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 vs 안읽씹, 상대에게 더 상처 주는 건 뭘까?

최수

너 지금 나 무시해?

메시지 옆 ‘1’은 사라졌지만, 상대방의 대답이 없을 때. 혹은 아예 읽지도 않았을 때의 답답함공감하시나요? 실제 연구에서 밝힌, ‘읽씹’과 ‘안읽씹’의 심리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습니다.

읽씹은 곧바로 ‘무시’로 읽힌다

@pdm.clara

대화 창에 읽음 표시가 뜨고도 답이 없을 때, 머릿속은 금세 여러 생각으로 가득 찹니다. “지금 기분이 안 좋은가?”, “일부러 답을 안 하는 건가?” 오만가지 추측이 들죠. 비슷한 고민을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CHI, Why Did You/I Read but Not Reply?, 2022) 답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상황을 ‘의도적 무반응’으로 해석합니다. 상대가 단순히 바빠서 못 답한 것일 수 있는데도, 기다리는 입장에선 곧바로 ‘무시당했다’는 감정을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죠. 그래서 읽씹은 관계에 순간적인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중요하고 민감한 관계일수록, 읽씹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죠. 답이 늦어질 상황이라면 “조금 있다가 답할게.”라는 한 줄이 꼭 필요합니다.

안읽씹은 ‘거리감’을 남긴다

@teganameliabarker

안읽씹, 즉 읽지도 않고 씹힌 메시지는 ‘못 봤겠지’라는 여지를 남깁니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이 사람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죠. 최근 연구에서도(Online Information Review, 2025) 메신저의 읽음 표시 기능이 오해와 기대 불일치를 만들고, 아예 열지 않은 상태가 반복되면 관계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심리는 특히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 크게 작용합니다. 연인에게 안읽씹을 당하면 “관심이 식은 걸까?”라는 불안으로 연결되고, 직장 동료라면 “내 의견이 무시되는 건 아닐까?”라는 거리감을 키우는 것처럼요. 이처럼 안읽씹은 상대의 의도와 상관없이 보낸 사람에게 ‘나와의 연결이 약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다림이 만드는 서운함, 극복하려면

@evarankiin

읽씹과 안읽씹의 공통점은 결국 ‘기다림’이 주는 압박입니다. 사람들은 메시지를 보낸 뒤 머릿속에 ‘얼마나 빨리 답이 와야 한다’는 기대 시간을 갖고 있고, 그 기대가 깨질 때 불편감이 커지기 마련이니까요. 특히 읽음 표시가 남아 있는데도 답이 늦어진다면 불안과 짜증은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안읽씹은 초반엔 여지를 남기지만, 반복되면 ‘관심조차 없다’는 감정으로 이어지죠.

서운한 감정을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읽씹=거절’이라는 자동 해석을 잠시 내려놓는 것입니다. 상대에게는 다른 맥락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기다려보는 것이죠. 상대가 반복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든다면, 메시지를 줄이고 직접 대화할 기회를 만드는 것도 잊지 마세요.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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