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걸의 비밀 모임, 26 SS 케이트 컬렉션

명수진

KHAITE 2026 SS 컬렉션

KHAITE Runway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 멜로즈 애비뉴(Melrose Avenue)에 케이트의 다섯 번째 미국 매장이 문을 열었다. 케이트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캐서린 홀스타인은 2016년 브랜드 론칭 이후 꾸준히 주목받아왔으며, 올해도 CFDA ‘올해의 액세서리 디자이너’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10년 만에 뉴욕 패션위크에서 가장 승승장구하는 디자이너가 된 홀스타인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을까? 놀라운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녀 역시 보통의 사람들처럼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2026 SS 카이트 컬렉션은 그 내면을 탐구해가는 과정이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감은 사실 불안감과 자의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불안감을 느끼는 건 괜찮다. 오히려 나는 그 순간에서 자신감을 얻는다.”라는 디자이너의 설명이 흥미롭다.

9월 13일 토요일 저녁. 케이트 컬렉션이 열린 허드슨 야드(Hudson Yard)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케이트를 입은 쿨걸들이 몰려들었다. 셰일린 우들리(Shailene Woodley), 루이자 제이콥슨(Louisa Jacobson), 로지 헌팅턴 휘틀리(Rosie-Huntington Whiteley), 올리비아 문(Olivia Munn), 아리엘 차나스(Arielle Charnas), 사라 해리스(Sarah Harris), 올리비아 팔레르모(Olivia Palermo) 등 셀럽들이 매력을 발산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했다.

컬렉션 베뉴인 더 셰드(The Shed) 내부는 블랙 톤의 얕은 물이 깔린 무대 위에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흰색 삼각 구조물이 떠다니며 갤러리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오프닝을 연 모델은 동양 복식의 ‘여밈’을 연상시키는 비정형적 실루엣의 블랙 레더 블레이저에 다크 워시 데님과 클래식 블랙 펌프스를 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아방가르드한 드레이핑 미디 드레스, 해체주의적 페플럼 톱, 태번수 니트로 완성한 크림색 셋업이 등장했고,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버블 헴라인 드레스, 어깨부터 소매까지 풍선처럼 부풀린 톱 등 대담한 실루엣이 무대를 채웠다.

이번 시즌 역시 다양한 레더 아이템이 두드러졌다. 퍼넬 넥 보머 재킷, 블레이저, 케이프 디테일 톱, 베스트, 펜슬스커트가 레더 소재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볼레로에 가까운 크롭 트렌치 재킷은 Y2K 무드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어필할 만했다. 데이지 장식 셔츠, 밑단을 두껍게 접은 듯한 블루데님 스커트, 은은한 카멜 톤 쇼트 재킷 등은 케이트만의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일상 속에서 활용 가능한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피날레는 켄달 제너(Kendall Jenner)와 빙크스 월튼(Binx Walton)이 장식했다. 이들이 입은 니트 톱과 도트 새틴 스커트는 얼마 전 문을 연 남부 캘리포니아 매장의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특히 켄달 제너는 이번 시즌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처음 올라 화제성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케이트는 여자들이 원하면서도 아직 갖지 못한 것, 이상하리만큼 늘 모자라고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 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사진
Courtesy of KHA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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