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시간
정교하게 엮은 한 편의 서사시처럼,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이어진다. 올해, 메종이 새롭게 펼치는 이야기의 제목은 ‘2025 까르뜨 블랑슈 하이 주얼리 컬렉션, 임퍼머넌스(Impermanence)’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하는 것을 넘어 그 본질에 집중한 컬렉션. 경이롭다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그들이 그리는 자연의 세계로 진입해 그 찬연한 찰나를 만끽할 때다.
부쉐론의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꿈으로 시작된다. 그 상상은 메종의 기술력과 장인들의 손끝에서 형태를 얻고, 끝없는 탐구를 거쳐 현실에 구현된다. 이 과정을 거쳐, 매해 빛나는 작품을 선보이는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은 하이 주얼리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아름다움’과 ‘귀중함’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응답해왔다. 그리고 올해, 메종은 ‘자연’에 시선을 고정했다. 지난 1월, 이스뚜아 드 스틸 컬렉션,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Untamed Nature)’을 통해 프레데릭 부쉐론(Frédéric Boucheron)이 품은 꾸밈없는 자연의 모습을 오마주하며 그 화려한 서막을 열었고, 이어 7월, 파리 방돔에서 모습을 드러낸 두 번째 장이 바로 2025 까르뜨블랑슈 컬렉션, 임퍼머넌스(Impermanence)다. 메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은 정형화된 틀을 넘어, 지극히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을 이번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에 녹여냈다. 감상하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의 본질에 깊이 다가가는 여정을 떠난 것이다.
임퍼머넌스 컬렉션은 단순히 꽃을 꽂는 행위를 넘어, 자연의 섭리와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일본의 전통 꽃꽂이 예술인 ‘이케바나(Ikebana)’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한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움을 찬미하고, 불완전함을 미로 승화시키는 ‘와비사비(Wabi-Sabi)’ 미학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 어쩌면 이 두 개념은 본질적으로 맞닿아있지 않을까? 완벽한 순간을 찬미하기보다, 변화하는 모습과 블완전한 모습을 포용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정신을 바탕으로 클레어 슈완은 덧없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여섯 개의 식물 조형물을 선보인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에서는 사라지기 전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습니다. 여섯 개의 구성은 빛에서 어둠으로 이어지며,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하죠. 28개의 하이 주얼리로 완성된 이 컬렉션은 금방 부서져버리는 순간을 영원히 새기고 싶었던, 덧없는 찰나에 대한 경외이자 오마주입니다.” 가장 밝은 ‘Composition N°6’부터 가장 어두운 ‘Composition N°1’까지, 처음에 모든 것을 감싸던 환한 빛이 점차 사라지고, 마침내 완벽한 어둠속으로 그 형태를 감추는 여섯 개의 조형물. 메종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찬란함의 절정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인 것이다. 1만8,000시간에 걸친 부쉐론 아틀리에의 노력과 집념이 응축된 이번 임퍼머넌스 컬렉션은 단순한 하이 주얼리 이벤트를 넘어, 주얼리의 경계를 한층 더 확장한다. 형태와 기술, 소재 모든 영역에서 정점을 이루며, 상상의 한계를 넘는 그들의 창조적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Composition N°6
튤립, 유칼립투스 그리고 잠자리
컴포지션 N°6는 빛이 닿기 직전의 그 순간, 튤립과 유칼립투스의 맑고 아름답게 빛나는 형상을 정지된 듯 표현한다. 꽃잎의 곡선, 암술의 잔잔한 떨림을 포착해,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효과를 주고, 꽃을 담고 있는 화병은 브로실리케이트 유리로 수공 제작되었으며, 모래 분사 처리된 끝단은 무광과 투명의 대비가 주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이번 피스에는 암석보다 유연한 브로실리케이트 유리가 사용된 점이 특징이다. 장인들은 이를 활용해 두께 2mm까지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술을 익혔고, 섬세한 줄기, 잎맥, 꽃잎까지 생동감 있게 구현했다. 꽃에 매달린 잠자리 또한 정교한 세공 기술로 제작된 마스터피스인데, 사파이어 글라스를 마더오브펄 필름 위에 얹어 빛이 자연스럽게 반사될 수 있게 했고, 날개는 레이저로 커팅해 정맥 문양을 새겼다. 유칼립투스는 브로치와 헤어 주얼리, 튤립은 브로치, 잠자리는 이어링 형태로 착용 가능하다.
Composition N°5
엉겅퀴와 장수풍뎅이
야생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엉겅퀴를 중심으로 한 컴포지션 N°5. 엉겅퀴꽃 두 송이는 하이 주얼리에서 처음 도입한 초고해상도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다. 이 기술로 장인들은 실제와 같은 디테일을 완성했지만, 다이아몬드 세팅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를 위해 각 다이아몬드를 꽃 내부에 실로 고정하는 ‘쿠튀르 세팅’ 기법을 고안했고, 이 노력 끝에 뾰족한 잎과 가시를 실제처럼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장수풍뎅이는 화이트 골드 소재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그 위를 세라믹 코팅으로 마무리했다. 큰 엉겅퀴는 브로치와 크로스보디 주얼리, 작은 엉겅퀴는 더블 핑거 링, 풍뎅이는 브로치로 착용할 수 있다.
