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과 코트 자리를 대신할 올겨울 아우터, 봄버 재킷.
가을부터 제 역할을 톡톡하게 해오던 봄버 재킷, 쓰임새를 다 한 줄 알았다고요? 아닙니다. 요즘 봄버는 간절기용 포지션을 뛰어 넘었습니다. 안감 퀼팅이나 볼륨 있는 소재 덕에 보온성도 갖추어져 있어 한겨울까지도 알차게 써먹을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죠. 덩치를 키우지 않고 따뜻하게 그리고 스타일리시하게 겨울을 나는 법은 바로 봄버 재킷에 있습니다.
출근 룩으로도 손색 없죠. 정제된 색감과 실루엣만 챙긴다면요. 제아무리 짧은 기장의 봄버라도, 품위 있는 그레이 컬러를 만나니 깡총한 무드가 꽤나 조용해집니다. 차분한 회색 톤으로 중심을 잡고, 그 위에는 깊이 있는 색감의 버건디 컬러로 완급을 더해준 엘사 호스크의 센스가 돋보이네요. 덕분에 이너는 포멀한 조합이지만 세련된 느낌이랄까요?
두꺼운 코트나 패딩 대신, 봄버 재킷으로도 충분히 겨울을 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룩이네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따뜻한, 적당히 부피감 있는 실루엣이 이너로 어떤 것을 걸쳐도 태가 납니다. 다른 방한 아우터에 비해 활동적이고, 여유로워서 이너를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패션 인플루언서 린다는 이너로 셔츠와 슬립 드레스를 레이어링해주고, 종아리까지 오는 양말과 울베레로 보온을 더했습니다. 부피감은 있으나 아래로 이어지는 새틴 스커트가 꽤나 경쾌한 모양새를 만들어주기도 하네요.
단 이런 쇼트한 봄버는 한겨울이라면, 자칫 하체가 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재 선택이 중요하죠. 울 팬츠나 도톰한 재질의 슬랙스로 보온을 챙기면서 매끄럽게 떨어지는 질감이 좋습니다. 부피감이 과하지 않게, 코트보다 실용적인 조합의 예죠. 그리고 신발도 중요한데요. 상의의 부피감에 너무 집중되지 않게 발끝은 뾰족한 스틸레토로 엣지를 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봄버 재킷을 원톤이나 톤온톤으로 입는 용기를 발휘해도 좋겠군요. 카키색 봄버에 베이지과 녹색빛이 가미된 팬츠를 맞춰입는 라라의 룩처럼요. 화이트 이너와 가방을 깔맞춤해주고 포인트로 모자를 더해 재킷의 안감 컬러를 한번더 꺼내준 센스도 훌륭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아예 원톤으로 가는 것인데요. 새하얀 봄버 재킷에 팬츠를 같은 톤으로 맞추니 이 재킷의 부한 덩치가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기도 하고요. 여기에 대비감을 줄 수 있는 브라운이나 블랙 같은 컬러로 액세서리를 얹어주면 완성도 있는 미니멀 룩을 연출할 수 있겠죠.
머지 않은 겨울 봄버 룩의 이너로는 터틀넥과 티셔츠를 겹쳐 입는 방법을 추천해요. 한겨울까지 입기 위해선, 안쪽의 체온 조절이 중요하니까요. 터틀넥만 입는 것도 좋지만, 답답해보이기 쉽기 때문에 안에 얇은 티셔츠를 입고 살짝 보이게 꺼내주면 레이어링의 깊이도 생기고 보온은 더 올라가겠죠. 봄버 재킷의 밀리터리 무드도 좀더 부드러워질테고요.
그리고 겨울철 봄버 재킷 룩에서 빠질 수 없는 짝꿍이 있죠. 모두가 예상하듯이 역시 비니입니다. 봄버의 부피감을 맞춰주는 역할도 할 뿐더러 칼바람이 부는 날씨에 귀까지 추위를 완벽차단할 수 있는 알차디 알찬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특히 크게 접어 올린 도톰한 비니는 머리가 작아보이게 하는 효과까지 있으니, 추운 날일수록 챙겨야 할 이유가 충분하죠.
게다가 색 조합만 잘 골라도 다른 룩처럼 보이게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봄버 재킷을 살려주는 아이템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인지 두툼한 봄버일수록 꼭 함께 매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고요. 결국 봄버 재킷의 매력은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단단하고 묵직한 코트와 패딩 사이에서, 좀더 캐주얼하고 여유 있게, 무엇보다 트렌디한 멋을 뽐낼 수 있다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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