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체중계 앞, 0.3kg 사라진 비밀

주말 아침, 푹 자고 일어나 체중계에 올라본 순간. 전날보다 0.2~3kg 줄어든 숫자에 흐뭇해지죠. 물론 야식을 만끽한 날은 제외하고요. ‘잠만 잘 자도 살이 빠진다’는 말, 단순한 우연일까요?
수면 부족, 살이 찌는 생리학적 이유

먼저 반대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수면 시간이 짧았을 때 살이 찔 수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요. 이 썰은 수면이 부족했을 때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 호르몬이 증가하고, 포만감을 주는 렙틴 호르몬은 감소하는 데서 기인합니다. 또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곤도가 보상 심리로 이어지고, 고칼로리 음식이 당기는 식욕이 발동하는 것도 부작용입니다. 절제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둔화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충분한 수면이 주는 변화

자, 그럼 이제 잠만 자도 살이 빠진다는 썰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걸까요? 2022년 미국 시카고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미국의사협회 내과학 저널에 게재한 실험에 따르면, 평소 6.5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던 과체중 성인이 8.5시간으로 수면 시간을 늘렸을 때, 하루 평균 약 270kcal를 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 결과도 이와 비슷합니다. 2011년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비만학 저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중 하루 7시간 이상 자고 수면의 질이 높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체중 감량 성공률이 약 33% 높았다고 밝혔죠. 두 연구는 수면의 규칙성, 만족도, 수면 효율성, 수면 시간과 같은 여러 수면 건강 지표들은 체중 및 체지방 감소와 유의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수면 건강이 잘 유지된 사람일수록 체중 감량 경향이 뚜렷했다는 것입니다.
많이 잘수록 더 빠질까?
그렇다면 수면 시간을 9시간 이상으로 길게 잘수록 체중이 계속 감량될까요? 하지만 연구진은 많이 잘수록 좋은 건 아니라고 답합니다. 수면과 체중의 관계는 직선이 아닌 U자형 곡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죠. 과한 장시간 수면은 비만, 당뇨, 대사 이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요.

즉 중요한 건 단순히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이고 질 높은 숙면입니다. ‘슬리밍 수면’을 좌우하는 건, 호르몬 균형을 지키고 칼로리 섭취를 줄이며, 대사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적정 수면 시간은 7-9시간입니다. 결국, 잠만 잘 자도 살이 빠진다는 말은 조건부로 사실! 그리고 그 조건은 충분하고, 규칙적이며, 깊은 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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