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MARA 2026 SS 컬렉션
막스 마라 2026 SS 컬렉션은 위태롭고도 우아한 균형 위를 걷는 듯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안 그리피스는 막스 마라의 근간인 테일러링과 절제된 뉴트럴 팔레트를 바탕으로, 18세기 ‘로코코(Rococo)’의 양식을 모던하게 더했다. ‘가벼움과 강인함, 변덕과 장난기(lightness and strength, capriciousness and playfulness)’라는 대조적 요소들을 충돌시키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로코코 시대의 패션과 문화를 이끈 퐁파두르 부인(Madame de Pompadour),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아이콘 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 추상 예술의 선구자 소피 토이베르 아르프(Sophie Taeuber-Arp), 그리고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위대한 여성 철학자 히파티아(Hypatia)까지, 각기 다른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재능과 지성, 독자적인 삶의 방식으로 큰 족적을 남긴 여성들이 컬렉션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막스 마라의 무드 보드에 담겼다.
첫인상은 단단한 구조를 휘감는 유연함이었다. DJ 조니 다이넬(Johnny Dynell)이 클럽 비트와 실내악을 리믹스한 사운드가 울려 퍼지자, 완벽한 시뇽 헤어에 검은색 헤어밴드를 한 모델이 막스마라의 시그니처 카멜 코트를 입고 등장했다. 절제된 팔레트 위에 뜻밖의 오간자 레이어와 플로럴 패턴이 더해져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렌치코트의 소매, 미디 스커트 허리에는 말린 꽃잎을 켜켜이 쌓아올린 듯한 오간자 아플리케와 러플을 풍성하게 더했다. 특히 오간자 패널을 더한 트렌치 재킷은 수채화처럼 번진 텍스처가 걸음을 따라 바람을 머금듯 일렁였다. 또 다른 키 룩으로는 와이드 라펠을 뒤로 젖혀 목선과 쇄골을 드러내는 재킷이 있었다. 단호한 구조 속에서 슬쩍 흘러나온 관능과 도발이 매력적이었다.
한편, 컬렉션에는 발레코어의 요소도 더해졌다. 발레리나의 랩 카디건에서 영감을 받은 톱, 자세 교정 벨트에서 차용한 힙 얼라인먼트 엘라스틱(Hip Alignment Elastic) 디테일, 그리고 허리를 가로지르는 컷아웃 밴디지 니트는 몽환적 로코코 테마를 현실로 옮겨왔다. 여기에 꽃잎처럼 부풀린 오간자와 튤 스커트가 발레리나의 로망을 더고, 리넨 소재, 테크니컬 메시 소재를 떠올리게 하는 그레이 패브릭 등은 무대에 예상치 못한 변주를 더했다.
막스 마라는 ‘우아한 대담함’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증명해 보였다. 품격 있는 테일러링, 다채로운 소재 사용, 정교한 디테일마다 속삭이는 이야기가 하나로 모여 ‘절제된 화려함’이라는 모순을 능수능란하게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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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사진
- Courtesy of Max Mar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