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없는 무지 티셔츠가 올여름 킥입니다

아무것도 안 적힌 기본 티셔츠가 요즘 가장 예쁜 이유.

무지 티셔츠가 이렇게나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건, 결국 우리가 과하게 꾸며진 반팔에 피로를 느꼈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요란한 레터링 대신, 면 소재의 질감과 핏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현저히 늘어났고요. 특히 여름엔 뭐든 덜어낼수록 시원해 보이잖아요. 빳빳한 티, 살짝 여유 있는 실루엣, 데님이나 치마 위에 툭 입어주면 세련 그 자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런 티셔츠예요.

레이어드도 귀찮은 계절에 찐 고수들은 기본 아이템 하나만 입고도 완성도를 올립니다. 로고 없는 기본 티가 요즘 더 많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말 많던 티셔츠들이 물러나고, 이제는 아무것도 안 적힌 면 한 장이 옷장에서 제일 쿨한 아이템이 됐어요.

무지 티셔츠를 입을 땐 하의가 관건이긴 합니다. 이 룩 역시 아래 받쳐준 치마가 예사롭지 않죠. 구조적인 볼륨, 과장된 실루엣, 짙은 색감까지. 그냥 면 티 하나 입었을 뿐인데도 폼이 나네요.

그리고 컬러, 소재, 핏. 이 셋만 제대로 고르면, 아무 무늬 없이도 충분히 멋있을 수 있어요. 짙은 브라운, 그레이 톤이 블루 데님과 맞물려 톤온톤 조합이 자연스럽고, 색 조합만으로도 가벼운 느낌 없이 세련된 무드 완성이죠. 결국 이 모든 게 내게 맞는 무지 티셔츠 하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이번 여름의 킥이 분명해 보이죠?

무지 티셔츠는 사이즈를 넘어서도 멋있을 수 있습니다. 넉넉한 품과 길이, 어깨를 덮고도 남는 드롭 숄더가 힘을 싹 빼는 대신, 와이드한 화이트 팬츠와 만나면서 드레시한 룩을 완성하죠.

회색 티셔츠가 이렇게 세련되기 있기 없기? 밝은 핑크 팬츠는 너무 소녀스럽거나 발랄해 보일 수 있는데, 무채색의 무지티를 더하니 분위기가 얌전해졌죠. 같은 톤의 니트를 어깨에 걸쳐 준 것도 훌륭한 포인트고요. 이번 여름, 색감에 지쳤다면 회색 무지 티셔츠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무지티 하면 뭐니뭐니해도 흰색이 먼저 떠오릅니다. 너무 평범하다고요? 그래서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쿨하죠. 어깨선이 살짝 드롭된 루즈 핏은 몸에 붙지 않아 시원하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실루엣 덕분에 어디에나 걸쳐도 꾸안꾸 뚝딱. 여기에 스트레이트 데님처럼 무심한 아이템을 더해도 멋이 살고요. 반면 어깨 라인과 소매가 딱 떨어지는 미니멀 핏은, 핀턱이 들어간 슬랙스나 버뮤다 팬츠와 함께 입을 때 더 단정하고 포멀한 무드를 연출해줍니다. 한마디로, 흰 무지티 하나로도 핏만 잘 고르면 데님에도, 슬랙스에도, 출근길에도 무리 없다는 뜻이죠. 흰색 무지 티셔츠 하나만 있어도 여름 스타일링은 꽤 넓게 확장될 수 있답니다.

여름 무지 티셔츠를 입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거예요. 컬러 하나에 힘 싣기. 군더더기 없는 레드 무지티는 브랜드 로고도, 장식도 없이 그 자체로 강렬하죠. 이 티셔츠를 잘 살린 건 전체 톤 조합이에요. 레드 무지티와 같은 톤의 쇼츠, 그리고 그 경계에 묶은 니트. 어깨에 걸치지 않고 허리에 묶은 것도 잘한 선택이에요. 시선은 자연스럽게 허리선으로 향하고, 티셔츠는 중심으로 남아 있죠. 컬러 하나, 실루엣 하나, 다 심플하지만 그래서 더 눈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