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샴페인을 넘어 창작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또 독특한 비전과 아우라로 사람들을 매료시켜온 돔 페리뇽
늘 당대의 예술가들과 함께였던 돔 페리뇽이 ‘창작은 끝없는 여정’이라는 새 챕터를 열며 또 다른 역사를 쓴다.

샴페인이 일으킬 수 있는 마법은 어디까지, 어떻게 가능할까? 지난 5월 15일 런던의 테이트 모던에서 돔 페리뇽이 개최한 아티스틱 쇼케이스와 디너 파티는 마법의 가능성을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매해 새로운 빈티지와 그 창작 과정을 공개하는 돔 페리뇽의 행사, 레벨라시옹이 올해는 ‘창작은 끝없는 여정(Creation is an Eternal Journey)’이라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챕터를 기념하기 위해 더욱 각별한 자리로 꾸려졌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들기 전, 예열하기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먼저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세 파트로 구성된 ‘아티스틱 쇼케이스’가 바로 그 역할을 해주었다. 2005년 이후 돔 페리뇽은 칼 라거펠트, 제프 쿤스, 데이비드 린치, 레니 크래비츠 등등 걸출한 예술가들과 다채로운 협업을 펼쳐왔다. 아티스틱 쇼케이스에서는 그 협업물을 비롯해 당대 최고의 셀러브리티들과 돔 페리뇽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마릴린 먼로의 홍보 담당자가 화보 촬영장에 1953년산 돔 페리뇽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거나, 앤디 워홀이 친구들과 함께 돔 페리뇽 2,000병을 사들였다거나)을 확인할 수있었다. 과거의 궤적이 그러하다면, 또 1668년 베네딕트회 수도사 돔 피에르 페리뇽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와인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메종이라면, 미래에 대해서는 어떤 상상을 펼쳐볼 수 있을까? 돔 페리뇽의 셰프 드 꺄브인 뱅상 샤프롱(Vincent Chaperon)은 포도 재배부터 양조와 조합에 이르는 끝없는 순환을 시적인 작업으로 표현해냈다. 포도밭 풍경을 담은 폴라로이드 사진들, 와인의 맛과 성질을 은유적으로 담은 선 드로잉, 그리고 와인 메이커로서의 소회를 담은 메모가 어우러진 작품들. 미래에도 지속될 돔 페리뇽의 창조적 생산을 상상하게 만든 그것들에는 흙과 땅에서부터 출발하는 일의 신성함, 기후 앞에서의 겸허함, 순환과 반복이라는 영속성이 깃들어 있었다.
오랜 역사와 예술적 유산을 바탕으로 돔 페리뇽이 또 다른 챕터를 연다. 테이트 모던 행사 현장에서 공개된 다양한 포트레이트와 캠페인 영상은 돔 페리뇽의 생생한 현재와 의지를 드러냈다. 그 새로운 챕터에는 상징적인 크리에이터 일곱 명이 함께한다. 배우이자 작가이며 영화감독이기도 한 조이 크래비츠, 미쉐린 3스타 셰프 클레어 스미스, 배우라는 타이틀 안에 가두기에는 그 품이 남다른 틸다 스윈턴, 무용수이자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 현대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 뮤지션 앤더슨 팩, 그리고 펑크 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이기 팝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우리는 단순히 광고 캠페인의 ‘얼굴’ 역할만 하는 이들은 원치 않았습니다. 돔 페리뇽에 정말 관심이 있고 브랜드를 이해하며 직접 겪고 싶어 하는 사람, 자신의 예술 속에서 진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자 했죠.” 돔 페리뇽의 매니징 디렉터, 자크 지라코(Jaques Giraco)의 말이다.


