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NT LAURENT 2026 SS 컬렉션
생 로랑은 9월 29일 월요일, 파리 패션위크 첫 번째 날 밤의 하이라이트였다.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정원(Trocadéro Gardens)에 YSL 로고를 형상화한 하얀 수국 덤불이 깔리고, 생 로랑의 오피움(Opium) 향수의 향기가 은은히 퍼졌다. 마돈나(Madonna), 케이트 모스(Kate Moss),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 그리고 블랙핑크 로제 등 프런트로를 가득 채운 셀럽이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간결하고 명료하게 생 로랑 스타일을 정의했다. 쇼는 스타일에 따라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이브 생 로랑이 리브 고쉬 시절에 선보였던 비트닉 무드를 떠오르게 하는 총 15벌의 레더 시리즈가 선보였다. 이는 동시에 8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한 미국의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의 에로틱한 작품을 연상시켰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평소 인터뷰를 통해 꾸준히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작품 세계에 대한 애정을 종종 드러내왔다. 오버사이즈로 해석한 바이커 재킷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그 아래 슬림한 레더 펜슬 스커트와 슬링백, 커다란 푸시보우(Pussy Bow)를 장식한 화이트 시폰 셔츠가 대조적인 긴장감을 완성했다. XXL 사이즈의 스테이트먼트 이어링, 오버사이즈 선글라스가 ‘락시크 파리지엔’ 스타일을 완성했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클래식한 벨티드 원피스와 트렌치코트를 테크니컬한 나일론으로 완성한 실험적 시도가 흥미로웠다. 컬렉션 노트에는 이를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의 유명한 작품 ‘마담 X(Madame X)’의 실크를 테크니컬 소재로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나일론 소재는 오렌지, 바이올렛, 옐로, 블루 등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주얼 컬러로 채색되었는데, 이는 지난 6월 초 안토니 바카렐로가 선보인 남성복 스타일과도 일관된 분위기였다. 초경량 나일론 원피스와 트렌치코트는 살랑거리는 밤의 공기를 머금고 모델이 워킹을 할 때마다 등 부분이 마치 애드벌룬처럼 부풀어 올랐다. 마지막 챕터는 거대한 나일론 드레스로 채워졌다. 화려한 래그 오브 머튼(Rag of Mutton) 소매, 고전적인 볼가운을 연상시키는 풍성한 러플 장식 실루엣, 그리고 블랙을 중심으로 머스터드, 카키, 오렌지, 그레이를 가미한 주얼 컬러 팔레트가 성대한 피날레를 이뤘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브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10주년이자 통산 30번째 쇼였던 이번 시즌, 생 로랑이 쌓아온 역사와 아이콘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자축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에펠탑 아래 하얀 수국으로 새겨진 YSL 로고 앞에 앉아 이 드라마틱한 밤을 목격한 이들에게, 이번 쇼는 단순한 패션위크의 한 장면을 넘어 오래도록 기억될 서사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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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Saint Laur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