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히읗에서 열리고 있는 그룹전 <Soft Forgetting>. 쿠르트 프리츠쉬, 나탈리 사시 오르간, 원민영이 말하는 ‘기억’들 사이 발견한 결정적 이 작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나탈리 사시 오르간의 신작 ‘Beginnings are such Delicate times’(2025)은 작가와 어머니가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제작한 체인메일 설치 작업이다. 금속 고리를 하나하나 엮어 만든 두 개의 패널에는 각각 작가와 어머니의 띠인 토끼와 말의 형상이 담겨 있다. 작품 중심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이모의 집이 등장하며, 작가와 어머니의 두 손은 서로를 보살피고 지탱하는 제스처를 전한다. 작가는 동아시아의 12지신(띠)과 애니미즘 신앙을 출발점으로, 어머니와 딸 사이의 긴장과 유대, 변화하는 가족 내 역할에 주목한다. 더불어 개인적인 서사를 넘어, 세대를 잇는 돌봄과 기억의 전승 방식을 되돌아본다.”
– 지혜진(상히읗 디렉터)
지금 상히읗에서는 그룹전 <Soft Forgetting>이 한창이다. 무엇을 붙들지 선택하고 남은 ‘기억’에 대해 세 작가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쿠르트 프리츠쉬는 변화와 상실, 기억의 과정을 조각과 사진으로 전하고, 나탈리 사시 오르간은 시대와 역사, 문화가 뒤섞인 기억의 층위를 설치와 회화 작업으로 엮어내는 식이다. 원민영은 기억이 쉽게 사라지고 흐려지는 순간들을 포착한 회화를 선보인다. 그중 나탈리 사시 오르간의 신작 ‘Beginnings are such Delicate times’(2025)에 대해 상히읗 디렉터 지혜진이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전시는 8/2까지.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상히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