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흑자? 기미?
최근 들어 ‘점 빼러 간다’ 보다 ‘흑자 빼러 간다.’는 말을 더 자주 듣지 않았나요? 잡티 제거를 위한 레이저 시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의 시선은 그중에서도 ‘흑자’라는 타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점 같기도, 기미 같기도 합니다. 또 검버섯과는 어떻게 다른 건지. 이름은 스치듯 들어봤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흑자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흑자, 왜 생기는 걸까?

피부의 가장 큰 적, 자외선이 그 원인입니다. 흑자는 자외선 자극에 의해 인해 멜라닌 세포가 과잉 반응하며 생성되는 색소 병변입니다. 주로 30대 이후 광대뼈, 코 주변, 팔등, 손등 등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에 잡티처럼 생겨나며, 크기는 2~5mm 내외로 작고 경계가 또렷한 것이 특징입니다. 갈색에서 흑갈색까지 다양한 톤을 띠고, 종종 점처럼 보여 혼동되기도 합니다.
점, 기미, 검버섯과는 발병 원인도, 치료법도 전혀 다르다는 사실!

우선 점은 선천적이거나 성장기 동안 형성된 멜라닌세포 덩어리가 진피층까지 침투하며 생기는 병변으로, 입체적이고 진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미는 주로 여성 호르몬, 스트레스, 자외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양쪽 광대나 이마에 대칭적으로 퍼지는 색소침착입니다. 주근깨와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주근깨의 경우 유전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나타나고 표피층에 국한돼 있는 반면, 기미는 주로 성인기에 발생하며 진피층까지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흑자는 검버섯과도 다릅니다. 검버섯은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지루각화증으로, 표면이 거칠고 껍질처럼 일어나는 입체적 병변입니다. 보통 CO₂ 레이저로 깎아내듯 제거하며, 피부 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결국 흑자는 표피의 얕은 층에 색소가 침착된 것으로, 비교적 치료 반응이 빠르고 재발률도 낮은 편입니다. 즉 흑자만 제거해도 피부가 훨씬 정돈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요즘 들어 흑자 빼러 가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겁니다. 치료법이 놀라보게 발전한 것도 그 배경이고요.

치료법은 일반적인 점 제거와 혼동되기 쉽지만,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점은 주로 CO₂ 레이저로 조직을 도려내듯 상처를 내서 제거하는 반면, 흑자는 루비 레이저나 피코 레이저로 멜라닌 색소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흑자의 색소는 표피에 국한되어 있어 루비 레이저 1~2회 시술만으로도 빠르게 제거되며, 피코 레이저를 활용하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넓게 분포된 연한 색소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부에 따라 반응이 다르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점인지 흑자인지를 구별한 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적의 시술 타이밍

여름철은 땀과 피지 분비가 왕성해짐에 따라 메이크업이 가벼워지면서 잡티가 더 도드라져 보이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술 타이밍은 여름보다 가을이나 겨울이 적기입니다. 치료 후에는 피부가 자외선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철저한 자외선 차단과 보습 재생 관리가 동반되지 않으면 오히려 색소침착이 더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이미 생긴 흑자는 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해야 하지만, 예방하는 방법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겁니다. 선크림의 중요성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집콕하는 날에도 거실 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에 피부는 자외선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피부 건강의 기본은 ‘365일 선크림 바르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사진
- 각 인스타그램,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