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피메일에게 헌정하다, 26 SS 알렉산더 왕 컬렉션

명수진

ALEXANDER WANG 2026 SS 컬렉션

2018년 이후 뉴욕 패션위크에서 볼 수 없었던 알렉산더 왕이 복귀했다. 알렉산더 왕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컴백인 동시에 2021년 초, 성추행 논란을 겪었던 알렉산더 왕의 컴백 신호다. 컬렉션이 열린 곳은 차이나타운 바워리(Bowery) 58번지에 있는 옛 HSBC 건물로, 알렉산더 왕은 최근 이곳을 가족과 함께 950만 달러에 매입했다. 정식 개장은 내년 초다. 알렉산더 왕은 지역 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며, 건물을 커뮤니티 거점으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더 왕은 아직 오픈하지 않은 건물 내부에 마작 테이블을 놓고 2026 SS 시즌의 컬렉션 베뉴로 사용했다. 쇼에 앞서 실제로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가 마작을 두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카디 비(Cardi B)가 일곱 살 딸 컬처(Kulture)과 함께 와서 화제가 됐다.

컬렉션의 테마는 ‘매트리아크(The Matriarch)’. 알렉산더 왕은 이번 컬렉션을 자신의 어머니이자 83세의 성공한 사업가인 잉 왕(Ying Wang)을 비롯한 알파 피메일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규정했다. 브랜드 창립 후 11년 동안 알렉산더 왕의 어머니는 회장직을, 누나인 에이미 왕(Aimee Wang)은 CEO를 맡아 브랜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2016년에는 알렉산더 왕이 회장직을 물려받았고, 어머니와 누나는 이사회 임원 및 주주로 남았다.

모델들은 ‘하의실종’에 가까운 미니 원피스를 입고 등장하며 복귀의 서막을 열었다. 여성의 실루엣을 모던하게 드러내는 테일러드 재킷과 셔츠 원피스는 가슴 아래와 엉덩이 위에 슬래시 커팅을 넣어 조형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는 태국 아티스트 부 단 탄(Vu Dân Tân)의 페이퍼워크에서 영감을 받은 것. 미니 원피스, 가죽 재킷, 미니 스커트에는 페이크 퍼 혹은 패딩으로 만든 두툼한 머프나 스누드를 스타일링했다.

레이스 트리밍 슬립 드레스는 얇은 라텍스 소재로 완성했고, 아가일 니트와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시스루 니트 역시 흥미로웠다. 메탈 니트 테일러드 셋업은 마치 현대 여성을 위한 강철 갑옷 같았고, 지퍼가 장착된 나일론 블랙 스포츠 재킷은 모델들의 ‘오프 듀티 룩’으로 각광받았던 초창기 알렉산더 왕을 떠올리게 했다. 피날레는 낮과 밤을 넘나드는 다섯 벌의 판초가 장식했다. 새롭게 개발한 테크노 라텍스 소재와 이브닝 오간자를 사용하여 드레시한 느낌마저 주는 판초는 어머니의 애장품이었던 판초와 중국의 극단적 자외선 차단 트렌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알렉산더 왕은 2026 SS 시즌, AI를 포함한 신기술을 과감하게 수용했다. 소프트웨어 및 제작 회사 히로스(HILOS)와 협업하여 머신러닝을 활용해 제작한 스틸레토 힐 ‘그리포리아(The Griphoria)’를 선보였는데, 이는 3D 프린팅으로 제작되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진
Courtesy of alexander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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