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롱 코트와 절친을 이룰 ‘짧은 하의’.
롱 코트, 왜 짧은 하의와 만나야 비로소 진가를 드러낼까요? 각각 길이 대비가 주는 그 간극의 멋도 있지만, 다리가 시원하게 드러나니 룩 전체를 시크하고 쿨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짧은 하의는 코트의 실루엣을 해치지도 않으니, 코트의 라인이 길게 떨어지는 멋을 오롯이 풍길 수 있죠. 긴 코트의 기장감이 매력이라면, 짧은 하의는 그 길이를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장치인 셈이랄까요?

일자로 떨어지는 싱글 코트에 마이크로 쇼츠 조합은 이 계절에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세련된 무드를 보여줍니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브라운 부츠를 더한 것도 하의 실종 룩에 강도를 적당히 조절해주면서 다리를 더 길어보이게 만들고 얇아보이게 하는 효과를 자아내죠. 회색 비니와 틴티드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더한 것도 인상적이고요. 컬러 톤을 차분한 브라운과 레드 톤으로 통일감을 준 것도 영리합니다. 차분한 컬러를 내세우면서 과감하게 쇼츠를 입는 용기, 한번쯤은 발휘해도 좋겠죠.
롱 코트와 함께라면 아찔한 미니 드레스도 한결 마음 편히 입을 수 있습니다. 같은 톤으로 이뤄져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원톤의 매력은 차분함에서 나오는 우아함인데 엘사 호스크의 룩이 그 예시가 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회끼가 도는 토프 톤으로 맞추고, 스타킹 역시 비슷한 컬러군을 선택해 스킨 톤을 싹 덮어준 점이 특히 센스있죠. 다만 원톤에도 한 끗은 필요합니다. 같은 톤이지만 소재의 결을 모두 달리해 덩어리지는 것을 피했고, 드레스 중간에 더한 벨트가 허리선을 잡아주며 길쭉해보이는 비율을 다잡아준 것을 기억하세요.

세련을 넘어서 테토미가 가미된 스타일링을 보여준 로지의 강인한 조합은 어떨까요? 힐을 안 신었다면 빗자루가 됐을 법한 길이의 블랙 코트와 블랙 미니 스커트, 도발적인 높이의 스틸레토 힐, 그리고 화룡점정을 찍는 매시 스타킹을 더해 시크함을 제대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너를 누디한 컬러의 터틀넥으로 튀지 않게 매치한 것도 포인트겠고요. 그리고 롱 코트를 입을 땐 이렇게 이너를 다 보이도록 활짝 오픈해야 이 조합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납니다.

펄럭거리는 코트일수록 안에 짧은 하의가 언뜻언뜻 보여 더 멋있다는 사실! 길이 차이가 클수록 그 대비가 주는 재미도 크고요. 긴 옷이 주는 무게감은 그대로 두면서도 답답해보이지 않죠. 하의로 치마가 식상하다면, 위의 룩처럼 스포티한 쇼츠로 경쾌함을 뽐내봐도 되겠습니다. 포멀한 옷차림에 의외의 아이템으로 생경함을 더하면, 그게 바로 꾸안꾸 룩이 될테니까요.


롱 코트와 짧은 하의 조합 너무 쿨하고 멋있지만, 막상 당장에 입으라고 하면 망설여질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리의 8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지점일거고요. 그럴 땐 이 간격을 조절해주는 게 관건입니다. 다리를 약간 가려줄 양말이나 부츠를 더해보세요. 시크함의 지수는 살짝 낮아질테지만, 편안함을 얻을 수 있으니 그정도는 약간 내어줘도 되겠죠. 작은 요소라 롱 코트의 묵직하고 펄럭이는 실루엣을 해치지도 않으니 웨어러블하게 시도할 수 있는 디테일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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