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닮아간다는 증거 3

최수

나는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아

미워하는 감정은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우리 안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평소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치죠. 닮고 싶지 않다면,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자주 생각할수록 뇌는 따라 한다

@uwakitadera

싫어하는 사람은 자주 떠오릅니다. 억울했던 상황, 불쾌했던 말, 민망했던 분위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죠. 이때 뇌는 단순히 그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합니다. 일종의 복기를 반복하는 것이죠.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인물에 대한 감정이 강할수록, 그 사람의 말투나 표정, 심지어 걷는 방식까지 우리 몸이 무의식적으로 흉내 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싫어한다는 이유로 자꾸 떠올리는 사이, 뇌는 ‘학습 중’인 셈이죠. 그리고 이 반복은 언젠가 나의 행동 패턴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억누른 욕구일수록 더 크게 보인다

@kyliejenner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의 이면에는, 숨기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이를 ‘투사’라고 하죠. 내 안의 억압된 욕구나 성향을 타인의 모습에 덧씌우는 심리적 방어기제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주장이 강한’ 타인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평소 자기표현을 못 해온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겉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 번쯤 자기주장을 시원하게 해보고 싶은 욕구가 숨어 있는 사람이죠. 자신이 외면해 온 감정이 타인을 통해 되살아날 때, 처음에는 큰 반발심과 불편함을 느끼지만, 반복적으로 반응하면서 나도 모르게 닮아가는 결과를 낳습니다.

생존하기 위해 따라 하게 된다

@kendalljenner

직장, 모임, 인간관계처럼 위계나 긴장감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그 안에서 영향력이 센 사람의 행동 패턴이 ‘기준’처럼 작용합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불쾌감을 줬든 아니든, 우리 뇌는 ‘이 환경에서는 저 방식이 통한다’는 신호를 받아들이죠. 그래서 싫어했던 상사의 말투를 나도 모르게 따라 하거나, 불편한 친구의 표현 방식을 어느새 내 말에도 담게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는 뇌가 위협을 줄이는 방식을 자동으로 학습하는 생존 전략의 일환입니다. 특히 긴장 상태에서 더 잘 작동하기 때문에, 반복될수록 습관처럼 굳어지기 쉽습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이 나도 모르는 새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일수록, 왜 그 감정이 강하게 반응하는지, 그 사람의 어떤 점이 자꾸 시선에 걸리는지를 한 번쯤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은 생각보다 쉽게 옮고, 행동은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니까요.

사진
각 Instagram, 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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