 모여 빚어낸 결정체였다. 토스카나의 햇살과 정교한 산업의 리듬, 장인 정신이 어우러져 완성된 오브제, 그것이야말로 프라다가 아이코닉을 정의하는 방식이며 패션이 산업이자 예술, 동시에 문화적 책임임을 일깨우는 순간 아닐까.

SPONSORED BY PRADA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