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가을/겨울 런웨이를 점령한 오렌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옷장의 컬러 변화입니다. 마치 정해진 문법처럼 가을이면 브라운 컬러가 자연스레 떠오르곤 했는데 2025 F/W 런웨이에서 가장 강렬하게 시선을 붙잡은 건 의외로 오렌지였습니다. 농익은 호박처럼 깊고 그윽한 톤부터, 눈부실 만큼 선명한 비비드 오렌지까지.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색을 변주했죠.

토리버치의 런웨이에선 비타민을 가득 머금은 듯 밝은 오렌지 컬러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선명한 오렌지 톱과 대비되는 모던한 실루엣의 브라운 팬츠가 세련된 룩을 완성했어요.
구찌는 빈티지하고 화려한 오렌지 룩을 선보였습니다. 벨벳 보우 드레스, 꽃 자수 장식이 더해진 스커트까지. 오렌지 특유의 강렬하고 화려한 컬러가 벨벳과 만나 서로의 존재감을 더욱 눈부시게 빛냈죠.
데일리 웨어로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오렌지의 편견을 깨뜨린 미우미우의 런웨이. 부드러운 오렌지 컬러 팬츠에 캐주얼한 톱을 더해 힘을 뺀 실루엣을 완성했고, 발끝까지 신경 쓴 오렌지 삭스로 경쾌한 리듬을 더했습니다. 오피스 룩은 물론 캐주얼한 외출 룩까지 아우르는 만능 컬러임을 증명했죠.
생로랑은 오렌지를 극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퍼플, 레드, 옐로 등 강렬한 색채 군단 속에서도 오렌지는 파워 숄더와 펜슬 스커트의 구조적인 실루엣과 맞물려 모던하면서도 관능적인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안토니 바카렐로 특유의 절제된 섹시함이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죠.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오렌지를 훨씬 차분하게 다뤘습니다. 채도를 낮춘 세련된 오렌지 드레스에 브라운 톤 백과 재킷을 더해, 부드럽고 우아한 앙상블을 연출했죠.
- 사진
- James Cochrane, Courtesy of Miu Mi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