영화감독 카미유 서머스 발리가 촬영한 캠페인 영상의 축을 이루는 건 ‘창작’이라는 주제와 그들 간에 살아 숨 쉬는 대화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상은 ‘창작은 무엇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다채로운 이야기로 흐른다. 창작 활동, 창작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 예술성, 그리고 돔 페리뇽···. “창작은 마치 춤과 같아요.– 조이 크래비츠” “영감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오죠. 새, 벌, 나무, 잎, 바람이 곧 영감이에요.– 앤더슨 팩” “돔 페리뇽을 생각하면··· 재창조가 떠올라요.– 틸다 스윈턴” 인터뷰어와 크리에이터 일곱 명 각각의 대화는 영상 속에서 아상블라주처럼 서로 교차하고 조합되어, 창작이라는 끝없는 여정에 대한 성찰을 이끈다.
새로운 챕터를 여는 데 파티가 빠질 수 없다. 밤이 되자 오감을 깨우는 경험의 장이 펼쳐졌다. 셰프 클레어 스미스가 구성한 메뉴들이 아직 공식 출시되지 않은 돔 페리뇽 빈티지 2008 플레니튜드 2와 함께 파티장에 서빙되었다.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 톡 쏘는 울림을 남기는 샴페인. 밤에 깃든 창작의 에너지를 증폭시킨 건 앤더슨 팩이다. ‘DJ 피 위’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그는 전설적인 바이닐 셋과 함께 시대를 넘나드는 음악으로 흥을 돋우었고, 조이 크래비츠와 틸다 스윈턴은 공간을 가득 메운 파티객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췄다. 메종으로서는 기념비적인 챕터를 여는 만큼, 돔 페리뇽은 전례없는 행보를 펼칠 계획이다. 돔 페리뇽 빈티지 2008 플레니튜드 2, 돔 페리뇽 빈티지 2017과 2018,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10까지, 이 네 개의 빈티지를 한정된 기간 내 연이어 선보인다. 샴페인 그 이상의 아이코닉한 샴페인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창작을 둘러싼 열기와 나눔, 메종의 유산, 미지의 미래를 향한 기대감으로 밀도 높았던 축제의 시간. 돔 페리뇽의 마법이 이렇게 또 하나의 시공을 만든다.

Interview with Zoë Kravitz
돔 페리뇽의 상징적 크리에이터 중 조이 크래비츠를 런던에서 만났다. 다재다능한 예술가로서, 이제는 배우를 넘어 연출 영역에까지 커리어를 확장한 그녀는 아버지 레니 크래비츠에 이어 돔 페리뇽과 깊은 인연을 쌓아가고 있다.
<W Korea> 창작에 있어 당신이 강조하고픈 정신은 뭔가요?
조이 크래비츠(Zoë Kravitz) 호기심, 개방성, 그리고 관심이요. 사람들이 종종 이 세 가지의 중요성을 간과해요. 아무리 능숙하게 일을 해낸다 해도, 사랑을 담지 않으면 진정한 관심과 진심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글을 쓰든, 제작을 하든, 노래를 쓰고 연기를 하든, 샴페인을 만들든, 퀄리티와 진정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모든 건 결국 무너질 거예요.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는 이번 캠페인 영상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었죠.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당신은 창작이 춤과 같다고 답했어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저는 영감을 받을 때나 창작을 할 때, 무언가 딱 맞아떨어지면 나 자신보다 더 큰 무엇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때로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글을 쓰다 문득 ‘아,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었구나’라고 깨닫기도 해요. 그런 흐름이 있어요. 특히 영화감독 경험을 하면서 그 느낌이 생생했어요. 마치 밀고 당기는 춤 같다는 느낌이요. 어떤 장면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돌아간다면, 그러니까 뭔가 문제가 생겼다면 조율을 해야 하잖아요. 그게 바로 제가 ‘춤’이라고 표현한 지점이에요. 창의성이란 하나의 에너지이자 우리가 함께 춤을 추는 존재 같은 거예요. ‘이렇게 하고 싶어’, ‘이건 이렇게 해야 해’라고 정해두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모든 것에 유연하게 접근하고 존중하는 거죠.

