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F/W를 점령한 카고 팬츠

김현지

 2025 F/W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점령한 카고 팬츠의 변화무쌍한 매력

2026년 미리보기 

천을 겹겹이 쌓아 러플 버슬을 팬츠 양옆에 배치한 전례 없는 디자인의 카고 팬츠는 조나단 앤더슨이 디올 데뷔전을 치렀다는 사실만큼이나 큰 화제가 됐다. 여성복에서나 볼 법한 볼륨감을 대입한 실루엣 실험의 결과는 이토록 고아한 결과물을 낳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우아한 카고 팬츠 행렬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가죽 입기 

가죽 소재를 입은 카고 팬츠의 용맹함은 배가된다. 전신을 가죽 소재로 무장한 발맹, 벨티드 디테일로 긴장감을 더한 릭 오웬스 등 많은 디자이너가 다양한 시도를 펼쳤다. 유연한 소재를 선택한 루이 비통과 사카이 컬렉션은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예가 되겠다. 

음유시인 

 투박할 것만 같은 카고 팬츠에 낭만이라는 바람이 일었다. 디올, 에곤랩, Y-3, 지기 첸부터 요지 야마모토의 다소 진중한 버전까지, 카고 팬츠 특유의 여유로운 실루엣은 서정적인 서사를 써내려가기에 충분하다.

카키빛 물결 

스트리트웨어, 워크웨어, 아메리카나, Y2K 등 여러 코드와 혼합해온 카고 팬츠가 거대한 카키빛 물결을 일으켰다. 작업 현장에서 튀어나온 듯한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 속 테토남부터 에카우스 라타의 도시 초식남까지 온 세상이 카키색으로 물들었다. 

전투 태세

모든 것은 기세.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한 발맹과 준지의 압도적인 볼륨감, 밀리터리 패턴으로 승부수를 띄운 루이 비통과 PDF. 확실한 기선 제압을 위해 몸을 부풀리는 야생 동물과 어딘가 닮은 듯한 큼직하고 용맹한 카고 팬츠가 대세다. 

이색 카고맛

카고 팬츠의 심장, 포켓의 무한 변주! 포켓 장식을 확대한 모스키노와 축소한 코페르니를 비롯해 챕스와 벨트 고리를 활용해 각각 쇼츠와 데님 팬츠 위에 카고 팬츠를 레이어드한 SRVC와 디스퀘어드2까지. 카고 팬츠를 향한 실험 정신은 영원하다. 

타이랑 카고랑

단정한 넥타이와 껄렁한 카고 팬츠.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카고 팬츠가 이번에는 넥타이와 매치됐다. 재밌는 점은 모두 유니폼 형태를 취했다는 것. 루이 비통, 오프 화이트, 디스퀘어드2, 미하라 야스히로, 까웨까지 학교와 군대 그리고 오피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신사의 품격

카고 팬츠의 격을 드높이는 기술, 셔츠와 재킷 조합이다. 루이 비통, 돌체앤가바나, 로베르토 카발리 등 정석적인 스타일뿐만 아니라 칼라가 없는 트위드 재킷을 선택한 디젤과 단정한 패딩 베스트를 매치한 까웨의 예처럼 변칙적인 스타일링에 눈길을 돌려봐도 좋겠다.

한사랑산악회

튼튼한 원단, 강조된 절개선, 큼직한 주머니. 엠포리오 아르마니, 오프 화이트,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등 실용성과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카고 팬츠가 선명한 색감의 향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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