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레레, 골든 아워의 미학

이재은

가을의 황금빛이 시간 위에 내려앉는 순간, 블랑팡의 ‘빌레레(Villeret) 컬렉션’이 다시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낸다. 메종이 간직해온 시간의 철학을 가장 순수하게 담아낸 이 컬렉션은 따뜻한 색조와 정제된 실루엣으로 한층 세련된 우아함을 그려낸다.

이번 시즌 블랑팡은 빌레레의 세 가지 아이코닉 모델 ‘울트라 슬림’(40mm), ‘컴플리트 캘린더’(40mm), ‘우먼 데이트 문페이즈’(33.2mm)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총 16개의 신규 레퍼런스를 선보인다. 메종의 전통적 워치 미학과 기술적 혁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번 확장 버전은 블랑팡이 추구하는 우아함의 정수를 집약한 마스터피스다.

빛의 황금 비율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기존의 오팔린 다이얼에 골든 브라운 다이얼을 더해 깊이 있는 색조를 완성한다. 새틴 브러시 처리와 폴리싱 베벨 마감의 18K 골드 로마숫자 인덱스, 슬림한 야광 인서트 핸즈, 그리고 정제된 비율의 슬림 케이스는 한층 품격 있는 인상을 남긴다.

섬세한 디테일은 손끝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세라믹 디스크 위 돔형 18K 골드 문으로 표현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빛의 각도에 따라 달의 표정을 부드럽게 변화시키며 고요한 시간의 궤적을 그려낸다. 여기에 새틴 피니싱된 골드 오픈워크 로터와 코트 드 제네브 장식의 매뉴팩처 무브먼트가 더해져 장인 정신의 정점을 입증한다.

편안한 착용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슬림한 베젤과 확장된 크라운, 재설계된 러그 구조, 그리고 스트랩 퀵 체인지 시스템은 손목 위의 움직임을 더없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완성한다. 또한 브라운, 블루 그레이, 허니, 베이지 누벅 벨벳 스트랩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파티나가 생기는 바롤로 컬러 마감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 더 그윽해지는 아름다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5년 빌레레 컬렉션은 18K 레드 골드와 스테인리스 스틸 두 가지 소재로 구성되며, 총 16개의 레퍼런스로 완성됐다. 그중 일부는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로 화려함을 더했다.

정제된 미학과 기술의 정수가 맞닿는 순간, 블랑팡의 시간은 그 어떤 장식보다 깊고 고요하게 흐른다. 빛과 시간, 그리고 우아함의 조화. 그것이 새로운 빌레레가 전하는 ‘골든 아워’다.

사진
블랑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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