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럭셔리 하우스 돌체앤가바나의 오트 쿠튀르 축제 ‘알타 모다’가 로마에서 열렸다.
현지 시각 7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총 5일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돌체앤가바나 ‘2025 알타 모다’는 전설적인 가수 쉐어(Cher)의 개막식 공연을 시작으로 하이 주얼리인 알타 조엘레리아(Alta Gioielleria), 여성 오트 쿠튀르인 알타 모다(Alta Moda), 남성 오트 쿠튀르인 알타 사토리아(Alta Sartoria), 그리고 클로징 파티 순서로 진행됐다.
알타 조엘레리아
돌체앤가바나가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2025 알타 조엘레리아 로마(Alta Gioielleria Roma)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로마의 예술성과 건축미, 종교적 상징, 그리고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를 테마로 고대와 현대, 도시의 다면적 정체성을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속에 녹여냈다. 고대 로마 제국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아치, 기둥, 박공, 코린트식 모티브 등 다양한 건축 요소가 주얼리 체인과 보석 세팅, 디테일 속에 정교하게 구현되었다. 일부 작품은 대리석 가루로 재현한 조각상, 스톤 마이크로 모자이크, 손으로 그린 미니어처, 고대 벽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참 장식을 포함했으며, 보석의 색감은 로마 빌라의 모자이크에서 영감을 받아 주얼리에 생동감과 깊이를 더했다. 1950~60년대 이탈리아 영화 디바들의 우아함도 주요 테마다. 거대한 천연석과 극적인 세팅, 절제된 화려함을 특징으로 한 하이 주얼리들은 고전적 미학과 현대적 감성의 조화로 우아함의 극치를 드러냈다.
로마의 종교적 상징에서 비롯된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십자가, 천사, 새크리드 하트(Sacred Hearts) 등 다채로운 모티브가 금과 보석으로 정교하게 구현되어 역사와 신화, 예술이 어우러진 영원한 도시 로마의 웅장함을 기념한다. 이번 컬렉션은 보석에 담긴 역사적 의미도 강조한다. 아쿠아마린은 로마 선원들에게 행운을 상징하는 부적이었으며, 산호는 아름다움과 보호의 상징으로, 터키석은 로마와 이집트, 그리스 간의 문화 교류를 반영한다. 실제 황제 시대의 금화 아우레움(aureum)을 세팅한 작품도 있다. 로마 귀족들의 상징적 액세서리였던 슈발리에(Chevalier) 반지와 커프링크스는 상징성과 장인 정신을 담아 현대적으로 재탄생했으며, 컬렉션의 피날레는 보석이 장식된 주얼 워치와 새로운 시계 라인 ‘미라지(Mirage)’가 장식했다. 바게트 컷 보석으로 세공된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는 모노톤과 레인보우 버전으로 선보이며, 돌체앤가바나가 자체 개발한 DG 01.01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알타 모다
돌체앤가바나의 2025 여성 오트 쿠튀르 알타 모다 컬렉션이 ‘영원의 도시’ 로마의 상징이자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인 포로 로마노(The Roman Forum)에서 공개되었다. 쇼가 펼쳐진 비아 사크라(Via Sacra)는 로마의 초대 왕으로 전해지는 전설적인 인물 로물루스(Romulus)와 사비니(Sabines)족의 전투가 벌어진 곳이자, 고대 로마 첫 왕의 무덤이 발견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순결과 헌신의 상징이자 로물루스의 어머니인 성스러운 여사제 레아 실비아(Rhea Silvia)가 속했던 베스타 여사제들을 기리는 신전 또한 포로 로마노에 남아 있다.
이번 알타 모다 컬렉션은 고대 로마의 장엄함과 신화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건축물이자 로마의 명소인 스페인 계단, 트레비 분수,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 등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의상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1950년대 영화 산업의 호황 속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스크린과 일상 속 디바들의 모습이 조명받으며 세계적인 패션 중심지로 자리 잡은 로마의 패션 황금기를 기리는 룩도 선보였다. 모든 의상은 최고급 원단을 사용했으며, 장인들이 손으로 직접 자르고, 꿰매고, 수놓아 완성되었다. 이탈리아 전통을 이어온 장인들의 솜씨는 이번 쇼에서도 빛을 발하며, 로마가 왜 알타 모다의 요람으로 불리는지를 다시금 보여주었다.

알타 사토리아
돌체앤가바나의 2025 남성 오트 쿠튀르 알타 사토리아 컬렉션은 로마의 역사가 담긴 명소이자 위대함의 상징인 산탄젤로성(Castel Sant’Angelo’s)에서 공개되었다. 서기 123년,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자신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이자 영묘인 산탄젤로성의 건설을 명령했다. 그의 서거 1년 후인 서기 139년에 완공된 산탄젤로성과 엘리안 다리(Elian Bridge)는 그 후 도시를 수호하는 요새 역할을 수행하며 카스텔룸(Castellum)이라 불렸다. 전설에 따르면 로마에 역병이 도래한 590년에는 교황 그레고리오 1세(Pope Gregory the Great)가 대천사 미카엘이 성 위에 나타나 칼을 불태우는 환영을 목격하며 역병이 끝날 것을 예언했다고 한다.

1667년, 교황 클레멘스 9세(Pope Clement IX )는 잔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에게 엘리안 다리에 배치할 천사상 10개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하여 각각의 천사상에 그리스도 수난의 의미를 담아 엘리안 다리를 신자들을 위한 기념비적인 사색의 길이 완성되었다. 알타 사토리아 컬렉션은 수천 년 역사를 지닌 장엄한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기독교식 제단에 영감을 받아 엄숙하고 정교한 룩들로 구성되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티치아노, 라파엘, 미켈란젤로, 베르니니 등 거장들의 작품부터 에드워드 버거(Edward Berger)의 영화 <콘클라베(Conclave)>까지, 수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성직자들의 우아하고 화려한 의상은 영적인 동시에 정교한 아름다움의 결정체로 묘사되어왔다. 그 중심에는 엄격한 의전과 종교적 규범 외에도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한 이탈리아 장인 정신과 로마의 웅장함을 기념하는 파토 아 마노(Fatto a Mano) 정신이 깃든 예복이 있다. 알타 사토리아 컬렉션을 구성하는 엄숙하며 풍부한 층이 쌓인 케이프, 사제복, 제의복, 대관식 복식, 영대, 보디스, 수단 등 모든 의상은 경건함과 헌신, 절제, 미학 그리고 상징적 규범의 균형을 드러낸다. 이렇듯 역사, 예술, 헌신, 패션, 장인 정신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꿈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 사진
- 돌체앤가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