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의 거대한 나무처럼 줄기에서 가지를 길게 뻗어내며 진화해온 벨루티(Berluti)
올해로 창립 130주년을 맞은 이 유서 깊은 메종은 생물학적 원리인 ‘계통발생학(Phylogeny)’을 모티프로 한 2025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1895년, 알레산드로 벨루티가 파리에서 처음 선보인 옥스퍼드 슈즈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메종의 출발점이었다. ‘영혼을 지닌 슈즈’, ‘예술품의 가치를 지닌 슈즈’ 브랜드라는 찬사를 받은 벨루티는 이후 130년 동안 슈즈라는 본래의 줄기에서 출발해 가죽 제품과 레디투웨어까지 범위를 확장하며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거대한 나무로 자랐다. 벨루티의 2025 F/W 컬렉션은 ‘계통발생학(Phylogeny)’이라는 생물학의 핵심 개념을 차용해, 단순히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유산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가지를 뻗어 나가는 메종의 행보에 집중했다.
역사의 시작, 디메저 슈즈
슈즈는 벨루티의 정체성 그 자체다. 19세기 말, 당시 창의적 예술이 융성하던 파리에서 슈메이커로 경력을 시작한 벨루티의 창립자 알레산드로 벨루티는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선보인 슈즈로 유럽 상류층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열광과 찬사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그 명성에 힘입어 1895년 그는 현재 메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알레산드로(Alessandro) 레이스업 슈즈를 세상에 선보였고, 이는 벨루티라는 장대한 이야기의 첫 장이 되었다. 메종은 알레산드로를 시작으로 비스포크 슈즈 제작을 위한 디메저(Demesure)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축적해온 장인들의 탁월한 기술력과 독보적인 창의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도 새로운 모델을 계속해서 출시 중이다. 최근 벨루티의 슈즈에 새로운 가지가 뻗어 나왔는데, 바로 몽타보(Mont-Thabor) 슈즈다. 파리 몽타보 거리의 첫 번째 벨루티 부티크에 바치는 헌사이자 메종의 헤리티지를 기념해 탄생한 슈즈로 각진 실루엣과 은은한 블랙 톤이 특징이다. 벨루티 장인들은 1,000여 가지 블랙 색조를 구분하는 과정을 거쳐 퐁당(Fondant), 아틀란타이드 (Atlantide), 스카라비(Scarabée) 세 가지 블랙 컬러를 탄생시켰다. 이후 퍼레이드, 알토 모델 등이 더해졌고, 2019년에는 당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크리스 반 아쉐가 기존에 없던 모델인 스니커즈 ‘스텔라(Stellar)’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역시 전통을 계승하며 현대성을 반영한 신작 스니커즈를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건축과 실용성의 조화, 포레스티어 재킷

1947년 건축가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를 위해 맞춤 제작된 재킷에서 탄생한 포레스티어(Forestière) 재킷은 워크 재킷의 실용성과 건축적 라인의 우아함을 결합한 메종의 상징적 아이템이다. 여유로운 핏과 오피스 칼라, 자연스러운 편안함이 특징이며, 다양한 소재와 레이어링, 커스터마이징 등을 통해 다채로운 스타일 연출이 가능해 활용도가 넓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상과 무대를 넘나드는 현대적 남성을 위한 친구 같은 존재다.
여정의 동반자,페리플 백

슈즈 다음으로 메종의 중요한 가지로 자리매김한 가죽 제품. 그중 메종의 새로운 대표 라인인 페리플(Périple) 백은 일상과 여행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는 가방이다. 20년 전 처음 선보인 가방 라인인 ‘주르 라인’이 우아한 남성들의 클래식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면, 새롭게 등장한 페리플 백은 그 전통 위에 레더를 제작하는 기술력을 더해 한 단계 성장한 메종의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 풀 그레인 베네치아 소프트 레더의 내구성과 옥스퍼드 슈즈 제법에 서 착안한 어셈블리 방식은, 장인의 손길을 통해 하나의 퍼즐처럼 완성된다. 이번 출시를 시작으로 메신저백, 폰 파우치, 위켄더 트래블 백 등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4대에 걸쳐 이어온 전통과 장인 정신에 기반한 기술력과 창의성으로 유럽 상류사회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남성 명품 브랜드 벨루티. 긴 시간 동안 존 F. 케네디, 앤디 워홀, 파블로 피카소, 칼 라거펠트, 이브 생 로랑, 윈저 대공 등 세계의 정치와 패션, 예술을 이끈 수많은 유명 인사와 로열 패밀리가 아낀 브랜드 벨루티는 줄기에서 뻗은 가지가 각기 다른 잎을 틔우듯, 슈즈, 백, 의류라는 세 방면에서 새로운 진화의 역사를 쓰고 있다. 이번 컬렉션은 그 여정 속에서 ‘우아함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그 해답을 벨루티가 걸어온 발자취 속에서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