혹시 실제로 춤추는 걸 즐기나요?
제가 춤을 잘 춘다고 말할 수는 없네요. 하지만 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요. 춤은 해방감을 줘요. 특히 안전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때면 치유 행위가 되기도 하고요. 네, 춤을 사랑해요(웃음).
캠페인 영상에서 당신은 영감의 동력이 ‘감정’이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강렬한 감정적 경험이 있나요?
인생 자체가 감정적인 경험의 연속이에요. 여행하며 본 적 없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 사랑에 빠지거나 이별을 하는 것, 누군가가 새 생명을 낳고 또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는 것, 무언가를 만드는 것….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바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과 창의성은 바로 그 감정의 반영이고요.
창작은 협업을 통해 이루어질 때가 많아요. 타인과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뭔가요? 당신은 최근 연출 데뷔 경험도 해봤으니 더 느끼게 된 점이 있을 것 같아요.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존중’일 거예요. 그렇다고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싸워야 할 때 물러서라는 말은 아니에요. 협업할 때는 모두가 같은 목표 아래 일하고, 모두가 멋진 결과물을 원하잖아요. 그렇기에 서로 존중하고 진심으로 귀 기울여야 해요. 나와 다른 의견은 듣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겠죠. 그런 경우를 생각하면 소통 역시 매우 중요하고요.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돔 페리뇽과 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작은 아이디어가 있다면요?
이 업계에서 많은 파티와 행사가 벌어지지만, 거기에 ‘의도’가 없을 때도 많아요. 큰 예산을 들여 행사를 꾸렸는데 정작 거기 모인 사람들 간에 연결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말이에요. 그런데 돔 페리뇽의 여러 행사에 참석한 경험에 비춰보면, 여기서는 실제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진짜 축제가 벌어져요. 그저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자리를 기획하는 데 동참하고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돔 페리뇽은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거든요. 다양한 사람들,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가나 사상가를 모으고 연결하는 일이 그렇죠. 샴페인이라는 술 자체가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대화와 소통을 끌어내는 음료잖아요. 계속해서
사람들을 즐겁고 흥미로운 장소에 모으는 건 중요해요. 치유적인 힘도 있고요.
당신은 여러 인터뷰에서 종종 말했죠, 예전부터 감독이 되길 꿈꿨다고. 드디어 작년에 나오미 애키와 채닝 테이텀이 주연을 맡은 <블링크 트와이스>가 개봉했어요. 감독을 꿈꾼 이유가 뭘까요?
저는 오래전부터 스토리텔링에 애정이 깊었어요. 어릴적 제가 혼자라는 느낌을 갖지 않게 해준 것이기도 하고, 스토리텔링이야말로 모든 것을 연결해주잖아요. 하지만 저는 영화 제작의 기술에도 관심이 많아요. 다시 돔 페리뇽을 언급하게 되는데, 돔 페리뇽이 대단한 브랜드인 이유는 바로 그 기술에 집중하기 때문이에요. 말하자면 모든 것이 장인 정신과 무언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관심과 정성, A에서 B로 가는 과정 같은 문제거든요. 저에게 연기는 스토리텔링에 참여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경험을 할수록, 현장의 운영 방식이나 촬영, 음악과 음향 디자인, 조명 등등 한 영화를 이루는 많은 것에 흥미가
생겼어요. 그 모든 게 정말로 기술에 관한 것이죠. 영화를 만든다는 건 수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협력하고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일이에요. 그건 일종의 기적입니다. 매우 힘든 일이지만, 저는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 그 과정을 사랑해요.

연출이라는 첫 경험을 하면서 새롭게 느끼거나 발견한 점도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스스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 내려놓는 법도 배웠죠. 영화 제작과정에서는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때 실망스럽기도 하고 ‘이건 망했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뭔가 잘못된 것 같은 그때야말로 창의성이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더라고요. 제가 창작을
춤에 비유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그 상황이 ‘아니, 너는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가 있었겠지만, 사실은 이게 베스트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달까요. 그 흐름과 함께 춤추듯이 움직이면 예술이 진정 원하는 형태로 나아갈 수 있어요. 저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예술이 스스로 그 모습을 드러내도록 해야 하는 거죠.
창작은 끝없는 여정인데, 지금 당신은 아티스트로서 어떤 여정을 지나는 중인가요?
음. 글쎄요, 일종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 같아요. 영화 한 편을 연출했고, 다시 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 어려움을 알고 나니까, 진심으로 사랑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다시 시도하긴 어렵다고 느껴요. 아이디어가 찾아오게 기다리는 중이에요. 이 업계에서 재밌는 점은, 무언가를 마치면 모두가 ‘다음은 뭐야?’라고 묻는다는 거죠. 하지만 창의성이라는 건 그렇게 알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억지로 끌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케이, 이거야. 좋은 아이디어를 찾았어!’ 식으로 결정할 수 없어요. 그저 삶을 살면서 내가 무엇을 꿈꾸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지금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드러나게 해야 해요. 앞서 말했듯이 창작은 결국 감정에서 비롯되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열린 마음으로 그것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기다리고 있어요.
차기작인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코트 스틸링(Caught Stealing)>이 북미에서 올여름에 개봉합니다. 영화에 대해 살짝 귀띔해준다면요?
오,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제가 이 작품을 하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어릴 적부터 지켜보고 사랑한 감독과 함께 현장에 있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더라고요. 마치 학교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뛰어난 사람을 보면서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미친 듯한 전개가 펼쳐지는 엄청난 작품이에요! 1990년대 뉴욕시가 배경이거든요. 제가 뉴욕 출신이기도 하죠. 정말 재밌는 영화라 여러분이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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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COLLIER SCHOR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