Composition N°4
시클라멘, 귀리, 애벌레, 그리고 나비
컴포지션 N°4는 빛과 질감의 대비에 집중한다. 시클라멘과 귀리가 마치 산들바람 속에 흔들리는 듯한 찰나를 포착한 피스다. 700개에 달하는 다채로운 로즈 컷 다이아몬드를 화이트 골드인 시클라멘 꽃잎 위에 정교하게 배치했다. 꽃잎 가장자리에 칠한 블랙 래커는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실제 형상을 구현하고자 한 메종의 집요함이 느껴진다. 꽃받침 부분을 뾰족한 형태의 락 크리스털로 구현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다. 블랙 코팅한 티타늄 소재의 귀리 줄기와 다이아몬드 세팅의 이삭은 전체 구성에 우아함과 강인함을 준다. 생태계 속에는 애벌레와 나비도 등장한다. 메종의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붓과 유사한 섬유 재질을 활용한 애벌레의 털과 실제 움직임을 모방하기 위해 사용된 관절 구조는 극강의 섬세함을 구현한다. 날개를 펼친 나비는 화이트 골드 위에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했고, 블랙 래커로 장식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시클라멘은 회전 구조로 브로치와 브레이슬릿, 귀리는 헤어 주얼리, 애벌레는 브로치, 나비는 헤어 주얼리로 착용할 수 있다.
Composition N°3
아이리스, 위스테리아, 그리고 사슴벌레
어둠 속 아이리스와 위스테리아가 입체적인 형태로 우아하게 펼쳐지며, 다이아몬드 광채가 빛을 발한다. 컴포지션 N°3에서 아이리스는 활짝 핀 꽃잎에서 블랙과 화이트의 대비를 보여준다. 부쉐론 장인들은 다양한 농도의 블랙 DLC(다이아몬드 라이크 카본)를 연구하여, 꽃잎의 넓은 면에는 매트한 마감, 줄무늬 부분은 유광 마감을 적용해 대비 효과를 주었다. 정교하게 표현된 암술 역시 블랙 DLC 코팅 티타늄과 레진을 활용한 3D 프린팅 두 가지 재료를 사용했으며, 이 또한 대비 효과를 주어 생동감 있는 피스를 완성했다. 아이리스의 잎은 두 줄의 다이아몬드 세팅과 두 방울의 락 크리스털 이슬 장식으로 마치 이슬을 머금은 듯한 모습을 완성한다. ‘가볍지만 견고하게’라는 키워드로 시작한 위스테리아 제작. 장인들은 경량 소재를 조합해 단 150g의 무게를 실현했으며, 100개의 개별 요소로 구성한 꽃송이들은 수공 제작했다. 가장 아래를 보면 티타늄과 블랙 DLC 소재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수사슴벌레 한 마리가 꽃향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리스는 숄더 브로치, 위스테리아는 헤어 주얼리와 브로치, 사슴벌레는 브로치로 착용 가능하다.
Composition N°2
목련과 스틱 버그
컴포지션 N°2는 실루엣만 남은 듯한 목련을 통해 빛과 그림자의 경계를 탐구한다. 사실적인 목련 표현을 위해 장인들은 실제 목련나무를 스캔해 모든 형태를 디지털로 구현했다. 이 피스의 가장 큰 도전은 목련 가지의 수평 실루엣을 유지하며 구조적인 불균형을 보완하는 것인데, 메종은 그 해답을 알루미늄 소재에서 찾았다. 무게와 미학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알루미늄 위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 기법으로 세공해 질감을 더하는 방식으로 가지를 제작했고, 꽃 중심부의 다이아몬드들은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역세팅’해, 다이아몬드의 큘렛이 바깥쪽으로 향하며 예상치 못한 빛의 반사를 만들어낸다. 상단과 하단의 질감을 완벽히 대비시키는 은빛 잎사귀와 로듐 도금된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작은 꽃봉오리로 마스터피스를 완성했다. 빛과 그림자 사이를 거니는 스틱 버그는 로듐 도금된 화이트 골드 위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마무리했다. 목련 피스는 헤어 주얼리나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 스틱 버그 피스는 브로치로 착용할 수 있다.
Composition N°1
양귀비, 스위트피, 그리고 나비
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어둠만이 남았다. 컴포지션 N°1에서는 양귀비꽃과 스위트피꽃들이 심연의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장면을 표현한다. 양귀비꽃 안에는 컬렉션 전체 중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사용되었다. 매트 블랙 티타늄으로 제작된 꽃잎 안쪽에는 수작업한 정맥 무늬가 있고, 그 위에 현존하는 가장 어두운 소재 중 하나인 반타블랙Ⓡ (VantablackⓇ) 코팅이 입혀졌다. 이는 99.965%의 빛을 흡수해 물질이 마치 ‘무’로 사라지는 듯한 경이로운 시각적 경험을 안긴다. 정교하게 세운 암술과 꽃의 중심에 자리한 블랙 스피넬 또한 메종의 독보적인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 우아한 스위트피는 오닉스와 블랙 어벤추린 글라스 소재의 꽃잎과 블랙 티타늄 꽃잎이 어우러져 심연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완전한 어둠 속 또 하나의 생명체, 나비 한 마리가 유령처럼 등장한다. 매트 블랙 티타늄, 블랙 스피넬, 투명한 블랙 글라스로 만들어진 나비 또한 섬세함의 극치인 메종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양귀비 피스는 헤드밴드 또는 브로치, 스위트피는 다양한 브로치 형태로, 나비는 자석 구조를 활용해 숄더 브로치로 착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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