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우드의 서울 상륙

전여울

럭셔리 호스피탈리티의 정수로 꼽히는 로즈우드가 서울에 상륙할 예정이다

2027년 개관하는 로즈우드 서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브랜드의 상징으로 통하는 로즈우드 홍콩을 찾았다.

로즈우드 브랜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로즈우드 홍콩.
홍콩섬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그랜드 하버 코너 스위트 객실.

호텔은 인간이 만들어낸 천국이라는 말. 이 인공 낙원을 좇아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자의 버킷 리스트에서 로즈우드는 좀처럼 빠지지 않는 선택지다. 아만, 세인트 레지스, 포시즌스 등과 함께 호스피탈리티 시장의 톱 티어 하우스로 손꼽히는 이곳의 정수를 맛보려면, 2019년 개관한 로즈우드 체인의 플래그십 호텔인 ‘로즈우드 홍콩’으로 향하라 권하고 싶다. 홍콩 침사추이 해안, 반짝이는 빅토리아 독사이드에 자리한 이곳은 뉴욕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토니 치가 설계했다. 그가 품은 계획은 단순히 호텔 한 채를 짓는 것이 아니었다. 홍콩에서 가장 번화한 관광 지구 한복판에 ‘수직적 영지(Vertical Estate)’를 세우는 것, 바로 현대 도시의 밀도를 호사롭게 재구성하려는 실험이었다. 그의 말처럼, 스타 페리를 타고 호텔 맞은편 홍콩섬에 다다르면, 멀리 구룡의 아찔한 스카이라인 위로 우뚝 솟은 로즈우드의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텔에 투숙한다’는 행위에는 단순한 숙박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호텔의 경험이 주변 도시의 리듬과 맞닿을 때, 비로소 여행은 완성된다. 로즈우드가 브랜드 철학으로 ‘장소의 감각(A Sense of Place)’을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콩섬을 한눈에 조망하는 입지, 과거 불법과 혼돈의 상징이었던 구룡의 이름을 비틀어 만든 바 ‘다크사이드’, 호텔 곳곳에 놓인 홍콩의 도시 생활을 담은 스케치 등 이 모든 요소는 공간 전체에 ‘장소의 감각’을 새긴다. 특히 홍콩의 전통 찻집 문화 ‘차찬텡’을 재해석한 올데이 다이닝 ‘홀츠 카페’에서 딤섬과 완탕면, 창펀을 맛보는 순간, 그 감각은 혀끝에서도 오롯이 살아난다.

총 413개 객실은 24층부터 시작된다. 모든 객실이 빅토리아 하버를 향해 있어,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창 너머로 펼쳐지는 스카이라인은 이곳의 가장 확실한 사치다. 밤이면 불빛이 쏟아지는 불야성의 도시, 아침이면 여객선이 물결을 가르며 오가는 활기찬 풍경. 이 장면을 다시 눈에 담기 위해서라도 이곳은 충분히 재방문할 이유가 된다. 복도와 라운지, 객실을 거닐다 보면 헨리 무어와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마치 박물관에서 막 옮겨온 듯 자리를 지킨다. SNS를 뜨겁게 달군 대리석으로 도배된 욕실의 ‘인스타그래머블’한 풍경, 로로 피아나 패브릭으로 마감한 몇몇 벽 패널, 대담한 아르데코의 잔향이 공간 전체에 깃들어 있다. 그러나 로즈우드 홍콩이 단지 ‘화려하다’에 머물지 않는 건, 그 모든 호사 사이에 놓인 적절한 여백의 온도 덕분이다. 특히 각 층의 복도는 단조로운 카펫과 풍경화로 마무리된 일반적인 호텔과 다르다. 곳곳이 일종의 ‘살롱’처럼 꾸며져, 마치 취향 좋은 사교계 인사의 응접실에 들른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응접실을 가득 채운 가구와 골동품 꽃병, 1970년대 자동차 모형, 패션과 디자인 서적이 정갈히 꽂힌 캐비닛까지.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풍요로운 커뮤니티 공간. 로즈우드 홍콩의 미학은 바로 그 매끄러움의 균형에 있는 듯하다.

미쉐린 1스타를 거머쥔 레스토랑 차트.

지난 태풍 ‘라가사’가 홍콩을 관통하던 때. 일주일 가까이 꼼짝없이 호텔에 발이 묶였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매 끼니마다 향해야 할 선택지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로즈우드 홍콩에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두 곳을 포함해 총 11개의 식음 공간이 자리한다. 첫날, 피로가 가시기도 전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더 레거시 하우스’로, 호텔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미식의 심장이다. 로즈우드 그룹을 소유한 청유퉁의 유산과 그 가족의 뿌리를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순더의 전통 광둥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으깬 타로 위에 올린 바삭한 오리튀김, 말린 귤껍질이 상큼하게 씹히는 생선 수프, 닭고기를 오래 우려낸 육수에 담긴 홍콩식 우동까지 전통과 감각이 절묘하게 맞물린 요리가 차례로 이어진다. 이곳과 나란히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또 하나의 공간은 ‘차트’다. 힌디어로 ‘핥다’를 뜻하는 이름을 딴 이곳은 인도의 길거리 음식을 세련되게 끌어올린 레스토랑이다. 인도 출신 아티스트 칸디 나르심루의 시장 풍경을 묘사한 벽화 아래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인도 커리를 맛보는 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여행처럼 느껴진다. 이 외에도 애프터눈 티 명소로 소문이 자자한 ‘더 버터플라이 룸’, 스타의 거리와 인접해 현지인도 자주 찾는 캐주얼 다이닝 ‘블루 하우스’, 타파스식 가스트로 마켓을 표방한 ‘베이페어 소셜’ 등 콘셉트를 달리한 다채로운 공간들이 호텔 안에 공존한다. 푸디라면 응당 매일 이곳의 레스토랑을 하나씩 정복해가는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25m 길이의 야외 인피니티 랩 풀.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아사야 스파 바이 겔랑.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 일상에선 쏜살같이 흘러가던 시간이 비로소 ‘정박’의 리듬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유유자적 포근한 침대에 몸을 누이고, 거울처럼 닦인 대리석 로비를 미끄러지듯 걷는 시간들. 25m 길이의 인피니티 랩 풀에서 아침 수영을 즐기고, 40층 클럽 라운지 ‘매너 클럽’에서 초현실적인 일몰을 바라보며 옆자리 여행자와 커피챗을 나눈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아사야 스파 바이 겔랑’에서는 몸과 정신이 천천히 제 속도를 되찾는다. 그곳에선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대신, 삶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감각이 선명해진다. 그런데 더욱 기대되는 건, 2027년 마침내 ‘로즈우드 서울’의 개관이 예정되어 있다는 거다. 홍콩에서 맛본 이 정제된 시간의 미학이 서울에서 어떤 결로 재현될지 그날의 아침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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